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이사회 평가]'미흡한' 점수받은 잇츠한불, 감사위원회 설치 '눈길'총점 255점 중 113점 획득…이사회 기능 전반 '물음표'
이정완 기자공개 2024-12-11 07:05:21
[편집자주]
기업 지배구조의 핵심인 이사회. 회사의 주인인 주주들의 대행자 역할을 맡은 등기이사들의 모임이자 기업의 주요 의사를 결정하는 합의기구다. 이곳은 경영실적 향상과 기업 및 주주가치를 제고하고 준법과 윤리를 준수하는 의무를 가졌다. 따라서 그들이 제대로 된 구성을 갖췄는지, 이사를 투명하게 뽑는지, 운영은 제대로 하는지 등을 평가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국내에선 이사회 활동을 제3자 등에게 평가 받고 공개하며 투명성을 제고하는 기업문화가 아직 정착되지 않았다. 이에 THE CFO는 대형 법무법인과 지배구조 전문가들의 고견을 받아 독자적인 평가 툴을 만들고 국내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평가를 시행해 봤다.
이 기사는 2024년 12월 06일 11:01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1989년 한불화장품으로 세워진 잇츠한불은 최근 임병철 회장 차남인 임우재 전무가 대표이사로 선임되며 3세 경영 체제를 갖추고 있다. 1980년대생인 임 전무로 세대교체가 이뤄지는 모습이지만 여전히 이사회 경영은 과거에 머물러 있다.유일하게 눈에 띄는 건 이사회 내 설치된 감사위원회다. 상법상 의무 설치 기준인 자산총액 2조원에 못 미치지만 선제적으로 감사위원회를 꾸려뒀다. 다만 이를 제외하면 전반적으로 이사회 구성과 참여 등에서 개선이 시급하다.
◇구성·참여도·평가개선 '1점대' 머물러
THE CFO는 자체 평가 툴을 제작해 '2024 이사회 평가'를 실시했다. 2023년 사업보고서, 2024년 분기 보고서 등을 기준으로 삼았다. 잇츠한불은 기업지배구조보고서를 공시하지 않았다. 6대 공통지표(△구성 △참여도 △견제기능 △정보접근성 △평가 개선 프로세스 △경영성과)로 잇츠한불의 이사회 운영 및 활동을 분석한 결과 255점 만점에 113점으로 산출됐다.
대부분의 지표에서 부진한 성적을 면하지 못했다. 가장 낮은 점수를 받은 지표는 이사회 구성과 참여도, 평가개선 프로세스로 모두 평균 1.9점을 나타냈다. 평균 점수가 가장 높은 지표 역시 2.8점을 기록했다. 5점 만점이란 걸 감안하면 저조한 수치다.
참여도 역시 부진한 평가를 받았다. 우선 지난 한 해 동안 이사회가 5차례 밖에 열리지 않아 절대적인 이사회 활동 자체가 적었다. 감사위원회 역시 갖춰두긴 했으나 작년 2번만 개최했다. 사외이사와 감사위원회에 대한 전반적 지원 활동도 부재했다. 사외이사와 감사위원에 대한 교육도 이뤄지지 않았고 사외이사는 지원 조직조차 없었다.
마찬가지로 평균 1.9점인 평가개선 프로세스도 이렇다 할 이사회 평가가 이뤄지지 않아 점수가 낮을 수밖에 없었다. 이사회에서 평가활동이 이뤄지지 않을뿐더러 사외이사 개별 평가도 미실시됐다. 평가 자체를 하지 않으니 당연히 결과도 공시될 수 없었고 평가를 반영해 개선안을 찾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이 탓에 한국ESG기준원으로부터 ESG등급도 C등급을 받았다.
◇'6%대' 부채비율…순현금 체제 유지
그래도 긍정적인 점수를 받은 건 견제기능이다. 평균 2.8점을 획득했다. 이사회 내 위원회가 평점 상승을 이끌었다. 잇츠한불은 별도 기준 자산총액이 약 4000억원이지만 감사위원회를 일찌감치 설치한 상태다. 상법상 감사위원회 의무 설치 대상은 자산총액 2조원 이상 상장사다. 감사위원으로 공인회계사도 선임했다. 표권규 동성회계법인 회계사가 활동하고 있다.
내부거래위원회도 눈길을 끈다. 내부거래위원회에서 관계회사 거래 승인과 종속법인 대출담보 연장 같은 안건을 승인하고 있다. 해당 위원회에서 내부거래를 전담하고 있다.
경영성과도 견제기능과 같은 평균 2.8점을 기록했다.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은 1391억원으로 전년 동기 1307억원과 비슷했지만 작년 영업이익은 81억원으로 전년 48억원에 비해 70% 가까이 늘었다.
무엇보다 돋보이는 건 압도적인 재무건전성이다. 지난해 말 기준 부채비율은 6.8%를 나타냈다. 잇츠한불은 총차입금보다 현금이 더 많은 순현금 체제를 꾸준히 이어왔다. 차입금이 적으니 이자 지급에도 전혀 문제가 없다. 이자보상배율이 23배를 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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