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4년 12월 17일 07시1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TSMC에는 경쟁자가 없다."지난주 모리스 창 TSMC 창업자가 자서전 출간 간담회에서 밝힌 파운드리 시장 진단이다. 오만하게 느껴지는 단언이지만 반박하기 어렵다. 현 파운드리 시장 상황이 그렇다. 2017년 삼성전자가, 2021년 인텔이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TSMC의 시장 지배력은 더욱 커진 상황이다.
후발주자들의 파운드리 사업에 대해 빛 좋은 개살구라는 평이 나오는 이유도 이와 같다. 수조원 규모 적자를 기록하는 가운데 고객사 확보도 수익성 개선도 요원해 보인다. 최근 이러한 절망감은 더욱 심화됐다. 삼성전자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이 10% 아래로 추락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인 트렌드포스가 파운드리 점유율을 집계한 이후 최저치다.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의 점유율 하락은 밸류체인 전반의 실적 악화를 이끌고 있기도 하다. 특히 파운드리 종속성이 강한 디자인하우스 업계와 설계자산(IP) 업계의 걱정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삼성전자가 파운드리 사업을 접어야 한다고 외치는 이들이 등장하기도 했다. 삼성전자에 대한 기대치가 너무 높아서일까. 그럼에도 이제 8살을 맞이한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에게 그들의 구호는 너무 가혹한 잣대로 느껴지기도 한다.
그럼에도 TSMC를 넘어보자, 우리가 이겨보자고 외치는 이들이 있다. 특히 최근 한 학회시상식에서 만난 노교수가 기억에 남는다. 그는 모리스 창의 발언에 대해 "맞는 말이라서 더 기분 나쁘다. 향후에는 그 말이 꼭 틀리게 만들고 싶다. 내가 죽을 때까지 우리 반도체 산업이 TSMC를 이길 수 있게끔 기여하고 싶다"고 분노를 표했다. 그러면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임원들에게 "인재는 우리가 키워내겠다. 어떤 인재들이 필요한지 알려달라"고 호소했다.
우리 반도체 생태계에 열정이나 정신력이 필요하다고 이야기하려는 건 아니다. 다만 우리가 패배의식에 젖어가는 건 아닌지 돌아볼 필요는 있다. 노교수의 말처럼 각자가 할 수 있는 일을 해야 한다. "단념하면 바로 그때 시합은 끝나는 거야"라는 소년 만화의 대사처럼 우리 반도체 생태계에도 단념하지 않는 마음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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