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이사회 평가]HDC, 미흡한 '개최 횟수·평가 프로세스' 개선 의지배당 예측 변화 가능성, 평점 3점 '견제 기능' 유일…총점 255점 중 129점
신상윤 기자공개 2024-12-19 10:17:11
[편집자주]
기업 지배구조의 핵심인 이사회. 회사의 주인인 주주들의 대행자 역할을 맡은 등기이사들의 모임이자 기업의 주요 의사를 결정하는 합의기구다. 이곳은 경영실적 향상과 기업 및 주주가치를 제고하고 준법과 윤리를 준수하는 의무를 가졌다. 따라서 그들이 제대로 된 구성을 갖췄는지, 이사를 투명하게 뽑는지, 운영은 제대로 하는지 등을 평가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국내에선 이사회 활동을 제3자 등에게 평가 받고 공개하며 투명성을 제고하는 기업문화가 아직 정착되지 않았다. 이에 THE CFO는 대형 법무법인과 지배구조 전문가들의 고견을 받아 독자적인 평가 툴을 만들고 국내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평가를 시행해 봤다.
이 기사는 2024년 12월 09일 11:19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HDC는 정몽규 회장을 동일인으로 국내 대기업집단인 HDC그룹을 총괄하는 '지주회사'다. 건설을 중심으로 부동산 개발과 금융 및 투자, 사회간접자본 그리고 기술·첨단소재 등 사업 영역을 확장했다. 오랜 업력과 산업 전반에 펼친 사업들을 통해 대기업집단으로 성장했지만 지주회사인 HDC 이사회는 개선점이 적진 않다. 다만 HDC가 기업 지배구조 보고서를 통해 일부 개선 의지를 피력한 만큼 상향 평가 가능성도 엿보인다.◇총점 255점 중 129점 집계, 주주 환원 예측 가능성 '개선 의지'
THE CFO가 제작한 '2024 이사회 평가' 기준에 HDC 이사회를 대입하면 △구성 △참여도 △견제 기능 △정보 접근성 △평가 개선 프로세스 △경영 성과 등 6가지 공통 지표(각 5점 만점)에서 총점 255점 중 129점으로 집계된다. 공통 지표에 대입한 자료는 HDC가 지난 5월 공시한 기업 지배구조 보고서와 지난해 사업보고서 등이 기준이다.
공통 지표 가운데 HDC 이사회 평점이 3점 이상인 것은 '견제 기능'이 유일하다. 이사회 활동이 경영진을 견제하기 위한 기능이 충분한지 평가하는 지표다. 우선 HDC는 3인의 독립적 사외이사로 꾸려진 감사위원회를 운영하고 있는 점과 부적격 임원 선임을 방지하기 위해 검토 단계부터 적격성 검증 절차를 수행하는 점에서 만점(5점)을 받았다.
또 미등기 임원의 보수가 등기 임원(사외이사, 감사위원회 위원 제외)의 12% 수준으로 만점을 받았는데 이는 지주회사인 HDC 특성상 전체 임직원이 13명에 그친다는 것을 고려하면 일부 왜곡 효과가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그 외 최고경영자 승계 정책을 마련했지만 구체적인 설명이 부족하고, 회계사 출신이 아닌 상장사 회계·재무 출신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으로 각각 3점을 받았다.
견제 기능 다음으로 HDC 이사회가 높은 평가를 받은 지표는 '경영 성과'와 '정보 접근성'이다. 2개 지표 모두 평점 2.8점을 받은 가운데 우선 '경영 성과'에선 △배당수익률 △주가수익률 △총주주수익률(TSR) △매출성장률 △영업이익성장률 등 5개 항목에서 만점(5점)을 받았다. KRX300 기업의 평균치를 모두 20% 이상 상회했다.
'정보 접근성'에선 신용공여나 계열사 자금 대여 등에 대한 이사회 안건이 비교적 자세히 공개돼 있어 유일하게 5점을 받았다. 다만 이사회 안건을 홈페이지에선 제공되지 않는 점과 기업 지배구조 보고서를 금융감독원 전자공사(DART)에서만 확인할 수 있는 점 등은 3점을 받는 데 그쳤다.
지배구조 핵심 지표 준수율은 60%로 대외적으로 규정된 가이드라인을 양호한 수준에서 지켜 4점을 받았다. 이와 관련 HDC는 기업 지배구조 보고서를 통해 '현금 배당 예측 가능성' 개선 의지를 드러내 준수율 상향 가능성도 엿보인다. 이는 주주 환원 정책을 사전에 공시하지 않아 1점을 받은 항목의 개선 가능성으로도 이어진다.
◇외부 평가 '전무', 다양성·운영 횟수 '미흡'
HDC그룹 지주회사인 HDC는 오너인 정몽규 회장이 경영을 직접 맡은 곳인 탓에 이사회 의장도 직접 맡고 있다. 이는 '구성' 지표에서 전체 평점을 낮추는 중요한 요소로 평가된다. 아울러 이사회도 정 회장을 포함해 5인으로 꾸려진 탓에 효과적인 토의나 활동에 다소 적절하지 않아 2점을 받는 데 그쳤다.
다만 사외이사가 전체의 60%를 넘는 3인으로 꾸려져(3점) 지배주주로부터 독립적으로 기능을 수행하고 경영진에 대한 효과적인 감독 기능도 담당할 것으로 평가된다. 이와 관련 사외이사가 3인에 그친 탓에 사외이사 후보 추천위원회는 사내이사 1인이 포함돼 있어 3점을 받았다.
소위원회는 자산총액 2조원이 넘는 HDC가 의무 설치해야 하는 감사위원회와 사외이사 후보 추천위원회를 제외하면 보상위원회가 유일하게 설치돼 2점에 그쳤다. 이사회 구성원은 50~60대 남성들로 이뤄져 다양성(국적·성별·연령·경력)에서도 부족한 부분(2점)을 드러냈다.
HDC 이사회 '참여도'를 평가하는 지표는 평점 2.3점으로 다소 미흡하다. 만점(5)으로 평가된 이사회 참석률과 평균 8일의 안건 통지일 기간을 제외하면 개최 횟수(3회)나 감사위원회 개최 횟수(2회), 소위원회 개최 횟수(1회·보상위원회)는 모두 최하점(1점)을 받았다.
이사회 운영을 평가해 개선점을 찾기 위한 '평가 개선 프로세스'는 평점 1.9점에 그쳤다. 이사회 활동 평가가 전무한 가운데 이에 근거한 개선안 마련, 사외이사 개별 평가 및 재선임 반영 여부 등에선 1점을 받았다. HDC는 사외이사의 보상을 평가에 연동할 경우 독립성을 해칠 수 있다는 이유를 들었다. 평가 개선 프로세스 지표에서 만점(5점)을 받은 항목은 사법 이슈에 연루된 사례가 없느냐를 묻는 것이 유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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