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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이사회 평가]'돈 버는 바이오' 셀트리온, 부채관리 '합격점'[경영성과]⑧KRX300 평균 하회, 바이오 특수성 고려 시 양호한 성과

최은수 기자공개 2024-10-18 08:18:03

[편집자주]

기업 지배구조의 핵심인 이사회. 회사의 주인인 주주들의 대행자 역할을 맡은 등기이사들의 모임이자 기업의 주요 의사를 결정하는 합의기구다. 이곳은 경영실적 향상과 기업 및 주주가치를 제고하고 준법과 윤리를 준수하는 의무를 가졌다. 따라서 그들이 제대로 된 구성을 갖췄는지, 이사를 투명하게 뽑는지, 운영은 제대로 하는지 등을 평가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국내에선 이사회 활동을 제3자 등에게 평가 받고 공개하며 투명성을 제고하는 기업문화가 아직 정착되지 않았다. 이에 THE CFO는 대형 법무법인과 지배구조 전문가들의 고견을 받아 독자적인 평가 툴을 만들고 국내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평가를 시행해 봤다.

이 기사는 2024년 10월 11일 11:08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셀트리온의 2023년 화두는 실적이나 질적 성장이 아닌 '합병'이었다. 작년 초 경영 일선에 복귀한 오너가 직접 나서 대통합이란 현안을 집도했다. 셀트리온의 경영성과가 KRX 300 평균치에 미치지 못한 주된 이유다.

그러나 애초에 '바이오기업이 돈을 번다'는 전제 자체가 충족하기 어려운 점을 고려하면 다소 미흡한 경영성과를 흠결로 보긴 어렵다. 반대로 통상 바이오기업의 발목을 잡는 재무건전성에서 탁월한 관리능력을 보였다.

◇11개 문항 중 5개가 1점… 합병 후 대폭 강화된 주주환원정책

THE CFO는 자체 평가 툴을 제작해 '2024 이사회 평가'를 실시했다. 지난 5월에 나온 기업지배구조보고서와 2023년 사업보고서 등을 기준으로 삼아 총 6개 공통지표(△구성 △참여도 △견제기능△정보접근성 △평가 개선 프로세스 △경영성과)를 꾸렸다. 이에 맞춰 셀트리온의 이사회를 종합적으로 평가한 결과, 255점 만점에 157점이 나왔다.


'경영성과'는 매출성장률과 영업이익성장률, 자기자본순이익률(ROE) 등과 같은 경영지표와 주가순자산비율(PBR), 총주주수익률(TSR) 등 투자지표, 부채비율과 이자보상배율 등 건전성 지표를 망라한다. 셀트리온은 이 항목에서 55점 만점에 29점, 평점기준 5점 만점에 2.6점이 나왔다.

다른 5개 항목(구성·참여도·견제기능·정보접근성·평가개선프로세스)과 대조하면 두 번째로 낮은 점수다. 가장 취약했던 평가개선 프로세스가 2.1점이었고 최고점을 받은 구성과 참여도(각 3.9점)와는 1점 이상 차이가 났다.

셀트리온이 투자지표에서 낮은 점수를 받은 항목은 △배당수익률 △TSR이다. 경영성과 지표에선 △매출성장률 △자기자본이익률, 재무건전성 지표에선 △순차입금/EBITDA였다.

원인은 이름값 대비 다소 가벼웠던 체급에 있다. 셀트리온은 합병 직후인 작년 말 시가총액은 약 38조원으로 코스피 기업 7위였다. 합병 전으로 살펴봐도 코스피 10위권 안에 들었다. 그러나 현금창출력을 가늠하는 상각전영업이익(EBITDA) 추이로 보면 합병 전이든, 후든 100위권에 자리했다.

다만 비슷한 시가총액의 기업보다 EBITDA 등 수익성이 낮다는 점보다 바이오기업이 수익을 낸다는 점에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 셀트리온의 맞수로 꼽히는 삼성바이오로직스를 제외하곤 셀트리온의 수익성에 비견할 바이오기업 자체가 없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역시 신약개발보다 수주 산업과 유사한 의약품위탁생산(CDMO)에 역량이 쏠려 있다.

◇주주환원책 양호하지만 일부 착시…레버리지 여력 '만점'

셀트리온은 배당과 자기주식 매입 및 소각 두 가지를 주주환원정책으로 폈다. 다만 이 구조로 인해 상대적으로 배당수익률과 TSR에서 낮은 배점을 받게 됐다. 셀트리온은 주주환원책을 배당과 자기주식 두 가지로 펼쳐 왔는데 그간 무게를 자기주식에 좀 더 실었다. 2023년까지 1조2500억원어치를 매입했고 올해 또다시 2250억원을 들여 자기주식을 사들였다.

매입 규모만 놓고보면 국내 상장사를 통틀어도 최상위권에 해당한다. 그러나 작년 통합 절차를 마무리한 이후에야 단순히 자기주식을 보유하는 수준을 너머 대규모 소각을 진행했다. 이 효과는 앞선 이사회 평가 지표에 반영되지 않았다. 세부적으로 셀트리온은 통합법인 출범 직후인 올해 1월 230만9318주 약 4955억원 규모의 자기주식을 소각했다.

셀트리온이 양호한 점수를 받은 영역은 재무건전성 영역이었다. 2023년 말 부채비율은 16.3%, 이자보상배율은 67.4배를 기록하며 지표상 최고점을 받았다. 이는 셀트리온은 레버리지 영역에선 상당히 보수적인 기조를 보이며 관리해온 덕분이다.

셀트리온이 상장 후 국내선 전환사채(CB)나 신주인수권부사채(BW) 등 메자닌을 단 한번도 발행하지 않았다. 해외 사례로 볼 땐 2013년과 2015년 각각 CB와 EB를 발행했다가 2016년 중 상환 및 전환을 마쳤다. 채권 발행이력도 없다. 주가가 좋을 때 활용하는 에쿼티 기반 조달도 드물다. 2008년 오알켐과 합병할 때와 2018년 상장할 때 유상증자를 진행한 정도 뿐이다.

다만 통합법인을 출범한 이후부턴 적극적인 레버리지 전략을 보일 전망이다. 특히 타인자본과 자기자본 두 가지 성격을 띠는 메자닌 발행 한도를 대폭 늘리면서 이를 활용할 여지가 보인다. 각 메자닌(CB·BW·EB) 한도를 총 1조5000억원에서 3조원으로 늘리는 과정에서 기존 발행액으로 인한 한도 차감을 방지하기 위한 경과 규정도 신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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