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 & 보드]효성티앤씨, 호흡기내과 의사가 합류한 배경은마스크 소재 등 스판덱스 주력…조현준 회장, 사외이사 선임에도 입김
원충희 기자공개 2024-12-26 08:19:34
[편집자주]
이사회는 사내이사와 사외이사, 기타비상무이사 등 여러 사람이 모여 기업의 주요 사안을 결정하는 기구다. 이들은 그간 쌓아온 커리어와 성향, 전문분야, 이사회에 입성한 경로 등이 사람마다 각기 다르다. 선진국에선 이런 다양성을 추구하는 것을 건강한 이사회로 보고 있다. 그렇다면 이사회 구성원들은 누구이며 어떤 분야의 전문성을 갖고 어떤 성향을 지녔을까. 이사회 멤버를 다양한 측면에서 개별적으로 들여다 본다.
이 기사는 2024년 12월 19일 07:05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효성티앤씨 이사회는 사내이사 3명과 사외이사 3명 동률로 있다. 특히 올해 초 신규 선임된 사외이사 중에는 의대 호흡기내과 교수도 있다. 유철규 서울대병원 내과 교수가 그 주인공이다. 효성티앤씨는 일회용 마스크 소재나 수술복 등을 제조하는 만큼 업무 연관성이 있다.그의 선임에는 그룹 총수인 조현준 회장의 입김이 작용했을 것으로 유추된다. 이사회 내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에 조 회장이 들어가 있다. 그는 사추위 회의에 모두 참석해 의결권을 행사했다.
◇두번 연속 내과 의사 출신 사외이사 영입
최근 효성화학의 특수가스 부문 인수를 결정한 효성티앤씨의 이사회는 조 회장과 김치형 대표이사 부사장, 정준재 나이론폴리에스터원사PU장(상무) 등 사내이사 3명과 조인강 전 금융위원회 자본시장국장, 유철규 서울대 의과대 교수, 이재우 보고펀드자산운용 대표 등 사외이사 3인으로 구성됐다.
이 가운데 유철규 교수(사진)는 확실히 돋보이는 이력이다. 금융관료 출신인 조 사외이사, 투자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이 대표와는 확연히 다른 의료계 출신이다. 그는 지난해 아시아태평양호흡기학회(Asian Pacific Society of Respirology, APSR)에서 회장으로 선출됐다. 국내 연구진이 아시아태평양호흡기학회장으로 선출된 것은 2008년 이후 두 번째로 15년 만이다.
유 교수는 대한결핵 및 호흡기학회장, 대한내과학회 이사장 등을 역임했을 만큼 호흡기내과 분야의 손꼽히는 권위자다. 의사 출신이 효성티앤씨에 온 것은 업무적 연관성 때문이다. 효성티앤씨는 섬유와 무역이 양대 주력사업이다.
섬유는 스판덱스, 나이론원사, 폴리에스터원사 등이며 무역은 철강 및 화학제품의 트레이딩(Trading)이 주력이다. 그 외 주요 제품으로는 삼불화수소(NF3) 가스,타이어 보강재 등이 있다. 이번에 인수하는 효성화학 특수가스 부문은 NF3와 관련이 깊다.
특히 섬유부문에서 글로벌 시장점유율 1위인 스판덱스는 잘 늘어나는 성질 덕분에 이지웨어에 많이 쓰이는데 대표적인 분야가 레깅스나 일회용 마스크다. 2020년 코로나 사태 이후 효성티앤씨는 암모니아 등 냄새 유발 물질을 화학적으로 중화시키는 소취 기능과 신축성이 뛰어난 스판덱스 '크레오라 프레쉬', 항균 기능이 뛰어난 폴리에스터 '에어로실버'를 내세웠다. 이런 요인들이 호흡기질환 전문가와 연계된다.
◇조현준 회장 사추위 참여, 후보 선정 등에 직접 영향
효성티앤씨가 의사 출신 사외이사를 영입한 것은 유 교수가 처음이 아니다. 2018년부터 올 3월까지 재직한 오병희 사외이사는 인천세종병원장이다. 서울대 의대 내과학을 전공한 그는 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교수를 비롯해 심혈관센터장을 거쳐 서울대병원장을 지냈다.
의사 출신이 잇따라 사외이사로 온 것도 업무적인 연유가 있다. 효성티앤씨의 섬유부문 사업을 보면 직물(Fabric)의 경우 워크웨어(Workwear)용으로 기능성, 친환경 원사를 사용한 유니폼 및 작업복과 수술복 및 간호사복 같은 메디칼 시장에서 사용되는 고기능성 제품을 개발·공급하고 있다.
이런 제품의 주요 고객이 병원인 만큼 의사 출신 사외이사가 사업적 연계성을 갖는다. 병원장 출신 등 업계 고위 인사가 그런 면에서 적격이다. 이전에는 서울대 재료공학부 교수를 지낸 윤의준 한국공학한림원 부회장이 사외이사로 있었다. 소재사업에 주력하는 효성티앤씨와 연관성이 큰 분야다.
효성티앤씨는 그룹 계열사 중에서 조현준 효성 회장의 입김이 강하게 서린 곳이다. 그룹 지주사인 ㈜효성이 지분 20.32%(87만9290주)로 최대주주지만 조 회장 본인도 20.32%(87만9298주)를 갖고 있어 40% 이상의 지배력을 발휘한다.
사외이사 선임도 마찬가지다. 효성티앤씨 이사회 내 사추위 구성원은 사외이사 2명과 함께 조 회장이 참여하고 있다. 올 상반기 기준으로 두 번의 사추위가 열렸는데 사외이사 후보자 추천과 사추위 대표위원 선임안이다. 조 회장은 두 회의 모두 참석해 의결권을 행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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