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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 풍향계]IPO 속도내는 케이뱅크, 덩달아 웃는 토스 주관사들연내 상장유력에 분위기 쇄신 가능성 평가…인터넷전문은행 시장성 가늠자

손현지 기자공개 2024-09-13 07:01:37

[편집자주]

증권사 IB(investment banker)는 기업의 자금조달 파트너로 부채자본시장(DCM)과 주식자본시장(ECM)을 이끌어가고 있다. 더불어 인수합병(M&A)에 이르기까지 기업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의 해결사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워낙 비밀리에 딜들이 진행되기에 그들만의 리그로 치부되기도 한다. 더벨은 전문가 집단인 IB들의 주 관심사와 현안, 그리고 고민 등 그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전달해 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4년 09월 12일 07:5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인터넷전문은행 1호' 케이뱅크가 기업공개(IPO)에 속도를 내고 있는 가운데 토스 앱을 운영하고 있는 비바리퍼블리카의 주관사인 미래에셋증권과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 등의 관심도 상당하다. 상장을 완주한다면 비바리퍼블리카 상장에도 청신호가 켜지는 셈이기 때문이다. 토스는 최근 창업자의 거액 대출 논란에 휘청인 만큼 시장에서의 긍정적인 시그널이 필요한 상황이다.

IPO 시장에서 인터넷 전문은행이 어느 정도의 밸류를 평가받고 있는지 가늠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증권사들은 올초 토스 주관경쟁에서 9조원에서 20조원에 달하는 천차만별의 기업가치를 제시하기도 했다. 지난 2021년 카카오뱅크 이후 인터넷전문은행들의 IPO가 전무했던 만큼 업계의 주목도가 높다.

◇뜸했던 인터넷은행 IPO…케이뱅크는 시장성 가늠자

11일 IB업계에 따르면 케이뱅크는 이번주 중으로 금융당국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지난달 말 거래소로부터 예심승인을 받고 IPO 절차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9일에는 공시를 통해 일반공모 방식으로 4100만주를 증자할 계획을 밝혔다. 이에 따르면 증자를 통해 신주와 구주를 5대 5 비율로 8200만주 공모할 것으로 관측된다. 희망 공모가밴드는 9500원에서 1만2000원선이다. 전체 공모 주식수에 대입해 산출한 공모 규모는 7790억~9840억원이다.

사실상 공모 예정 규모만 1조원에 달하는 셈이다. 상장 후 기업가치는 3조9586억~5조3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앞서 상반기에 상장을 마친 HD현대마린솔루션의 공모가 기준 시가총액이 3조7071억원, 공모액은 7422억원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올해 최대 IPO다. 상반기 가장 높은 몸값을 인정 받았던 HD현대마린솔루션의 경우 3조7071억원의 밸류를 평가받은 바 있다.

IB업계에서 주목하는 케이뱅크의 상장 관전 포인트는 '인터넷전문은행의 시장성'이다. 사실상 인터넷전문은행이 증시 문을 두드린 건 지난 2021년 8월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카카오뱅크 이후 3년 만이다. 카카오뱅크는 상장 당시 시총이 40조원에 달하다가 현재 9조원대로 내려 앉았을 정도로 고평가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케이뱅크도 현재 카카오뱅크 PBR(1.58)을 적용하면 예상 시총은 3조원에 불과하다. 이에 따라 비교기업으로 최대한 누뱅크, SBI, 라쿠텐 등 해외 기업을 추가하려고 노력 중인 것으로 알려진다.

IB업계 한 관계자는 "카카오뱅크가 밸류를 높게 받을 수 있었던 건 카카오 계열이기 때문"이라면서 "현재는 대주주 리스크가 커 예전 만큼의 밸류를 인정받기 어렵고 사실상 케이뱅크의 기업가치가 기준이 될 듯"이라고 말했다.

미래에셋증권과 한국투자증권도 주목하고 있다. 두 증권사는 토스 운영사인 비바리퍼블리카의 상장 주관을 맡고 있다. 이번 케이뱅크가 시장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밸류를 인정받지 못한다면, 두 증권사가 대표이사로 상장 주관을 맡은 비바리퍼블리카의 IPO 흥행 가능성도 장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토스 몸값 평가 '천차만별', 막판 밸류업 박차

실제로 지난 2월 토스 상장 주관경쟁에서 증권사들이 제시했던 기업가치는 천차만별이다. 관점에 따라 9조원에서 20조원에 이르는 만큼 시장 분위기에 따라 충분히 좌지우지될 수 있는 부분이다. 토스가 내년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는 만큼 바로 직전 순서인 케이뱅크의 IPO 완주, 흥행 여부가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게다가 최근 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 대표가 미국 가상자산거래소에서 비바리퍼블리카 주식을 담보로 불법적인 대출을 받았다는 루머가 확산되면서 반전이 필요한 상황이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작년 서울보증보험 IPO 때처럼 상장 변수가 되는 요인은 기업 자체적 문제 외에도 매크로 환경 등 다양하다"며 "유력한 피어그룹으로 여겨질 케이뱅크의 밸류 수준이 향후 토스 시총 산정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토스 주관사단이 예상하고 있는 몸값은 12조~13조원이다. 9조원에 달하는 카카오뱅크와 3조원 수준인 카카오페이를 합산한 밸류다. 실적도 긍정적이다. 토스의 작년 매출은 1조3000억원을 기록했고 토스증권의 실적 상승세도 가산하면 최대 15조원은 인정받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 대표는 10일 코리아 인베스트먼트 위크(KIW) 2024 행사에 참석해 "국민 30%가 토스를 이용하지만, 토스의 시장 점유율은 약 3%에 그친다"며 "앞으로 열 배에 이르는 성장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토스는 최근 밸류를 끌어올리기 위해 커머스, 광고 등 플랫폼 비즈니스 확대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계열사와 별개로 토스 코어는 송금과 결제, 대출 비교, 마이데이터 등의 사업을 운영 중이다. 단 주된 수익모델은 아니기에 토스뱅크의 지분법 손익, 증권, PG 등의 실적은 물론 ‘플랫폼’ 본연의 경쟁력을 끌어올려야 한다는 평가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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