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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마이크로웍스 IPO, 구주매출 전략 '예의주시' 밸류에이션보다 공모구조가 관건…MNC솔루션 상장 결과 '바로미터'

양정우 기자공개 2024-09-19 15:16:21

[편집자주]

증권사 IB(investment banker)는 기업의 자금조달 파트너로 부채자본시장(DCM)과 주식자본시장(ECM)을 이끌어가고 있다. 더불어 인수합병(M&A)에 이르기까지 기업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의 해결사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워낙 비밀리에 딜들이 진행되기에 그들만의 리그로 치부되기도 한다. 더벨은 전문가 집단인 IB들의 주 관심사와 현안, 그리고 고민 등 그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전달해 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4년 09월 13일 07:0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마이크로웍스솔루션즈가 상장에 시동을 걸면서 구주매출 구조로 성공적 공모를 마친 딜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근 한국거래소에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한 MNC솔루션은 가장 비슷한 공모 구조로 상장에 나설 가능성이 높아 향후 IPO의 바로미터로 여겨진다.

근래 들어 구주매출 비중이 높은 IPO도 공모 시장에서 무난하게 소화되고 있다. 공모주 투자가 워낙 활황인 동시에 투자 기관의 엑시트가 당연한 수순이라는 인식이 보편화된 덕분이다. 사후 주가 관리를 위한 추가 회수 플랜을 구체적으로 제시하는 것도 이른바 '사모펀드 운용사(PE) 딜'에 붙은 부정적 시각을 없애는 데 한몫을 하고 있다.

◇성공적 IPO 관건은 공모 구조 무게…상장주관사 후보, 성공 전략 고심

13일 IB업계에 따르면 SK마이크로웍스솔루션즈는 상장주관사를 선정하고자 대형 증권사를 중심으로 주관사 제안서의 제출을 요청한 상태다. 최대주주는 사모펀드 운용사인 한앤컴퍼니다.

이 기업은 필름·소재 가공 비즈니스를 벌이면서 실적이 드라마틱하게 늘고 있다. 미래 캐시플로우 예상치만으로 조단위 몸값을 노리는 게 아니라 이미 폭발적 성장세(당기순이익 364억원→679억원)를 고수하고 있다. 이 때문에 향후 IPO 과정에서 최대 난제는 밸류에이션이 아니라 구주매출에 나설 수밖에 없는 공모 구조로 여겨진다.

구주매출은 상장 과정에서 기존 주주가 보유하고 있는 주식을 파는 방식을 뜻한다. IPO 공모 자금을 상장예비기업이 확보하는 게 아니라 주식을 매도하는 주주쪽에서 확보한다. 이들 최대주주나 재무적투자자(FI)는 펀드 비히클을 활용해 투자에 나선 만큼 만기와 수익자(LP)를 고려해 반드시 엑시트를 감행해야 한다. 증시에 오른 후 대규모 매도를 선택하면 주가가 급락할 수밖에 없기에 구주매출은 최적의 회수 루트로 통한다.

그러나 상장예비기업이 공모 자금을 확보하는 게 아닌 터라 보수적 시각에서는 미래 성장성을 확대할 투자 재원이 사라진 것으로 볼 수 있다. 만일 현금흐름이 안정 궤도에 오르지 않은 스타트업이라면 IPO시 구주매출의 비중이 높은 게 치명적 리스크로 부상한다.

이 때문에 상장을 주관하는 증권사 IB 파트에서는 구주매출이 수반돼야 하는 IPO를 PE 딜로 부르면서 업무 난이도가 높은 것으로 분류해왔다. 공모주 투자자를 보호해야 하는 거래소측에서도 구주매출이 과도하면 부담스러운 기색을 드러내왔다. 결국 SK마이크로웍스솔루션즈측에서는 이런 난관을 손쉽게 넘어설 수 있는 하우스를 IPO 파트너로 낙점할 가능성이 높다.

◇구주매출 50%도 성사, 여파 최소화 플랜 덕…MNC솔루션, 'PE 최대주주' 동일 여건

근래 들어 구주매출의 비중이 높은 IPO도 줄줄이 성사되고 있다. LS머트리얼즈, HD현대마린솔루션, 현대힘스 등이 대표적이다. 구주매출 비중을 40~50% 이상으로 설정했지만 모두 IPO 흥행에 성공했다.

이들 IPO의 공통점은 투자회수가 불가피한 PE 최대주주나 FI가 투자자의 오버행 공포감을 없애고자 시장 여파를 최소화할 플랜을 공식화한 점이다. 예를 들어 LS머트리얼즈의 경우 엑시트 충격이 가장 클 FI인 케이브이일호, 케이유투자, 케이유이호투자 등이 각각 지분을 3등분한 후 보호예수를 6개월, 9개월, 12개월로 나눠 거는 공을 들였다.
LS머트리얼즈 주요 FI의 엑시트 플랜.
오버행은 대규모 물량이 단번에 출회될 수도 있는 여건 자체가 공모주 투자자에 리스크로 다가온다. 이런 불안감을 없애고자 돌발 상황의 가능성을 최대한 낮추는 구조를 짜는 동시에 회수 주체가 적극적으로 의지를 표명해 우려감을 완화시키고 있는 셈이다. SK마이크로웍스솔루션즈 역시 주시할 수밖에 없는 성공 사례들이다.

최근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한 MNC솔루션은 PE가 지분 전량을 보유하고 있다. SK마이크로웍스솔루션즈와 동일한 여건이다. 구주매출 비중이 50%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보호예수 이외에 추가 조치가 있을 가능성이 높다. 현대힘스의 경우 상장 이후 경영권 안정성을 담보하고자 지분 분리매각 금지라는 확약서를 작성하기도 했다.

IPO 시장에서 구주매출에 대한 반감은 경감됐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역으로 보면 구주매출은 수급 측면에서는 오히려 안전장치로 볼 여지가 있다. PE 최대주주나 FI는 반드시 엑시트를 감행해야 하는데 이들 물량을 사전에 대규모로 처분하기 때문이다. 구주매출로 미리 소화된 주식만큼 증시 입성 후 호가창에 걸릴 매도 물량이 사라지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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