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칼 CEO 성과평가]조현민 한진 사장의 미래경영…수치로 증명되지 않은 잠재력③미래 성장 담보 글로벌사업 분야 성과 미진
고설봉 기자공개 2024-12-12 13:59:04
[편집자주]
한진칼은 한국 항공산업을 이끌어가는 중심 축으로 발돋움했다. 코로나19 위기 속에서 KDB산업은행과 함께 구조조정을 수행하며 항공산업 붕괴를 막는 보루 역할을 했다. 긴 터널을 지난 올해 한진칼은 창립 이래 최고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실적과 재무, 브랜드 평판 등 모든 면에서 국내 대표 리더로 도약했다. 화려한 성과 달성에 대한 평가와 보상에 대한 기대감도 크다. 더벨은 한진칼 주요 계열사들이 거둔 성과를 측정하고 내부 보상체계에 근거해 CEO들의 성과를 평가한다.
이 기사는 2024년 12월 10일 15:0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조현민 사장이 이끄는 한진은 사업 다각화를 통해 신성장 동력 발굴에 주력하고 있다. 택배·물류·글로벌 등 3대 핵심 사업군 고도화와 디지털플랫폼으로의 전환을 꾀하고 있다. 2023년 등기이사로 선임된 조 사장 마케팅총괄 겸 디지털플랫폼사업총괄로 책임경영을 이어가고 있다.다만 조 사장 취임 이후 한진은 사업 다각화란 전략에 걸맞는 실적을 완성하지 못하고 있다. 매출 상승과 수익성 개선 등이 이뤄지고 있지만 조 사장이 집중 추진한 사업군에서 아직 뚜렷한 성과는 나오지 않았다. 사업영역이 넓어지고 글로벌사업 네트워크가 확장하는 등 당장 숫자로 증명되지 않는 영역에서 움직임이 크기 때문이다.
◇항공업 전문가의 물류업 도전…교두보는 ‘마케팅·디지털’
조 사장은 2020년 한진에 합류했다. 2018년 4월 ‘물벼락 갑질’ 사태로 대한항공과 진에어 경영에서 물러난 이후 자숙의 시간을 가졌다. 2019년 고 조양호 회장 사망 뒤 오너일가 경영권 분쟁이 발생하면서 그해 6월 한진칼과 정석기업을 중심으로 다시 경영에 나섰다. 항공업 복귀를 꾀했지만 국토교통부와 KDB산업은행 등의 반대로 한진에서 새로운 경영활동을 시작했다.
직전까지 대한항공과 진에어 등 항공업 계열사에서 경영수업을 해왔던만큼 육해상물류사업은 조 사장에게 생소한 영역이었다. 특히 마케팅 등 개인고객 대상 브랜드 관리 업무를 주로 해왔던 조 사장에게 B2B 및 제3자 물류사업은 전문분야도 아니었다.
2020년 한진에 합류한 조사장은 초창기에는 전면에 나서지 않았다. 마케팅 업무를 수행하면서 한진의 경영현안과 주력사업들에 대한 경영수업을 진행하며 조금씩 보폭 확대를 노렸다.
조 사장은 2021년 마케팅 총괄에 더해 미래성장전략으로 업무 영역을 넓혔다. 기존 전문 경영인들이 총괄하는 육해상물류사업에서 오너일가가 경쟁을 하는 듯한 모습을 지양했다. 대신 한진의 미래지속성장을 위한 신사업 발굴에 매진했다.
차근차근 경영수업을 진행한 뒤 2023년 3월 조 사장은 정기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로 선임됐다. 이를 기점으로 본격적으로 한진 경영의 주도권을 쥐며 전면에 등장했다. 이후 조 사장은 한진의 사업 다각화 등으로 눈을 돌렸다. 기존 육해공물류사업 고도화와 글로벌 네트워크 확장 등 신성장동력 발굴에 나섰다. 담당 업무도 디지털플랫폼사업총괄로 바뀌었다.
조 사장은 기존의 보수적인 물류사업에서 벗어나 트렌디한 사업으로 변화하고자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로지테인먼트(물류+문화)를 필두로 한 모바일 게임 ‘물류왕 아일랜드’ 론칭, 택배 차량의 전기차 전환, ‘그린와플’ 출시 등 사업영역을 확대했다.
이런 다양한 활동을 통해 조 사장은 2025년까지 총 1조1000억 원을 투자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하기도 했다. 풀필먼트 및 인프라 8000억원, 글로벌네트워크 1500억원, 플랫폼과 IT 및 자동화 1500억원 등을 투자해 ‘아시아 대표 스마트 솔루션 물류기업’으로 성장시킨다는 중장기 전략도 발표했다.
조 사장의 계획은 착실히 진행 중이다. 한진은 조 사장 취임 뒤 미래를 위한 투자가 늘었다. 한진은 2021년 차세대 한진택배 시스템 구축에 나섰다. 총 244억원 규모로 올해 말 투자가 완료될 전망이다. 2022년에는 총 561억원 규모 택배 Sub터미널 활소터 설치 투자도 나섰다. 올해는 광양항 배후단지 물류센터 신축을 위해 87억원 규모 투자를 단행했다.
향후 투자계획도 규모가 크다. 대전 SMART Mega-Hub 구축(410억원), 택배터미널 화궁 및 자동화(152억원), 하역/창고/국제특송 거점확보, 지분투자 및 장비확충(453억원) 등 게획이 수립돼 있다.
◇사내이사 취임 후 주력한 분야서 성과는 아직
경영능력 측면에서 조 사장은 꾸준히 자신의 역량을 증명하고 있다. 한진 실적은 꾸준히 상승 중이고 일부 저하됐던 수익성도 지난해부터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조 사장이 사내이사로 올라선 뒤 물류 인프라·자동화 투자와 해외거점 확대 추진 등 명확한 성과가 도출되는 모습이다.
올 3분기 누적 한진의 연결 기준 매출은 2조2029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2조8075억원을 기록했던 한진은 올해 매출 3조원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 1002억원, 순이익 181억원을 각각 기록하며 수익성도 끌어올렸다.
수익성 지표의 척도인 영업이익률과 순이익률은 올해 한층 개선됐다. 올 3분기 누적 연결 기준 영업이익률 4.55%를 기록했다. 2020년 조 사장이 최초 한진에 합류했을 당시 영업이익률 4.78% 대비로는 소폭 낮은 수치다. 다만 순이익률은 0.41%에서 0.82%로 두배 높아졌다.
조 사장의 글로벌 도전은 그러나 아직 성과로 드러나진 않고 있다. 한진 사업부문별 매출은 택배부문이 여전히 압도적으로 높다. 이어 물류부문이 크고 글로벌부문은 저조하다. 올 3분기 누적 한진 별도 매출 1조7871억원 중 56.8%인 1조151억원이 택배부문에서 이어 물류부문은 6163억원의 매출을 올려 34.5%를 기록했다. 글로벌부문은 1556억원으로 8.7%를 차지했다.
글로벌부문 매출은 2021년 2012억원으로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9.3%였다. 2022년에는 2330억원으로 9.7%까지 매출 비중이 상승했다. 그러나 2023년 1897억원으로 매출 비중은 7.9%로 저하됐다. 올해 일부 매출 비중이 반등하고 있지만 여전히 예년 수준으로 회복하진 못했다.
조 사장은 지난 10월 서울 그랜드 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K-브랜딩 콘퍼런스 '패션 인 콘텐트 2024' 행사에서 기조연설 했다. 그는 ‘글로벌로 전진하는 패션 물류의 길’이라는 주제로 K-패션의 초기 해외시장 진출 시 주목해야 할 효과적 시장 진입 전략과 함께 패션 해외 유통 트렌드 변화에 맞춘 글로벌 물류 진출 방향을 제시하며 한진의 글로벌화에 대한 의지를 강조했다.
조 사장은 한진의 물류 솔루션인 'SWOOP(숲)'을 통해 K-패션 브랜드들이 간편하게 해외에 진출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SWOOP은 SWOOPPING은 SWOOP과 쉬핑(Shipping)을 합성한 서비스 명칭에서 유래했다.
한진은 SWOOP을 통해 해외 진출을 희망하는 K-패션 기업 및 디자이너 브랜드, 중소패션업체 등을 대상으로 해외 유수의 판매처를 연결하는 가교 역할을 수행한다는 방침이다. 또 맞춤 물류 서비스 설계 및 지원을 통해 성공적 해외 안착을 지원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제공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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