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시큐리티 컴퍼니 리포트]적극적 M&A 아이디스홀딩스, 무차입경영 변화 감지③지난해 첫 1000억대 단기차입금, 차입금의존도 상승세

최현서 기자공개 2024-10-29 10:09:13

[편집자주]

해킹의 고도화로 개인정보를 비롯해 기업, 정부의 기밀 유출 위협이 커진 시절이다. 특히 이들 정보는 개인뿐 아니라 우리 경제, 안보와 직결된다. 사이버보안에 대한 관심도 덩달아 커지고 있다. 다만 국내 보안시장의 성장은 여전히 더디다. 과거 벤처 열풍을 타고 탄생한 보안기업 경우 실적이 주춤하거나 주가가 저평가된 곳들이 대부분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저마다의 기술력 강화뿐만 아니라 신사업에도 적극 나서는 모양새다. 국내 주요 보안기업들의 현실과 미래를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10월 28일 07:5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김영달 아이디스홀딩스 대표의 기본적인 경영 철학은 '무차입'이다. 아이디스를 세울 때부터 갖고 있던 지론이었다. 투자금을 받으면 개발 과정에서 자율성이 떨어질 것이라고 생각했다. 기초 체력이 떨어지는 벤처기업 특성상 외부 환경으로 인해 사업이 흔들리면 부채는 큰 리스크로 작용할 것으로 봤다.

한때 부채비율 '제로'를 유지했지만 김 대표의 무차입 경영 기조는 지주사 전환 이후로 변화하고 있다. 인수·합병(M&A)을 통해 규모를 확장하는 전략을 취했기 때문이다. 부채비율은 아직 건전한 수준이지만 조금씩 상승하는 추세를 보인다. 지난해에는 단기차입금 규모가 처음으로 1000억원 선을 넘기기도 했다.

◇외부 자금 수혈 꺼린 배경 '경영 자율성'

김 대표는 1997년 아이디스를 세울 때부터 외부 자본이 들어오는 것을 꺼려했다. 투자금을 준 외부로 인해 경영 방향이 틀어지는 것을 우려했다. 1년 뒤에 첫 제품을 내놓긴 했지만 성공 가능성을 100% 자신하지 않았던 신중함도 한 몫 했다.

대신 기술력을 믿었다. 하이엔드 시장을 목표로 기술을 개발하다보면 차입 없이도 성장할 수 있겠다고 판단했다는 후문이다.

실제로 아이디스의 부채 비율은 매우 낮았다. 사업 초창기였던 1998년 자산총계가 낮은 이유 때문에 부채 비율은 115.9%였지만 이듬해 그 비율을 16.8%로 확 낮췄다. 2000년에는 한자리수대까지 낮췄으며 2004년부터 2006년 부채 비율은 0%대에 이를 정도였다.

하지만 인적분할을 거쳐 지주회사 체제를 갖춘 이후인 2013년부터 기조의 변화가 감지됐다. 그해부터 지주회사인 아이디스홀딩스는 '부채비율 100% 이하 유지'를 자본 관리 전략으로 내세우고 사업보고서 등에 표기하고 있다.

통상적으로 제조업체가 100% 이하의 부채비율을 유지하고 있으면 안정적이라고 평가 받는다. 김 대표는 2000년대 초까지 무차입 경영 원칙을 엄격하게 지키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사업보고서에 이러한 내용을 기재하면서 부채 관리를 유연하게 하겠다는 의도를 담았다.

부채비율 관리에 변화를 준 이유는 M&A 때문이다. 2011년 하반기부터 지주회사로 전환한 이후로 공격적인 M&A를 통해 다양한 회사들을 인수했다. 지주회사 체계를 갖춘 2011년 4개였던 연결 법인은 올 상반기 30개까지 늘어난 상태다.

◇M&A로 인해 증가하는 차입금 의존도, 현금은 '안정적'

부채비율 100%를 '마지노선'으로 설정했지만 1998년 이후 한 번도 아이디스홀딩스가 설정한 부채비율 상한선을 넘지 않았다. 50~70% 범위의 부채비율을 유지하고 있다면 매우 건전하다는 평가를 받는데 1999년 이후로 단 한번도 부채비율을 50%를 넘기지 않았다.

다만 부채 비율은 조금씩 오르고 있는 추세다. 2013년 18.2%였던 부채비율은 2017년 35.1%까지 올랐다. 2020년까지 부채비율은 점차 낮아져 20%대가 됐지만 2022년 45.7%까지 올랐다. 지난해 부채 비율은 42.3%다.


단기차입금도 증가하고 있다. 2014년 140억원이었던 아이디스홀딩스의 단기차입금은 조금씩 늘어나더니 2022년 887억원까지 증가했다. 지난해에는 역대 최대인 1127억원까지 불었다. 올 상반기 단기 차입금은 777억원이다.

차입금 의존도도 함께 늘고 있다. 지난해 연결 기준 아이디스홀딩스의 차입금 의존도는 15.62%다. 2019년(12.54%)부터 상승세다.

아이디스홀딩스의 총 자산은 2019년 7996억원에서 지난해 1조1846억원으로 48.15%가량 증가했지만 같은 기간 차입금 규모는 1003억원에서 1850억원으로 거의 2배 가까이 늘었다. 아이디스홀딩스 그룹의 공격적인 M&A 영향으로 풀이된다.

부채는 전반적으로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지만 현금 상황은 안정적이다. 아이디스홀딩스의 지난해 현금유보율은 5613%에 달한다. 아이디스홀딩스의 핵심인 아이디스가 종종 기 제조분을 제공하기도 하지만 이때에도 현금 회수에 각별히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 평소 보수적인 자금 운용을 원칙으로 삼은 김 대표의 지론이 수치로 드러난 셈이다.

아이디스홀딩스 관계자는 "M&A 과정에서 자금이 필요해 부채비율이 오른 것으로 알고 있다"며 "아이디스 사업과 관련된 운영비용 때문에 그런 건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 아이디스홀딩스의 단기차입금은 '빅솔론' 인수를 위해 필요했던 자금이었다"며 "(차입금은) 현재 300억원 정도 남긴 했는데 이를 갚을 수 있는 유보금은 있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더벨 서비스 문의

02-724-4102

유료 서비스 안내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4층,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김용관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황철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