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 자금조달 점검]은행도, 기업도 없이 홀로서기…롯데카드의 자금조달 고충⑤신용등급 나홀로 AA-, 레버리지 부담 속 신종자본증권 발행 전략
김보겸 기자공개 2024-10-08 12:44:28
[편집자주]
지리하게 이어 오던 고금리 시대에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올 하반기 들어 카드사들의 자금조달 부담이 소폭 낮아지는 모습이다. 카드사들은 위기에서 탈출하기 위해 회사채 비중은 줄여가며 다양한 조달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국내 7개 카드사의 조달 전략을 들여다 본다.
이 기사는 2024년 10월 04일 08:24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카드는 영업이익을 내는 데 있어 핸디캡을 안고 시작한다. 카드사는 수신 기능이 없기 때문에 주로 회사채를 찍어 자금을 조달해야 하는데 은행계 카드사 뒷배를 기대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롯데그룹에서 독립한 만큼 더 이상 기업의 지원도 없다. 새 주인이 사모펀드인 만큼 자금 지원을 기대하긴 어렵다. 돈을 잘 벌어도 매출원가에 해당하는 이자비용을 빼고 나면 남는 게 없다는 하소연이 나오는 이유다.이런 상황에서 믿을 건 신종자본증권이다. 카드채를 찍는 것보다 금리는 더 높지만 자본으로 인식되는 만큼 건전성을 챙길 수 있기 때문이다. 자금조달 방식을 다각화한다는 이점도 있다.
◇신용등급 낮고 조달금리 높아
롯데카드는 올 1분기 개인 신용판매 기준 시장점유율 9.68%로 업권 내에선 5위에 해당한다. 롯데쇼핑과 하이마트 등 롯데그룹 핵심 계열사의 충성도 높은 고객기반을 무기로 안정적인 사업기반을 갖고 있다. 2019년 최대주주가 사모펀드인 MBK파트너스로 바뀌었지만 롯데그룹이 여전히 20% 지분을 유지하면서 '롯데와의 끈'을 활용하고 있다.
다만 은행계에도, 기업계에도 속하지 않아 자금조달 부담은 크다. 롯데카드의 국내 3개 신용평가사 신용등급은 AA-로 BC카드를 제외한 7개 전업 카드사 중 가장 낮다. 올 상반기 롯데카드 평균 카드채 발행금리는 4.23%로 업계 평균(3.91%)을 훌쩍 넘는다. 가장 불리한 조건으로 자금을 조달한 셈이다.
이자비용도 늘면서 영업이익은 줄었다. 상반기 영업이익은 903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1419억원) 대비 급감했다. 같은 기간 이자비용이 2701억5303만원에서 3501억8485만원으로 29.6% 증가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영업자산을 늘리며 수익성을 추구하고 있지만 조달 여건이 악화하면서 자금조달 부담 직격탄을 맞은 모습이다. 올 6월 말 기준 영업자산은 전년 말보다 7.3% 늘어난 22조1035억원이다. 같은 기간 신용카드 산업의 전체 영업자산 규모도 16조8423억원에서 18조2007억원으로 8% 증가했다. 신용판매자산과 카드론, 할부금융자산이 증가하며 외형성장을 이끌었다. 특히 카드론 자산은 4조2954억원에서 5조919억원으로 19% 늘었다.
롯데카드는 가맹점 수수료율이 계속 낮아지면서 본업인 결제부문 수익성이 떨어지자 자구책을 마련해 왔다. 카드론과 할부금융, 기업대출 등 여신성 자산을 늘리는 식이다. 대출을 상환받지 못할 수 있다는 위험은 있지만 고수익을 올릴 수 있는 자산이다.
◇'자본 건전성 제고' 새 CFO 과제…자금조달 다각화로 생존 전략
롯데카드는 올해부터 김성식 경영관리본부장이 CFO를 맡고 있다. 취임하자마자 자본적정성 제고라는 과제를 안게 됐다. 총자본을 총자산으로 나눈 레버리지비율 측면에서 롯데카드는 카드사 중 가장 열위에 있다. 6월 말 기준 레버리지는 7.1배로 업계 평균 5.8배를 웃도는 수준이다.
롯데카드의 최대주주인 MBK파트너스 성향상 모회사 지원을 기대하기도 어렵다. 자금조달 부담과 자본 건전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롯데카드는 신종자본증권 발행에 나서고 있다. 신종자본증권은 자본과 부채의 중간 성격으로 카드채보다 금리 부담은 높지만 부채가 아닌 자본으로 인식된다.
롯데카드는 올 3월 말까지 4220억원 규모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했다. 이를 제외하면 레버리지는 금융당국 규제수준인 8.1배로 증가한다. 신종자본증권의 만기는 30년으로 2054년까지이지만 일반적으로 5년 내 콜옵션이 붙어 있다. 5년짜리 한시적 자본 성격이 큰 셈이다.
롯데카드는 6월 말 스텝업 예정이던 20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7월 같은 금액으로 차환 발행했다. 금리는 5.68%를 기록했다. 상반기 6%대에서 5%대로 하락한 것이다. 이로 인해 자본적정성이 추가로 개선될 전망이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우리은행 '역대 최대' 순익 이끈 조병규 행장 용퇴
- [i-point]위세아이텍, BCI 기반 디지털 의료기술 연구과제 수주
- [i-point]한컴, 다문화 아동 청소년 대상 한국어·SW 교육
- [해외법인 재무분석]LG엔솔 인니 현대차 JV 연결회사 편입, 기대효과는
- [한미 오너가 분쟁]임종훈 지분 산 라데팡스, 형제 주식 추가 매입도 염두
- [한미 오너가 분쟁]지분격차 '21%p'…곧바로 나타난 '라데팡스 효과'
- [우리은행 차기 리더는]리더십 교체 결정, 기업금융 '방향타 조정' 차원
- [금통위 POLL]연내 추가 기준금리 인하 없다…대외 불확실성 확대
- [삼성금융네트웍스는 지금]생명·화재, 삼성금융 '고래' 만든 주역
- [신학기 체제 수협은행]재점화된 'Sh금융지주' 설립
김보겸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한국캐피탈 밸류업 점검]'3:3:3' 황금비율 포트폴리오…미래 성장동력 확보
- [여전사경영분석]한국캐피탈, 업황 악화에도 순이익 경신…빛 본 다각화 효과
- [삼성금융네트웍스는 지금]출범 2년여…은행 없이도 저력 과시
- [2024 이사회 평가]DN오토모티브, 자산 급증했지만 이사회는 ‘제자리’
- [2024 이사회 평가]한세실업, 높은 참여율 빛났지만…활동 평가툴은 미진
- [금융감독원 인사 풍향계]조용히 진행된 부원장보 퇴임식…이복현식 성과주의 계속
- [한국캐피탈 밸류업 점검]이익창출력 탄탄하지만…3배도 벅찬 PER
- BC카드, 충당금 줄이며 실적 선방…케이뱅크 이슈는 여전
- 미국 DOGE와 한국의 관치금융
- [JB우리캐피탈은 지금]5위의 반란…중고차금융 '투톱' 깨고 왕좌 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