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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어나는 '일학개미'…증권사는 사무라이본드 고민중 메리츠증권 IB 등과 발행 논의…엔화 수요 증가 반영

이정완 기자공개 2024-12-27 08:04:58

이 기사는 2024년 12월 20일 07:2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사무라이본드(엔화 표시 채권) 발행을 고민하는 증권사가 늘고 있다. 메리츠증권 등이 새로운 발행 후보로 거론된다. 증권사 중에선 한국투자증권만 유일한 사무라이본드 발행사였는데 내년에는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

투자은행(IB)업계에선 일본 주식시장에 투자하는 이른바 ‘일학개미’의 증가로 인해 증권사 엔화 보유 수요가 덩달아 늘었다고 분석한다. 엔화는 다른 통화와 다르게 달러화로 스와프(Swap) 매력이 적어 직접적인 수요가 있을 때만 사무라이본드를 발행한다.

◇일본 주식 매수규모 40억달러 '육박'

20일 IB업계에 따르면 내년 메리츠증권 등이 사무라이본드 발행을 고민 중이라는 이야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일본 주식 투자자가 늘어나면서 혹시 모를 마진콜(Margin Call) 등에 대비하기 위한 목적에서 엔화 보유 수요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지속된 엔저로 인해 국내 투자자의 일본 증시에 대한 관심은 크게 늘어나는 추세를 보였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2020년 15억달러였던 일본 주식 매수액은 2022년 9억달러로 줄더니 지난해 23억달러까지 늘었다. 올해는 12월 현재까지 38억달러까지 증가했다.


다만 지난 7월 일본은행(BOJ)이 기준금리를 0.25%로 인상하면서 역사적 엔저가 마무리되는 흐름에 접어들었다. 일학개미도 일본 투자 매력이 떨어졌다고 느끼면서 매도세를 나타냈다. 이 탓에 올해 순매수액은 지난해 7억달러에 못 미치는 3억달러로 감소했다.

그럼에도 증권사는 일본 주식 거래량에 주목하는 모습이다. 올해 일본 주식 매수건수는 20만건으로 지난해 12만건 대비 70% 가까이 증가했다. 2020년에서 2022년까지 매년 3만~5만건을 오르내리던 것과 비교하면 크게 늘어난 수치다. 매도건수 역시 올해 14만건으로 지난해 7만건 대비 2배 가량 늘었다. 발행 후보로 거론되는 증권사는 모두 해외 주식 투자를 통한 수익 확보 전략을 고민하고 있는 곳들로 전해진다.

최근 증권사의 엔화 투자자 예치 의무가 강화된 것도 사무라이본드 발행을 고민하게 만드는 배경으로 거론된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11일 외화 투자자 예탁금 보호를 강화하기 위한 금융투자업규정 개정안을 의결해 19일부터 시행했다. 엔화는 예치 의무가 없었는데 50% 별도예치 의무가 신설됐다.

◇달러 스와프 매력 '저조'…엔화 필요해야 찍는다

사무라이본드는 채권 성격상 조달 영토 다변화보다는 일학개미 증가에 대응하기 위한 목적처럼 확실한 조달 수요가 있을 때 발행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증권사 중 유일한 사무라이본드 발행사인 한국투자증권의 사례에서도 잘 드러난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 7월 국내 증권사 최초로 엔화 표시 채권을 찍었다. 현지 부동산 투자에 사용하기 위해 당시 200억엔을 조달했다. 올해 7월에도 100억엔을 추가로 발행했다. 두 번째 사무라이본드였다.

여전히 낮은 일본 기준금리 수준을 감안하면 지난해와 올해 모두 1년물 금리가 1% 안팎에서 결정됐다. 하지만 엔저로 인해 달러화로 스와프하면 달러채로 발행할 때보다 비용이 더 발생한다. 따라서 사무라이본드는 실제로 엔화가 필요해야 발행을 결정한다.

IB업계 관계자는 "한 번 사무라이본드를 발행하면 투자자 신뢰를 이어가기 위해 발행을 지속할 필요도 있다"며 "초도 발행을 고민하는 증권사도 엔화 조달 수요가 꾸준하다고 여겨질 때 발행을 택할 것"이라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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