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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풍-고려아연 경영권 분쟁]고려아연, '자사주 제3자 매각' 안 된다…그 근거는금감원 가이드라인 기준 내년 4월께 매각 가능, MBK연합 임시주총보다 늦어

임효정 기자공개 2024-10-17 07:58:56

이 기사는 2024년 10월 16일 13:5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의 자사주 2.4%를 활용하는 시나리오가 경영권 분쟁의 주요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공개매수에 앞서 취득한 자사주의 경우 소각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에서 최 회장 측이 제3자에게 자사주를 매각해 우호 지분을 확보하는 것 아니냔 시각이 제기된다.

문제는 자사주 처분이 가능한 시점이다. 금융감독원 가이드라인 상 마지막 이사회 결의 시점 이후 6개월이 지나야 자사주 처분이 가능하다. 결국 당장 고려아연이 이사회 결의를 한다고 해도 내년 4월께 처분이 가능한 상황이다. MBK파트너스와 영풍은 늦어도 내년 초 임시 주주총회를 통해 이사회 구성을 변화시킬 계획인 만큼 이에 대한 방어가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MBK연합이 5.34%의 지분을 추가로 확보하면서 경영권 싸움에서 유리한 위치를 점한 가운데 최 회장 측이 자사주를 활용해 방어하는 것 아니냔 시각이 제기된다.

최 회장 측은 자사주 공개매수에 나서면서 취득한 물량을 모두 소각할 것이란 입장을 공시를 통해 분명히 했다. 이 때문에 이번 공개매수에 최대 물량이 들어오더라도 베인캐피탈 지분을 뺀 17.5%는 소각하게 된다.

시장에서 눈여겨보는 건 고려아연 측이 공개매수에 앞서 취득한 자사주다. 고려아연은 현재 약 49만주, 지분율로는 2.4%가량의 자사주를 보유 중이다. 당시 자사주 신탁계약 체결 결정을 공시하며 계약 목적에 '소각 등을 포함한 주주가치 제고'라고 명시했다. 이 때문에 자사주를 소각하지 않고 제 3자에 매각해도 무방한 상황이다. 제 3자에게 매각할 경우 의결권이 부활하게 된다는 점에서 경영권을 방어할 수 있는 시나리오로 제기된다.

다만 매각은 자사주 취득 후 6개월 이후에 가능하다. 올해 5월과 8월에 나눠 취득했다는 점에서 이르면 내달, 늦어도 2월에는 매각할 수 있다고 인식할 수 있다. 하지만 금융감독원의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자사주를 처분하기 위해서는 마지막 이사회 결의 이후 6개월이 지나야 한다. 관련해 복수의 이사회 결의가 있었다면 마지막 시점을 기준으로 6개월 후에 처분할 수 있다는 의미다.

고려아연이 자사주와 관련해 마지막 이사회를 결의한 시점은 이달 초다. 이 때문에 자사주를 제 3자에 매각할 수 있는 시점 역시 밀리게 되는 구조다. 내년 4월께 자사주 처분이 가능하다는 의미다.

여기에 또 다른 걸림돌이 있다. 내년 4월께 자사주를 처분하는 과정에서도 불확실성이 커졌다는 점이다. MBK연합은 내년 초 임시주주총회를 열어 이사회를 재구성할 계획이다.
이 시점에서 이사회의 구성원이 변경된다면 최 회장 측이 자사주 매각을 통해 경영권을 유지하려는 계획은 차질을 빚을 수 있다. 임시주총 이후에는 현재 이사회가 아닌 새로운 이사회가 자사주 처분 여부를 결정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 최 회장 측에게는 큰 변수로 작용할 것이란 관측이다.

현재 자사주를 매입할 만한 제3자인 전략적 투자자(SI)나 재무적 투자자(FI)가 실제로 나타날지에 대한 의문도 여전히 남아 있다. 경영권 분쟁의 한가운데에서 자사주를 인수해 리스크를 떠안으려는 투자자가 나올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의견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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