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류업 지수 종목 분석]현대로템, 방산업계 유일 제외…주주환원 '옥에 티'PBR·ROE는 기준 통과…배당 지속하면 추후 포함될 가능성 있어
이호준 기자공개 2024-10-02 09:16:36
이 기사는 2024년 09월 30일 15:4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로템의 주가는 최근 2년간 185% 상승했다. 시장의 보는 눈과 이를 증명할 실적 지표도 달라지면서 PBR과 ROE 등 각종 시장 지표 역시 환골탈태한 상황이다.다만 현대로템이 주주들을 상대로 배당에 나선 건 올해가 2014년 이후 처음이다. 실적이 반등하고 배당 재원이 풍부해진 지는 오래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한국거래소는 이에 따라 주주환원이 아쉽다고 보고 현대로템을 밸류업 지수 리스트에서 제외했다.
◇PBR·ROE는 통과…주주환원이 '옥에 티'
한국거래소는 최근 현대로템을 코리아 밸류업 지수 구성종목에서 제외했다고 밝혔다. 밸류업 지수는 PBR과 ROE 등 밸류업 관련지표가 우수한 100개 기업의 시가총액을 가중적용해 각 산업군의 대표 종목을 고르게 선정하는 방식으로 구성된다.
국내 방산 4사 중에선 현대로템이 유일하게 빠졌다. 방위산업계는 밸류업 지수에서 산업재 업종으로 분류된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주가와 실적이 급등한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KAI, LIG넥스원이 산업재 20곳 중 세 자리를 차지했다.
현대로템도 안보 위기로 수혜를 입었다. 2022년 7월 폴란드와 K2 전차 1000대 수출 계약을 맺었다. 이후 1차 납품이 진행되며 매출은 2021년 2조8725억원에서 2023년 3조5873억원으로 증가했다. 2022년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매출 상승이 이뤄졌다.
주가 역시 2022년 7월 계약 체결 이후 급등하며 2024년 9월 말까지 185% 상승했다. 시장 관심이 지속되면서 현대로템의 PBR은 이 기간 2.14배에서 3.24배로 증가했다. ROE도 한 자릿수에서 두 자릿수로 확대돼 실제 재무 성과가 이를 뒷받침했다.
그럼에도 밸류업 지수 진입에 실패한 건 아쉬운 주주환원 때문으로 관측된다. 거래소는 기업가치 성장과 함께 주주환원을 균형 있게 고려해 지수를 구성했다. 구체적으로 최근 2년 연속으로 배당 또는 자사주 소각을 실시한 기업을 높게 평가했다.
현대로템은 올해 초 2023년 결산배당으로 주당 100원의 현금배당을 결정했지만 이는 무려 10년 만의 배당이다. 그마저도 시가배당률은 0.4%에 그쳤다. 코스피 평균인 2%대보다 낮았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도 1.4%, KAI는 1.0%, LIG넥스원은 1.43%였다.
◇이유 있는 무배당…밸류업 지수 '잠재 기업'
현대로템도 나름의 이유는 있다. 실적이 부진했던 기간이 길었기 때문이다. 이 회사는 2014년, 2015년, 2017년, 2018년, 2019년에 대규모 순손실을 낸 바 있다.
'주주환원'에 나설 여력이 생긴 게 비교적 최근이다. 배당 재원인 미처분 이익잉여금은 2014년 이후 꾸준히 감소, 2019년부터 2022년까지 마이너스(-) 영역에 머물렀다. 이후 업황 호조가 이어지면서 2023년 3분기 말 799억원으로 플러스(+) 전환됐다.
올해 상반기 말에는 1797억원까지 불어났다. 현금 보유량도 8544억원으로 반기 기준 역대 최대다. 배당을 계속 이어갈 수 있을 정도로 곳간이 넉넉해져 있는 셈이다.
시장은 배당을 올해처럼만 이어가면 현대로템이 밸류업 지수에 포함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긍정적인 수주 상황도 배당을 실시할 이유로 꼽힌다. 최근 현대로템은 미 매사추세츠주 교통공사의 2400억원 규모 보스턴 2층 객차 추가 공급 계약을 따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폴란드 정부와의 K2전차 2-1차 계약(820대 중 180대)이 올해 안에 실제 체결된다면 연말 수주잔고는 최대 9조원까지 상승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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