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파이낸스 2024]신한금융, 베트남 이어 카자흐 '잭팟'…글로벌 성공 DNA 입증올해 호치민 신사옥 입주, 현지 '외국계 1위' 공고한 위상…중앙아 새 성장 동력 자리매김
최필우 기자공개 2024-10-10 12:54:02
[편집자주]
국내 금융회사의 해외 사업 전략은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단순한 본점 지원의 성격에서 벗어나 현지화에 집중하는 단계를 거쳐 IB 부문까지 영토를 확장했다. 신흥시장과 선진시장을 가리지 않고 '기회의 땅'을 찾아나서고 있다. 은행에 치우쳤다는 한계 역시 조금씩 극복해나가고 있다. 국내 금융회사의 해외 전략이 어떤 식으로 진화하고 있는지 더벨이 우리 금융회사들의 해외 사업을 집중 조명한다.
이 기사는 2024년 10월 08일 07:1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한금융은 올해 명실상부 한국계 글로벌 리딩그룹으로 입지를 다졌다. 글로벌 부문에서 상반기에만 4103억원의 순이익을 올리며 '글로벌 1조' 시대가 머지 않았음을 예고했다. 국내에서 치열한 리딩금융 경쟁을 벌이고 있으나 글로벌 비즈니스에서 만큼은 적수가 없다는 평가를 받는다.외형 뿐만 아니라 내용 측면에서도 새 이정표를 세웠다. 지난해 베트남 진출 30주년을 맞이한 데 이어 올해는 베트남 호치민 신사옥을 완공하고 입주까지 마쳤다. 한국계 금융사가 해외에 그룹 사옥을 설립하고 동반 입주하는 건 전례가 없는 일이다. 이번 입주로 베트남 현지 외국계 1위 금융그룹으로 위상이 공고해졌다.
제2, 제3의 베트남 성공 신화를 만들기 위한 준비도 순탄하게 진행되고 있다. 오랜 기간 공을 들인 신한은행 카자흐스탄 법인이 베트남, 일본 법인에 이은 3위 규모로 순이익을 키우면서 글로벌그룹 전반적으로 사기가 높아졌다. 신한금융은 동남아시아와 함께 중앙아시아 등 신흥 시장을 공략해 성장세를 이어간다.
◇신한은행 베트남법인, 연일 최대 순익 경신
신한금융은 지난 8월 15일 베트남 호치민에서 한국 금융사 글로벌 비즈니스에 있어 기념비적인 이정표를 세웠다. 베트남 경제 중심지 투티엠에 신사옥을 건립하고 신한은행, 신한라이프, 신한투자증권, 신한DS 등의 그룹 현지 법인이 동반 입주했다. 신한금융 글로벌 비즈니스 전진 기지 성격이 짙었던 베트남 법인은 국내 본점에 준하는 핵심 거점으로 진화했다.
현지 신사옥 건립 주역은 신한은행이다. 신한은행 베트남 법인은 그룹 내 다른 계열사나 은행 해외법인은 물론 한국계 금융사가 나아가야 할 길을 보여주고 있다. 신한금융이 올 상반기 글로벌 순이익 4108억원을 올렸는데 이중 1413억원을 신한베트남은행이 책임졌다. 베트남 외국계 1위 은행으로 발돋움하면서 계열사들이 더 적극적으로 현지 비즈니스에 힘을 쏟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했다.
신한베트남은행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았다. 한국-베트남 수교 이듬해인 1993년 현지 사무소를 설립했고 2009년 법인으로 전환했다. 이후 2011년 신한비나은행, 2017년 ANZ은행 리테일 부문 인수로 몸집을 불려 외국계 은행 중 가장 큰 규모가 됐다. 신한금융의 글로벌 성공 전략은 기회가 있는 시장에 과감하게 발을 내딛고 끈기 있게 도약 기회를 노리는 신한베트남은행으로 표상된다.
신한금융의 글로벌 야망에 있어 신한베트남은행의 역할은 중요하다. 신한금융은 글로벌 부문에서만 연간 순이익 1조원을 올리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상반기 순이익이 5000억원을 웃도는 수준까지 높아져야 달성 가능한 목표다. 매년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신한베트남은행이 핵심 전력이다. 신한베트남은행은 지난해 상반기 1260억원의 순이익을 냈고 올 상반기에는 전년 동기 대비 12% 성장했다.
신한베트남은행의 선전은 행내 다른 해외 법인에 대한 기대치를 높이며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 신한베트남은행과 함께 신한은행 글로벌 비즈니스 간판이라 할 수 있는 SBJ은행은 올 상반기 순이익 715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612억원에 비해 103억원(17%) 증가한 금액이다. 일본 금융권이 외국계 은행에 불리한 구조이고 경제가 침체돼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탁월한 성과다.
◇반대 무릅쓰고 지킨 카자흐법인, 순익 3위 법인 도약
올해 신한베트남은행, SBJ은행과 함께 가장 주목받은 곳은 신한카자흐스탄은행이다. 신한카자흐스탄은행은 2008년 설립돼 10년 넘도록 수익성을 갖추지 못한 미운오리였으나 지난해 백조로 탈바꿈했다. 지난해 순이익 687억원을 올린 데 이어 올 상반기에만 482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에 비해 2배 이상 늘어난 금액이다. 신한은행 해외 법인 중에서는 3위에 해당하는 순이익이다.
신한카자흐스탄은행의 성공은 신한금융의 글로벌 DNA를 입증한 사례라 더 값지다. 카자흐스탄에 진출한 직후 글로벌 금융위기가 번지면서 현지 진출은 시작부터 무산될 위기였다. 이후에도 현지 사정이 좀처럼 나아지지 않아 내부에서도 법인을 철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서승현 신한은행 글로벌사업그룹장, 우상현 런던지점장 겸 EMEA지역총괄은 카자흐스탄법인의 가능성을 보고 법인을 유지했고 지난해 꽃을 피웠다.
다른 은행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인도네시아와 캄보디아 지역에서도 지난해에 비해 나은 성과를 내고 있다. 신한인도네시아은행과 신한캄보디아은행은 올 상반기 순이익 122억원, 85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와 비교해 102억원, 34억원 규모로 순이익을 늘리며 신한금융 글로벌 부문 약진에 일조했다.
신한은행 글로벌사업그룹 관계자는 "전통적으로 강세였던 신한베트남은행의 발전이 지속되고 있는 것은 물론 신한카자흐스탄은행 같이 새로 도약하는 법인도 속속 나타나고 있다"며 "글로벌 사업 포트폴리오가 다변화되고 있는 만큼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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