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국내 의존도, 해외확장 '관건'…'WES·시설투자' 승부수 희귀질환 글로벌 수요 증가 기대감, 유전체 데이터 및 현지 실험실 확보 총력
한태희 기자공개 2024-10-04 09:40:54
[편집자주]
IPO(기업공개)를 준비하는 바이오텍이 넘어야 할 관문은 기술성평가, 상장예비심사 뿐만이 아니다. 증권신고서를 통해 기업가치를 평가하고 공모가를 산정해 투자자들과 조율하는 과정도 거쳐야 한다. 얼마나 매력적인 회사인지 회사는 숫자로 입증해야 하고 투자자들은 정량적으로 평가해야 한다. 더벨은 바이오텍의 이 같은 상장 과정을 따라가며 성장전략과 위험요소를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10월 02일 14:4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유전체 시퀀싱 기술 발전과 함께 유전적 변이에 의해 발생하는 희귀질환의 글로벌 진단 수요도 늘어나고 있다. 관련 사업을 영위하는 쓰리빌리언은 상장 후 4년 내 영업흑자 전환과 50% 영업이익률 달성을 목표로 내걸고 있다.작년 기준 내수 매출 비중이 60%에 달하는 점이 고민이다. 주로 중남미에서 발생하는 해외 매출을 아시아, 북미까지 넓히는 게 주된 과제다. 공모자금을 활용해 WES(전장엑솜분석) 데이터를 확보하고 검사실 인증을 받은 현지 랩을 확보하는 작업에 집중할 계획이다.
◇공모가 하단 기준 142억 조달, 유전체 진단 연구개발 역량 강화
쓰리빌리언은 코스닥 상장을 통해 공모가 하단 기준 142억원의 자금을 조달한다. 공모자금을 활용해 해외 영업망 확장을 타진하고 있다. 목표 실적 달성을 위해 현지 시설과 그 기반이 되는 데이터 및 기술 측면에서 균일한 투자 계획을 세웠다.
전체 조달 자금 중 39.6%에 해당하는 금액을 사업 관련 연구개발 등 연구개발비에 투입한다. 올해 하반기부터 2026년까지 3년간 WES 데이터 1만2000건 확보를 위한 시약, 인건비, 데이터베이스 이용료로 57억원을 사용한다.
WES는 게놈에서 단백질을 코딩하는 엑솜 부분만을 시퀀싱하는 방식으로 희귀질환 진단에 필요한 핵심 역량으로 꼽힌다. 엑솜은 전체 유전체의 1%에 불과하지만 대부분의 희귀질환을 유발하는 유전적 변이가 발생하는 영역이다.
사업 운영을 위해 필요한 시약 사용에 2년간 44억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이를 활용해 WES 검사 2만1000건, WGS 검사 2000건을 진행한다. 검체 수령을 위한 운송비로도 9억원을 사용할 계획이다.
시약은 쓰리빌리언이 희귀 유전질환 진단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필요한 핵심 자재다. 유전체 분석 장비 업체 일루미나로부터 장비와 함께 구입해 희귀질환 진단을 위한 시퀀싱 장비 운영에 활용하고 있다.
◇4년 뒤 400억대 매출 목표, 북미 시장 공략 관건
쓰리빌리언의 작년 매출은 29억원으로 전년 대비 3배 이상 늘었지만 84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올해 반기 기준 매출은 22억원, 영업손실은 3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실적이 개선됐다. 그러나 4년 뒤 전망한 400억원대 매출 추정치와는 아직 괴리가 있다.
높은 국내 매출 의존도를 해외로 넓히는 게 필요하다. 작년 기준 내수 매출은 16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60%에 달했다. 그러나 올해 반기 기준 멕시코, 아르헨티나 등 중남미를 중심으로 매출을 늘리며 내수 의존도를 30% 수준까지 낮췄다.
공동연구 명목의 'Free-trial' 전략을 통해 활로를 열고 있다. 'Free-trial'은 초기에 의료진에 무료나 저가에 동사의 환자 진단 검사 서비스를 경험하도록 하는 침투 가격 전략이다. 경험 고객 육성을 통해 고객 기반을 확보하는 등 현지에서 호응을 얻고 있다.
하지만 작년 기준 북미 지역 매출이 약 300만원에 불과한 점은 과제다. 상장 후 조달한 자금을 통해 현지 시설 투자에 나서는 배경이다. 해외 시장 진출 및 매출 확대를 위한 미국의 해외 현지 실험실 구축을 위해 공모자금 중 25억원을 투입한다.
북미 시장은 많은 희귀질환 기업이 주목하는 글로벌 최대 진단 시장이다. 경쟁이 치열한 만큼 서비스 차별화뿐 아니라 진단 비용의 주체를 확보해야 한다. 현지에 검사실 인증을 받은 랩을 확보하고 보험사와 협약을 통해 서비스 접근성을 높일 예정이다.
소프트웨어 구독(SaaS형) 사업에도 기대를 건다. 인공지능(AI) 유전변이 병원성 판독 기술과 해당 기술을 활용한 유전변이 병원성 판독 결과를 웹 소프트웨어 형태로 개발했다. 올해 기준 매출은 3억원에 불과하지만 2028년까지 76억원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북미, 유럽 등 진단 인프라가 충분한 지역에서 수요를 기대하고 있다. 시퀀싱 장비를 갖춘 실험실이나 소프트웨어의 분석 결과를 판독할 훈련된 임상인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의료기관이나 연구소에서 소프트웨어를 활용해 자체적으로 환자 진단을 수행할 수 있다.
쓰리빌리언 관계자는 "원가율이 높은 편이 아니라 고정비를 커버하면 매출 대비 영업이익률이 늘어날 수 있다"면서 "상장 후 북미 시장 공략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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