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시플로 모니터]'호황' 올라탄 효성중공업, 첨단소재 빈자리 채울까전력 시장 슈퍼사이클에 현금창출력 개선, 배당 시작
김위수 기자공개 2024-10-21 11:08:15
[편집자주]
기업의 안정성을 보는 잣대 중 가장 중요한 것 하나는 '현금'이다. 현금창출능력이 뛰어나고 현금흐름이 양호한 기업은 우량기업의 보증수표다. 더벨은 현금이란 키워드로 기업의 재무상황을 되짚어보는 코너를 마련했다.
이 기사는 2024년 10월 17일 15시11분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근 효성그룹 계열사 중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곳은 단연 효성중공업이다. 인공지능(AI)·반도체 산업이 성장하며 전력 수요가 늘어나며 관련 시장이 '슈퍼사이클' 구간에 진입했다. 변압기 등 전력기기 사업을 주력으로 하는 효성중공업 역시 이런 시장 분위기에 올라타 호실적을 내고 있다.올 상반기 실적 개선세가 이어졌음에도 잉여현금흐름(FCF)은 창출되지 않았다. 시장 흐름에 맞춰 증설은 진행하며 자본적지출(CAPEX)이 늘었고, 처음으로 배당을 실시하며 지출 규모가 커진 탓이다. 당분간 호황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전반적인 현금흐름은 개선될 가능성이 크다.
◇버는 돈 많아지니 쓸 곳 많아졌다
효성중공업의 올 상반기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1544억원으로 나타났다. 상반기 기준 효성중공업이 거둔 EBITDA 중 가장 많은 금액이다. 최대 실적을 기록한 지난해의 경우 상반기 EBITDA가 1423억원이었다. 직전해인 2022년 상반기 효성중공업의 EBITDA는 774억원으로 호황이 시작된 2023년 대비 절반에 불과했다.
2년새 일어난 급작스런 효성중공업의 실적 개선에 현금 지출에 변화가 생겼다. 올 상반기 EBITDA가 지난해보다 늘었음에도 납부해야 할 이자·법인세 등의 규모가 커지며 총영업활동현금흐름(OCF)은 643억원으로 전년 대비 40% 줄어들었다. 이는 전력 기기 산업의 슈퍼사이클이 시작되기 전인 2022년보다 적은 금액이다.
매출 증대에 따라 운전자본 투자 규모가 커졌고, 높아진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생산설비 증설에 투자를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효성중공업은 올 상반기 CAPEX로 348억원을 집행했는데 이는 지난해 상반기보다 107% 증가한 수치다. 지난 6월 초고압변압기 생산능력을 1.4배 확대하기 위해 1000억원을 투입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만큼 당분간 CAPEX 지출이 강세를 보일 가능성이 크다.
여기에 더해 효성중공업은 설립 이후 처음으로 올해 배당금을 지급했다. 총배당금 지급액은 233억원으로 지난해 당기순이익(연결)의 20% 수준이다.
이처럼 지출이 증가한 영향으로 사업활동을 통한 잉여현금흐름(FCF)은 만들어내지 못했다. 올 상반기 효성중공업의 FCF는 마이너스(-) 1088억원, 현금이 오히려 새 나갔다는 뜻이다.
◇첨단소재 빈자리 메꿀까
효성중공업이 주주들에게 배당금을 지급하는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2018년 출범 이후 줄곧 상법상 배당가능이익이 없었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상법 제462조에 따르면 기업은 순자산액(자본총계)에서 자본금과 자본준비금, 이익준비금 등을 제외한 금액 내에서 배당할 수 있다. 배당 여력을 가늠하기 위해서는 미처분 이익잉여금을 참고할 수 있다.
출범 당해인 2018년 말 효성중공업의 별도 기준 미처분 이익잉여금은 150억원에 불과했다. 2022년이 돼서야 미처분 이익잉여금 규모가 1000억원을 넘어섰다.

이익잉여금이 '배당가능 수준'으로 올라선 것은 지난해로 보인다. 지난해 효성중공업의 순이익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며 처분 이익잉여금으로 총 2449억원으로 전년 대비 크게 늘었다. 효성중공업이 올초 처음으로 주당 2500원의 배당을 집행한 배경이다. 실제 효성중공업 측은 "2018년 6월 분할 이후 2022년까지 배당가능이익이 없어 배당을 실시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효성중공업이 효성그룹의 새로운 캐시카우로 떠오를지 주목된다. 조현상 HS효성그룹 부회장의 독립으로 효성그룹 주요 계열사였던 효성첨단소재(현 HS효성첨단소재)가 HS효성그룹으로 적을 옮겼다. HS효성첨단소재는 매년 수백억원의 배당을 집행, ㈜효성 등에 배당금을 올려왔다. HS효성첨단소재의 자회사 탈퇴에 ㈜효성으로 향하는 배당금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효성중공업이 HS효성첨단소재의 빈 자리를 채울 수 있을지 주목된다. 단 지난해 말 효성중공업은 미처분 이익잉여금 중 이익준비금으로 23억원, 배당 지급액으로 233억원, 시설 적립금으로 2150억원을 처분하겠다고 밝혔다. 이월되는 미처분 이익잉여금은 단 43억원이다.

올해 실적에 대한 자신감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효성중공업의 올 상반기 순이익은 이미 45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규모가 22% 확대됐다. 업계 및 시장에서는 하반기 효성중공업의 실적은 더 좋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하반기에는 미국 공장의 가동률이 정상화되고 유럽 전력기기 업황이 개선되며 중공업부문의 수익성이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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