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4년 12월 04일 08시07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케미칼 총괄대표가 1년 만에 교체된 일은 이례적이다. 업황의 호흡이 길고 변화가 빠르지 않은 산업의 특성상 석유화학 기업의 최고경영자(CEO) 교체는 잦지 않은 편이다. 또 석유화학 사업이 주력으로 떠오른 2010년대 중반 이후 롯데케미칼 총괄 대표를 지낸 인물들은 모두 부회장으로 경력을 마무리했다.여느 때보다 이른 CEO 교체와 더불어 롯데케미칼의 쇄신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은 후임자 인선이다. 이영준 신임 총괄대표는 2020년부터 롯데케미칼 첨단소재사업 대표를 맡아왔다. 신동빈 회장을 제외한 롯데케미칼 대표이사 3인 중 살아남은 유일한 인물이다.
첨단소재사업은 롯데케미칼의 적자가 시작된 2022년부터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매출은 기초소재사업의 절반도 되지 않지만 꾸준히 수익을 내고 있다. 롯데케미칼의 적자규모를 조금이나마 축소하는 데 기여했다. 첨단소재사업을 이끌었던 이 사장의 입지가 커질 수밖에 없었던 배경이다.
전지소재단장을 겸임하며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옛 일진머티리얼즈) 인수에 주요한 역할을 했다는 점에도 주목된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인수에 대한 세간의 평가는 아직까지 반으로 나뉜다. 2조7000억원을 들였지만 뚜렷한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하다.
롯데케미칼의 현재 상황을 고려하면 유동성 압박을 가중시킨 딜이라고 평가할 수도 있다. 최근 문제가 된 '위기설' 지라시 자체는 모두 허위사실이나 롯데케미칼 유동성에 대한 시장의 우려는 분명히 존재한다. 근거없는 지라시에 롯데케미칼의 주가가 흔들린 이유도 여기에 있을 테다.
하지만 롯데케미칼의 현금흐름이 악화된 근원에는 미흡한 신사업 준비가 자리한다. 경쟁사들이 이차전지, 스페셜티 소재 사업 확대에 힘을 쏟을 때 롯데케미칼은 기초소재 중심 석유화학 포트폴리오를 유지했다.
충분히 다각화되지 않은 포트폴리오는 석유화학 사업이 마주한 위기를 분산해 주지 못했다. 롯데그룹에서는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인수를 통해 성장 기반을 마련하고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기여했다는 점에 점수를 준 듯하다.
롯데그룹이 이 사장에게 거는 기대는 결국 그간의 성과와 상통할 것이다. 포트폴리오 강화에 힘써야 할 전망이다. 구체적으로는 자산 경량화와 첨단소재 및 이차전지소재 사업 강화를 통해 기초소재 의존도를 낮춰야 한다.
이같은 '이영준표' 롯데케미칼 리밸런싱은 이미 시작된 모습이다. 이 사장의 임기가 시작된지 3일째인 이날 롯데케미칼은 전남 여수공장 일부의 가동을 중단하기 위한 절차에 돌입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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