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큐리티 컴퍼니 리포트]'보수적 재무' 한국정보인증, '무차입 기조' 강점②경영진 의지 결과물, 꾸준한 성과 '한몫'
최현서 기자공개 2024-12-16 08:03:10
[편집자주]
해킹의 고도화로 개인정보를 비롯해 기업, 정부의 기밀 유출 위협이 커진 시절이다. 특히 이들 정보는 개인뿐 아니라 우리 경제, 안보와 직결된다. 사이버보안에 대한 관심도 덩달아 커지고 있다. 다만 국내 보안시장의 성장은 여전히 더디다. 과거 벤처 열풍을 타고 탄생한 보안기업 경우 실적이 주춤하거나 주가가 저평가된 곳들이 대부분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저마다의 기술력 강화뿐만 아니라 신사업에도 적극 나서는 모양새다. 국내 주요 보안기업들의 현실과 미래를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12월 13일 07:5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정보인증의 경영 키워드는 '무차입 지향'이다. 2000년부터 올해 3분기까지 차입금 의존도는 '0(제로)'이다. 종종 단기차입금을 끌어들이긴 했지만 빠른 시간 내에 갚으려는 모습을 보였다. 장기차입금은 아예 없다.사업 초 어려움을 겪을 때도 2010년 최대주주가 다우기술로 바뀌어도 경영 방향은 유지됐다. 다우기술에서 '영업통'으로 활동한 김상준 전 한국정보인증 대표는 2012년 한국정보인증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역임하며 차입금 제로 경영 기조를 유지했다. 2016년부터 올해 3월까지 대표를 맡으며 이러한 경영 방향을 더 굳혔다.
2005년부터 흑자 행진 중인 실적이 금융 기관에 손을 벌리지 않게 하는 근거로 작용하고 있다. 매출 성장세는 2013년부터 이어오고 있다. 오랜 호실적에 힘입어 유동자산도 6년만에 2배로 늘었다. 한국정보인증은 강력한 현금 창출력을 앞세워 무차입을 지향한 경영 방침을 유지할 전망이다.
◇보수적인 재무 기조, 김상준 전 대표 역할 '주목'
한국정보인증은 1999년 설립 이후부터 올해 3분기까지 차입금 의존도 '0'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와 2022년 각각 230억원, 280억원의 단기차입금을 쓰긴 했지만 장기 차입금은 없다. 차입금 의존도 '제로' 행진을 유지하고 있다.
한국정보인증은 본격적인 사업 활동을 시작한 2000년부터 2004년 실적이 좋지 않아도 금융권에 손을 벌리지 않았다. 이 기간 한국정보인증은 영업적자 행진을 이어가고 있었다. 사업 초창기 비금융권 위주로 공인인증서 사업을 시작하면서 고객 확보에 어려움을 겪었다.
한국정보인증이 지키고 있는 차입금 의존도 제로 원칙은 공인인증서가 확산될 것이라는 '믿음'에서 비롯됐다. 전자상거래 거래 규모는 매해 빠르게 성장하고 있었다. 아울러 2000년대 초·중반부터 대학교를 비롯한 많은 기관에서 증명서를 온라인으로 발급하기 시작했다. 인증서가 사회 전반에 적용될 수 있다는 수요를 확인했다.
믿음은 결과로 돌아왔다. 정부 활성화 정책에 힘입어 인터넷 뱅킹에 머물러 있던 공인인증서 적용 범위가 주택청약, 전자민원, 연말정산 신고 등으로 확산됐다. 영역 확대는 이용자의 증가와도 직결됐다. 2010년에는 스마트폰용 공인인증서 앱 개발 등을 통해 PC에 갇혀있던 틀을 깨기도 했다.
아울러 최대주주가 바뀌어도 무차입을 지향하는 경영 기조는 변하지 않았다. 한국정보인증의 주요 주주 중 하나였던 다우기술은 2010년 최대주주(당시 지분 20.72%)로 올라섰다.
2002년부터 2011년 말까지 다우기술에서 영업 본부 상무였던 김 전 대표는 2012년 초부터 한국정보인증 최고재무책임자(CFO)로 활동했다. 김 전 대표는 한국정보인증이 유지하고 있던 경영 철학을 바꾸지 않았다. 이후 2016년부터 8년간 한국정보인증 대표를 맡으며 해당 기조를 확고히 했다.
앞으로도 한국정보인증은 차입금 의존도 제로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온라인 인증 사업에 필요한 인프라 구축은 사실상 마무리된 상황이다. 이종 사업으로의 영역 확장, 대규모 투자 등 차입금이 필요한 움직임도 보이지 않고 있다.
◇연 매출 1000억원 고지 눈앞, 꺾이지 않는 성장세
무차입 기조를 꾸준하게 유지할 수 있는 배경에는 2005년부터 한 해도 끊이지 않고 이어진 흑자 기조가 있다. 매출 성장세는 2013년부터 지속하고 있다.
공인인증서를 쓰는 생활 방식이 일상화된 게 컸다. 2020년 공인인증서가 폐지되면서 '공동인증서'로 바뀌었어도 사실상 이를 대체할 수단이 없었다.
특히 지난해 한국정보인증은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연결 기준 매출 922억원으로 전년(878억원) 대비 5% 늘어났다. 영업이익은 140억원으로 같은 기간(157억원) 대비 소폭 줄었지만 여전히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한국정보인증의 핵심 매출원인 인증·보안 사업 부문의 판매 가격 인상이 외형 성장을 이끌었다. 아울러 베트남에서 보안 서버를 판매하는 연결대상 종속회사(한국정보인증 지분율 50%) '다우키움이노베이션'의 매출이 전년 대비 30.7% 증가한 영향도 받았다. 다우키움이노베이션의 지난해 매출은 123억원이다.
한국정보인증은 이 흐름을 이어 올 1~3분기 모두 전년 동기 대비 매출 상승을 기록했다. 4분기에는 연말정산을 비롯해 공동 인증서를 쓰는 수요가 더 늘어난다. 상승 기조를 유지한다면 올해 연결 기준 매출은 1000억원 이상일 것으로 보인다.
현금 창출력도 양호한 편이다. 한국정보인증의 지난해 연결 기준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189억원이다. EBITDA는 기업의 실질적인 현금 창출력을 나타내는 지표 중 하나다. 전년(199억원)보다는 소폭 줄었지만 대체로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2018년 EBITDA(109억원)에 비하면 6년만에 거의 2배 수준으로 늘었다.
유동자산도 쌓이고 있다. 유동자산은 1년 안에 현금으로 바꿀 수 있는 자산을 뜻한다. 지난해 말 연결 기준 유동자산은 1549억원이다. 이 중 현금성 자산(단기금융상품 포함)은 620억원으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 2018년 연결 기준 유동자산(697억원) 대비 122.2%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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