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직랜드, 직급 체계 변경에…다수 임원 주식 '깜깜이' 이사 21명 공시 의무 벗어나, 락업 해제 동시에 무책임 매도 잡음 의식했나
노태민 기자공개 2025-04-14 08:31:58
이 기사는 2025년 04월 10일 15시31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TSMC 밸류체인얼라이언스(VCA)로 잘 알려진 코스닥 상장사 에이직랜드가 직급 체계를 개편했다. 이사직을 없애고 '프로→임원'으로 직급 체계를 단순화한다. 프로젝트매니저 인력을 적극 육성하기 위한 목적이란 게 회사 측 설명이다.하지만 시장에선 주요 임원의 주식 매도 현황 노출을 최소화하려는 움직임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에이직랜드 다수 임원이 지난해 IPO 참여 물량으로 배정받은 신주를 락업(보호예수) 기간이 종료되자마자 매도하는 추세를 보여왔다. 주식 시장에서 이에 대한 잡음이 잦았던 상황이다.
10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에이직랜드는 4월 1일부로 직급 체계를 변경했다. 이사직을 없애고 상무 이상 직급은 남겨뒀다. 이에 따라 에이직랜드의 주식 변동 시 공시의무에서 벗어난 임원만 21명에 달한다. 지난해 사업보고서 기준 전체 임원의 67.8% 규모다.
에이직랜드는 임직원 보상을 위해 주식매수선택권을 적극 활용해왔다. 올해도 임직원 4명을 대상으로 주식매수선택권 2만주를 부여했다. 지난해 7월에도 31명을 대상으로 주식매수선택권을 17만6000주를 줬다. 이중 대만 디자인하우스 GUC에서 영입한 홍역택 프로도 있다.
통상 주식매수선택권은 임직원들이 회사 로열티를 갖게 만드는 장치다. 회사가 성장해야 주식 가치가 상승하는 만큼 임직원들의 주인 의식을 고취시킬 수 있어서다.
정작 에이직랜드 임원들은 락업 기간이 종료 직후 주식을 지속적으로 매도했다. 문제는 전년 대비 주가가 크게 하락한 상황에서 임원들의 주식 매도가 이어졌다는 점이다. 주주가치 제고는 뒷전이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주식을 가장 많이 매도한 인물은 에이직랜드의 핵심 임원인 장창은 시스템온칩(SoC)본부 전무다. 그는 지난해 5월 주식 2만주를 매각한데 이어 올해 1월 5만729주를 장내에서 팔았다. 이를 통해 30억원 이상 현금을 확보했다.

에이직랜드의 주가 하락에는 적자 전환, 양산 매출 감소 등 영향이 자리잡고 있다. 에이직랜드는 지난해 170억원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반면 2022년과 2023년 영업이익은 114억원, 39억원이다.
회사는 지난해 영업손실에 대해 "미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전략적 투자 확대로 비용이 일시적으로 증가했다"며 "온디바이스 AI 플랫폼 개발, 연구개발 인력 확대, 글로벌 기술 경쟁력 강화를 위한 해외 투자 확대 등의 요인이 손익구조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상장 당시 전망했던 양산 매출 성장도 지켜지지 못했다. 양산 매출은 고객사가 반도체를 양산할 때마다 발생해 디자인하우스의 캐시카우 역할을 한다. 에이직랜드의 지난해 양산 매출은 55억원에 불과하다. 전년(82억원) 대비 32.3% 감소한 수치다.
이종민 에이직랜드 대표는 IPO 기자 간담회에서 "양산 매출이 2024년, 2025년에 다시 올라갈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망한 바 있다.
에이직랜드는 이번 직급 개편이 주요 임직원의 주식 매도를 숨기기 위한 취지는 아니라고 설명했다.
에이직랜드 고위관계자는 "주식 매수, 매도를 숨기려는 의도는 아니다"라며 "실무 중심으로 가기 위한 직급 체계 개편"이라고 말했다. 이어 "회사에 프로젝트매니저 인력이 부족한데 (이번 개편을 통해) 팀장에 힘을 실어주고 부팀장을 팀장으로 끌어들이는 시스템은 만들려고 한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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