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4년 11월 08일 07:0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최초 법무법인 스팩(SPAC·기업인수목적회사) 발기인의 데뷔가 무산됐다. 법무법인 올흔이 발기인으로 오른 키움9호스팩은 결국 상장 철회 신고서를 냈다. '최초' 타이틀의 무게를 극복하지 못했다.키움9호스팩은 이미 올 6월 거래소의 심사를 통과했다. 심사 통과 직후 증권신고서를 내고 7월 중 수요예측을 치를 계획이었다. 그럼에도 공모 일정은 차일피일 밀렸다. 금융감독원의 상장 심사 허들을 통과하지 못한 탓이다.
금융감독원의 연이은 정정 요구가 이어졌다. 금융감독원은 키움9호스팩의 상장이 적법한지 여부를 원점에서부터 다시금 검토했다. '법무법인이 자금을 출자해 주식회사를 설립할 수 있지만 타법인을 직접 경영해선 안 된다'는 변호사법상 문제가 없는지를 점검했다.
키움증권은 대한변호사협회에 의견을 요청하는 등 마지막까지 상장 완수를 위해 힘을 실었지만 금융감독원은 단호했다. 키움9호스팩은 자진 철회로 두 번째 상장 시도를 마무리했다. 앞서 2023년에도 거래소 심사 과정에서 한차례 철회를 택한 바 있다.
그럼에도 키움9호스팩의 시도 자체는 지지할 만하다. 스팩 투자자 풀이 넓어지는 점에서 의미가 있었다고 여겨진다. 스팩의 경우 직상장이 쉽지 않은 기업들이 택할 수 있는 우회 상장 통로이기 때문이다.
스팩 제도의 취지는 우회 상장 루트로 증시에 입성해 성장을 도모하는 데 있다. 이 취지를 위해서는 참여자의 적극적인 지지가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공통 의견이다. "시장 활성화는 참여자로 인해 가능하다"던 증권업계 관계자의 말이 딱 들어맞는다.
과거 스팩 제도 도입 초기까지만 하더라도 발기인으로는 VC(벤처캐피탈)만이 참여했다. 문제는 이 경우 스팩 시장의 활성화에 있어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단 점이다. 실제로 스팩 도입 초기만 하더라도 스팩 합병을 통해 상장한 건수가 10건 내외였다.
다만 최근에는 개인과 일반법인 등으로 스팩 발기인 참여자 풀이 확대되는 모습을 보였다. 우리나라 자본시장법상 스팩 발기인의 자격 제한이 적어 가능했다. 그 결과 최근 스팩 합병 건수 역시 2배 가까이 성장했다.
즉 스팩 시장 활성화를 위한 필요조건이 바로 참여자 확대인 셈이다. 키움9호스팩의 상장 무산에도 또다른 도전이 이어지길 바라는 이유다. 스팩 시장에서의 변화와 혁신이 이어져 선진화를 이룰 수 있길 응원해본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KB증권, 주태영 IB부문장 주축 '새로운 시대' 열렸다
- 태경그룹, 라이온켐텍 경영권 지분 인수
- [LP Radar]군인공제회, VC 8곳 GP 선정…iM-SJ '첫' 낙점 낭보
- [조각투자 톺아보기]2026년 상장 도전 열매컴퍼니, 프리IPO로 밸류 높일까
- 'K첨단산업'이 나아갈 길
- [카드사 생크션 리스크]소비자보호 실태도 공개…KB·현대·우리카드 '양호'
- [상장 VC 이사회 분석]스틱인베, 꾸준한 배당금 확대 기조 '눈길'
- [클라우드 키플레이어 MSP 점검]수익 확대 나선 메가존, 해외 시장 돌파구
- [하나금융 차기 리더는]3년 만의 레이스 개막, 공통점과 차이점은
- BNK캐피탈, 내부통제위 신설…사외이사 위원장 '유력'
윤진현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Market Watch]FOMC 충격 이어 셧다운 우려, 한국물 '눈치싸움' 예고
- [CEO 성과평가]삼성맨 DNA 육성 박종문 대표, IB 집중 성과 '뚜렷'
- 달러채 미뤘던 한국전력, '연초' 조달 행렬 이을까
- 상장 재수생, 내년 합격통지서 받을수 있을까
- 삼성증권 임원인사, CF1본부 이세준 체제로 '전환'
- [2024 이사회 평가]'홀로서기' 10년차 현대코퍼레이션, 이사회 선진화 '아직'
- [IPO 모니터]내년 IPO 기대주 와이즈넛, 자진 물량 축소 배경은
- [IB 풍향계]산은 달러채 주관 경쟁 본격화…SSA 모집 전략 '핵심'
- 포바이포, LG전자 협업 '초고화질 콘텐츠' 판매 본격화
- [IPO 모니터]와이즈넛, '예상 밖' 피어그룹 제시 배경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