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E&S 합병 '승부수']석화·배터리 부진 속 기대주 부상한 SK엔무브SK이노, 11월 합병법인 출범 앞두고 지분확대…"전기화 트렌드 대비 한 축"
정명섭 기자공개 2024-10-21 11:07:19
이 기사는 2024년 10월 18일 15시24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그룹의 정유·석유화학 계열 중간지주사인 SK이노베이션은 9개의 주요 자회사를 산하에 두고 있다. 포트폴리오별 매출 비중을 보면 석유 69%(2024년 상반기 말 기준), 화학 14%, 윤활유 6%, 배터리 9%, 석유개발 등 기타 2%다.그중에서도 기대주를 꼽으라면 단연 윤활유다. 가장 매출 비중이 큰 정유와 석유화학 사업은 글로벌 탈탄소 기조와 지정학적 리스크, 중국 경쟁사의 설비 신·증설 등으로 성장 측면에선 한계가 명확하다. 반면 윤활유 부문은 전기차용 윤활유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용 액침 냉각 제품 수요가 중장기적으로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 15일 SK엔무브의 2대 주주 에코솔루션홀딩스로부터 지분 10%를 되사온 건 SK엔무브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움직임으로 분석된다. 인수 주식 수는 400만주로 1427억원 규모다. SK이노베이션의 SK엔무브 지분은 60%에서 70%로 올랐다.
에코솔루션홀딩스는 IMM프라이빗에쿼티(PE)가 SK엔무브 투자를 위해 세운 특수목적법인(SPC)이다. SK이노베이션은 2021년 4월 SK엔무브 주식 40%를 IMM PE에 매각할 당시 지분 10%를 다시 사올 수 있는 콜옵션 조항을 걸었다.
SK이노베이션은 오는 11월 1일 통합법인 출범을 앞둔 지금이 콜옵션 행사 적기라고 판단해 지분을 인수한 것으로 분석된다. SK이노베이션이 주목한 미래 에너지 시장은 '2차 에너지'로 불리는 전기다. 전력량은 2022년 말 미국 오픈AI가 생성형 AI '챗GPT'를 처음 선보인 이후 해마다 증가할 것으로 전망돼서다.

SK이노베이션은 SK E&S와 양사의 기술과 제품, 서비스를 묶은 에너지솔루션을 준비하고 있다. 각 사가 보유한 에너지저장장치(ESS), 액침 냉각 제품, 전력 운영 서비스 기술 등을 묶어 데이터센터 운영사나 전력 사업자, 완성차업체 등에 제공하는 식이다.
액침 냉각은 전기가 통하지 않는 특수 냉각 플루이드(기체와 액체의 중간물질)를 활용해 데이터센터 서버를 식히는 방식이다. SK엔무브는 올해 하반기 데이터센터용 액침 냉각 제품 상용화를 앞두고 있다. 지난해 SK텔레콤 데이터센터에 액침 냉각 제품을 시범 적용해 기술 검증을 하기도 했다.
SK엔무브는 2022년에 미국 수조형 액침 냉각 솔루션 기업 GRC에 지분 투자하고 작년에는 미국 PC 제조사 델 테크놀로지스와 액침 냉각 기술 상용화를 위한 MOU를 체결하는 등 관련 시장 선점을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SK그룹 관계자는 "SK엔무브는 SK이노베이션이 준비하는 전기화 관련 에너지솔루션에 한 축을 담당할 계열사"라고 말했다.
전기차 윤활유 시장이 커지고 있는 점도 SK엔무브에겐 기회다. 일반 차량 윤활유 시장은 국내외 자동차 산업과 함께 성장해왔으나 현재 포화상태에 이르렀다. 해마다 약간의 실적 변동성은 있지만 그 폭이 크지는 않다. 반대로 보면 폭발적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있는 사업이 아니라는 얘기다.
국내 윤활유 시장의 주요 업체는 SK엔무브와 GS칼텍스, 에쓰오일 등이다. 중소업체까지 포함하면 약 200여개의 업체가 경쟁하고 있다. 시장 점유율에 관한 외부기관 공식자료가 없을 정도다. 업계 추산으로 SK엔무브 등 정유 계열사들이 시장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전기차의 성장 등으로 고급 윤활유 시장은 성장하는 추세다. 특히 차량 연비, 환경 규제 수준이 높은 유럽연합(EU)과 북미(미국·캐나다), 일본을 중심으로 수요가 커지고 있다는 게 석유화학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설명이다.
당장 실적 면에서도 SK엔무브만 돋보인다. SK이노베이션은 올 3분기에 윤활유 사업에서만 유일하게 이익을 거둘 것으로 증권가는 전망한다. 정유사업은 국제유가 하락으로 인한 정제마진 약세, 화학사업은 방향족 제품(파라자일렌 등) 수요 둔화로 스프레드가 축소돼 전분기 대비 각각 적자로 전환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기차 배터리를 생산하는 SK온도 단기간 내에 흑자전환이 요원한 상황이다.
SK엔무브는 매분기 1500억~2000억원씩 이익을 내고 있다. 올 초에 배터리 사업을 살리기 위해 SK엔무브-SK온 합병설이 나돈 건 SK엔무브의 안정적인 현금창출력 때문이었다. SK그룹은 실제로 이 안을 검토했으나 SK엔무브 재무적 투자자(FI)의 반대로 무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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