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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그룹 CEO 인사 코드]이과 출신·내부 인재 CEO 강세③공학도 CEO 과반, 외부 출신 CEO 비중 확대는 더딘 편

김위수 기자공개 2024-12-12 14:0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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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가 만사'라는 말이 있다. 사람의 일이 곧 모든 일이라는 뜻으로 기업 경영에도 적용되곤 한다. 기업을 잘 운영하기 위해서는 알맞은 인재를 알맞은 자리에 배치해야 한다는 식이다. 인사를 통해 기업을 들여다볼 수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눈에 띄는 변화를 보이는 곳은 LG그룹이다. 구광모 회장 취임 이후 인사 기조가 달라진 모습이다. 더벨이 구광모호 LG그룹의 인사 코드를 분석하고 LG그룹을 파헤쳐봤다.

이 기사는 2024년 12월 09일 15:5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G그룹의 인사 코드는 구광모 회장 취임 이후 천천히 바뀌어갔다. 구 회장이 그룹 경영에 나서며 부회장단이 축소되는 등 CEO들의 직위가 전반적으로 낮아졌다. 선대 회장 시절 회사를 쥐락펴락한 임원들은 물러났고 그 자리를 '구광모의 사람들'이 채우기 시작했다. LG그룹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들은 모두 구 회장 체제에서 CEO로 선임됐다.

보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이전보다 이과 출신 CEO들의 비중이 확연히 늘어났다는 점이 눈에 띈다. 외부에서 영입된 CEO 숫자가 많아진 것은 사실이나 여전히 내부 출신 인재들의 CEO 발탁이 강세였다. 특히 구 회장 체제에서는 한 계열사에서 수십년간 전문성을 쌓은 인물들이 CEO 자리에 오르는 사례가 가장 많았다.

◇CEO 70%가 이과, 공학도 출신이 대부분

LG그룹 10개 주요 계열사 CEO들 중 7명이 '이과형' 인재로 나타났다. 사명에 'LG'가 포함된 9개 상장사(㈜LG·LG전자·LG화학·LG생활건강·LG디스플레이·LG유플러스·LG이노텍·LG에너지솔루션·LG헬로비전)와 상장을 준비 중인 LG CNS 등 총 10개사를 주요 상장사로 봤다.

10명의 CEO 중 학사 시절 문과 계열 전공을 한 인물은 이정애 LG생활건강 사장, 홍범식 LG유플러스 사장, 송구영 LG유플러스 부사장 3명뿐이다. 이들은 모두 상경계 전공인 경제학과(이정애 사장)와 경영학과(홍범식 사장, 송구영 부사장) 출신이었다.


이과 계열 전공(학사 기준)을 한 7명 중 6명은 공학도였다. 권봉석 ㈜LG 부회장은 산업공학을, 신학철 LG화학 부회장과 조주완 LG전자 사장은 대학에서 기계공학을 전공했다. 정철동 LG디스플레이 사장은 전자공학과,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사장은 금속공학과, 문혁수 LG이노텍 부사장은 화학공학과를 나왔다. 현신균 LG CNS 사장은 공학도는 아니지만 계산통계학을 전공한 것으로 나타났다.

구 회장 취임 전에 비해 이과, 특히 공학도 출신 CEO들의 비중이 늘었다. 이전에도 이과 출신에 대한 선호도가 낮았던 것은 아니다. 2018년 당시 주요 8개 계열사(LG헬로비전은 인수 전, LG에너지솔루션은 설립 전) CEO 중 4인이 문과 계열 대학 학과 출신이었다. 3인은 대학에서 화학공학·요업공학·전기공학을 각각 전공했고, 나머지 1인은 공업고등학교 출신이었다.

구 회장 자신이 공학도 출신이라는 점이 공대 출신 인재 발탁 확대로 이어졌을 가능성이 크다. 구 회장은 미국 로체스터 공학대학에서 컴퓨터과학을 전공했다. 기술의 중요성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는 것이 재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구 회장은 제조업 계열사들을 중심으로 공학도 출신 CEO들의 선임을 확대했다.

◇내부 출신 여전히 강세

구 회장은 취임 이후 미국 3M 출신 신 부회장, 베인앤드컴퍼니 한국 대표 출신 홍 사장 등을 영입하며 LG그룹 인사에 새 바람을 일으켰다. '순혈주의'로 설명되는 LG그룹의 인사기조가 변화할 것으로 기대됐다.

2018년과 비교하면 순혈주의가 옅어졌다고 볼 수 있다. 당시 8명의 주요 계열사 CEO 중 외부영입 인사는 단 1명이었다. 현재 LG그룹 주요 계열사 10명의 CEO 중 외부 출신은 3명이다. 여기에서 외부 출신이란 임원급으로 영입된 인물들을 뜻한다.

외부 출신 CEO들의 비중 자체는 늘었다. 하지만 외부 출신 CEO 중 하나인 현 사장은 2010년 LG그룹에 일찌감치 합류했고 신 부회장과 홍 사장은 구 회장 취임 초기 LG그룹으로 영입됐다. 외부 출신 CEO들이 늘어나는 등의 변화는 아직 눈에 띄지 않는다.

여전히 LG그룹으로 입사해 그룹 내부에서 경력을 쌓은 인물들이 CEO 중 주류로 나타났다. 특정한 계열사 출신들이 득세해 CEO로 선임되는 경향은 이전에도 아주 뚜렷하게 나타나지는 않았다. 그래도 2018년 CEO 중에서는 금성사(현 LG전자)로 입사한 인물이 8명 중 3명으로 가장 많았다.

현재 CEO 중에서 금성사로 입사한 인물은 ㈜LG와 LG전자 CEO뿐이다. 외부 출신 CEO가 없는 나머지 계열사 CEO들은 대부분 각 계열사에서 오랜 기간 경력을 쌓은 뒤 CEO 자리까지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경영에 있어 본질을 중요시하는 구 회장의 실리주의가 반영된 결과라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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