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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이사회 평가]승계 마친 SGC에너지, 이사회 개선은 '진행 중'255점 만점에 98점 충족, 견제기능 지표 최하점…"개선책 마련 계획"

고진영 기자공개 2024-12-11 08:24:29

[편집자주]

기업 지배구조의 핵심인 이사회. 회사의 주인인 주주들의 대행자 역할을 맡은 등기이사들의 모임이자 기업의 주요 의사를 결정하는 합의기구다. 이곳은 경영실적 향상과 기업 및 주주가치를 제고하고 준법과 윤리를 준수하는 의무를 가졌다. 따라서 그들이 제대로 된 구성을 갖췄는지, 이사를 투명하게 뽑는지, 운영은 제대로 하는지 등을 평가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국내에선 이사회 활동을 제3자 등에게 평가 받고 공개하며 투명성을 제고하는 기업문화가 아직 정착되지 않았다. 이에 THE CFO는 대형 법무법인과 지배구조 전문가들의 고견을 받아 독자적인 평가 툴을 만들고 국내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평가를 시행해 봤다.

이 기사는 2024년 12월 09일 14:42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GC에너지가 아직 걸음마 수준의 이사회 시스템을 갖추고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THE CFO가 진행한 이사회 진단에서 모든 지표가 1점 또는 2점대 평점에 그쳤다. SGC그룹에서 SGC에너지의 위치를 고려하면 아쉬운 결과라고 볼 수 있다.

SGC에너지는 별도법인 자산규모는 크지 않지만 사업형 지주사로 지배구조 최상단을 차지한다. 3세 승계 과정에 있어서도 핵심적 역할을 한 곳으로 꼽히고 있다. 회사 측은 추후 이사회 운영 개선을 위해 계획을 마련 중이라는 입장이다.

THE CFO는 자체 평가 툴을 제작해 '2024 이사회 평가'를 실시했다. 올 5월 발표된 기업지배구조보고서와 2023년 사업보고서, 2024년 1분기 보고서 등이 기준이다. 6대 공통지표(△구성 △참여도 △견제기능△정보접근성 △평가 개선 프로세스 △경영성과)로 SGC에너지의 이사회 운영 및 활동을 분석한 결과 255점 만점에 98점으로 산출됐다. 백분율로 환산하면 38% 수준이다.

상장사지만 별도 자산규모는 2조원 미만(1조7600억원)인 만큼, 이사회 관련 의무가 느슨한 편이라는 점을 감안해도 고전한 결과다. THE CFO가 평가한 500개 상장사 가운데 SGC에너지보다 점수가 낮은 기업은 70개 남짓 뿐인 것으로 집계됐다.


SGC그룹은 OCI 기업집단에 속해 있는 또 하나의 그룹이다. SGC에너지는 2020년 삼광글라스와 이테크건설, 군장에너지의 3각 합병을 통해 출범했다. 삼광글라스가 유리 사업부문을 물적 분할해 SGC솔루션이 만들어졌고, 사업부문을 자회사로 떼어낸 지주부문은 SGC에너지가 됐다. 동시에 이테크건설이 사업부문과 투자부문을 인적분할한다.

이후 SGC에너지가 이테크건설 투자부문과 군장에너지를 흡수합병해 지금의 SGC에너지가 탄생했다. 기존 삼광글라스 시절엔 이복영 회장이 최대주주(22.18%)였지만 합병과정에서 5%대로 줄고 장남 이우성 사장(19.59%), 차남 이원준 전 SGC솔루션 전무(18.04%)의 지분율이 크게 올랐다. 부자간 지분승계는 얼추 이뤄졌으나 형제간 지분 정리 측면에서 여전히 주목도가 상당하다. 규모를 떠나 이사회 개선이 요구되는 이유 중 하나라고 볼 수 있다.

평가 결과 6개지표 가운데 ‘견제기능’이 가장 저조했다. 총점은 45점 만점에 12점, 평점은 5점 만점에 1.3점에 불과했다. 경영진이 참여하지 않는 사외이사만의 회의가 연간 한 차례도 없었고 감사위원회를 따로 운영하지 않는 점, 최고경영자 승계정책이 부재한 점, 부적격한 임원의 선임을 방지하기 위해 일관성 있는 정책을 시행하지 않는 점 등이 감점요인으로 작용했다.


‘구성’ 지표 역시 ‘견제기능’보다는 평점이 높았지만 1.8점으로 1점대에 머물렀다. 사외이사 비중이나 이사회 내 위원회 운영 등이 대부분 모범기준에 미달한다고 평가됐다. 9개 문항 중 7개 문항에 2점 이하의 점수가 매겨졌다.

SGC에너지 이사회를 보면 박준영 부회장이 의장을 겸해 대표이사와 의장을 분리하지 않았다. 박 부회장은 사업부문 대표를 맡고 있으며 작년 말 인사를 통해 사장에서 승진했다. 현재 이복영 회장, 사장과 함께 각자대표 체제를 형성 중이다. 이사회 내 위원회로는 ESG위원회만 설치하고 있다.


또 이사진 6명 중 사외이사는 2명으로 비중이 절반을 밑돌았다. 사외이사는 성인모 전 금융투자협회 산업·시장총괄부문 수석전무였던 성인모 이사, 조백인 전 SK머티리얼즈 대표 등이다. 이중 조 전 대표는 OCI그룹 출신 인사라는 점에서 사외이사 독립성에 문제가 제기될 여지가 있다. SK머티리얼즈의 전신이 OCI머티리얼즈이기 때문이다.

조 전 대표는 OCI가 동양화학공업이던 시절부터 OCI그룹에 몸 담았던 인사다. 2005년 OCI머티리얼즈 대표이사에 올라 2013년까지 일했다. 회사가 2016년 SK그룹에 매각되기 전이다. 2020년 11월부턴 SGC에너지 사외이사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다만 SGC에너지 측은 “조백인 이사는 이미 10년 전 머티리얼즈에서 퇴임했고 직후 SK그룹으로 매각된 만큼 법적으로 문제될 여지가 없다”며 “사외이사 비중이나 이사회 기능, 위원회 확대 등에 대해서도 아직 구체적으로 결정된 바는 없지만 계획하고 있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가장 점수가 높았던 지표는 ‘정보접근성’이다. 의무가 아니지만 기업지배구조보고서를 작성해 홈페이지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등에서 공개하고 있는 점이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 기업지배구조 핵심지표 준수율은 33.3%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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