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그룹 인사 풍향계]지주부터 사업회사까지 슬림화, 의사결정 속도 방점④회사별 맞춤형 통합조직 구축…안전·R&D 등 주요 조직 CEO 직속 이관
김동현 기자공개 2024-12-24 08:02:19
[편집자주]
포스코그룹은 올해 '내우외환'이라는 키워드로 요약된다. 중국발 철강재 공급 과잉, 전기차 캐즘, 노사 갈등, 잇따른 화재 사고 등이 겹치며 단단했던 포스코가 내부와 외부에서 균열을 드러냈다. 이러한 난관을 해결할 주요 해법은 결국 '인사'다. 장인화 회장이 올해 두 차례 인사를 단행했지만 이번 연말 인사가 그의 의중이 제대로 반영된 첫 인사라는 평가가 나온다. 쇄신과 안정의 기로에서 장인화호는 어떤 선택을 할까. 더벨은 포스코그룹 연말 인사의 의미와 방향성을 다각도로 분석한다.
이 기사는 2024년 12월 23일 18:3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철강, 이차전지 등 주력사업의 부진이 이어지는 포스코그룹이 대응 속도에 방점을 찍고 조직 슬림화에 나섰다. 그룹 정점에 있는 포스코홀딩스부터 불필요한 의사결정 단계를 줄이기 위해 조직 제도를 개편했다. 포스코, 포스코퓨처엠 등 주요 사업회사도 업황 악화 및 내부 결속을 목표로 안전, 연구개발(R&D) 등 조직을 사장 직속으로 편재했다.23일 포스코그룹 조직개편 발표에 따르면 각 계열사는 대내외 경영 환경 변화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게 회사별 맞춤형 조직 재편안을 확정했다. 계열사 전반적으로 '슬림화한 조직'을 공통 목표로 삼고 일부 조직을 통합하거나 의사결정 단계를 축소했다.
그룹의 전략·투자를 총괄하는 포스코홀딩스는 조직 체계를 총괄제에서 본부제로 바꾼다. 담당-팀-총괄로 이어지던 총괄제 아래 임원조직 구조를 본부-실로 이어지는 본부제로 전환해 의사결정 단계를 최소화하는 데 방점을 찍었다.
전략기획총괄(CSO) 조직을 예로 들면 CSO는 경영전략팀, 재무팀 등을 두고 팀 조직별 아래에 담당이 있던 구조다. 포스코홀딩스는 이번에 △미래전략본부 △사업시너지본부 △재무IR본부 △기업윤리본부 △커뮤니케이션본부 △경영지원본부 등 6본부 체제를 도입해 본부 아래 실로 이어지는 구조로 재편했다. 기존 미래기술연구원은 그대로 1원 체제를 유지했다.
포스코홀딩스가 의사결정에 속도를 내기 위해 임원급 체제를 재편했다면 지주사 아래 사업회사들은 사업별 본부를 통폐합하는 방향으로 조직을 개편한다. 에너지·트레이딩 사업을 담당하는 포스코인터내셔널의 경우 에너지 사업 내 에너지사업개발본부와 에너지인프라본부를 에너지사업개발본부로 묶었다. 트레이딩 사업 내 △철강 △친환경 △식량바이오 등 3개 본부도 △철강 △소재바이오 등 2개 본부로 축소했다.
이차전지 소재 계열사 포스코퓨처엠과 건설사 포스코이앤씨도 각각 스태프 조직과 사업조직을 통합했다. 경영기획본부와 경영지원본부 등 2개 본부로 운영되던 포스코퓨처엠의 지원조직은 경영기획지원본부로 합쳐지며 포스코이앤씨의 그린에너지영업실과 사업실은 에너지사업실로 통합했다.
이러한 불필요한 중복 조직 최소화는 올해 장인화 회장 체제 출범 후 지속해서 추진되는 사안이다. 포스코홀딩스는 올해 4월 장 회장 체제 후 첫 조직 개편에서 13개팀을 9개팀으로 축소했으며 그룹 차원에선 120여개의 비핵심자산을 처분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본업인 철강업뿐 아니라 미래 신성장동력으로 자라나던 이차전지 소재 사업의 불황이 길어지며 빠른 의사결정 체제 도입과 이에 따른 대응력 강화에 나선 셈이다. 이번 인사에서도 이 기조가 반영되며 지주사 및 사업회사의 조직 체제에 변화가 일어났다. 그룹 IT 계열사인 포스코DX는 물류자동화추진반을 폐지하기도 했다.
조직 슬림화 기조 속에서도 그룹의 두축인 철강과 이차전지 소재 사업회사는 CEO 직속 조직을 두는 변화를 시도했다. 올해 11월 경북 포항제철소에서 연이어 화재가 발생한 포스코는 설비강건화TF팀, 고로안정화TF팀을 신설한 데 이어 설비강건화TF팀장을 맡던 이희근 부사장(사진)이 포스코 대표이사 사장으로 오르며 보건·안전·환경 기능을 사장 직속으로 편재했다.
포스코퓨처엠도 이번 인사에서 내부 출신인 엄기천 포스코퓨처엠 에너지소재사업부장(부사장)을 대표이사 사장으로 내정하는 동시에 연구조직을 사장 직속으로 올렸다. 기존에 에너지소재연구소, 기초소재연구그룹 등 사업별로 운영하던 연구조직이 하나로 통합되고 바로 엄 사장 아래에 편재된 것으로 R&D 강화를 기반으로 현재 캐즘기(일시적 수요둔화)를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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