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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쟁 ing' 한미약품그룹, 모자 '따로' 배포한 신년사의 의미 송영숙·임종훈 각각 신년사 배포, 성과 치하·임직원 독려 같았지만 ‘키워드’ 달라

김성아 기자공개 2025-01-03 07:43:57

이 기사는 2025년 01월 02일 15:5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미약품그룹의 2024년은 ‘경영권 분쟁’으로 요약된다. 1월 OCI와의 합병 추진으로 불거진 오너일가간 경영권 분쟁은 해가 넘어가도록 이어지고 있다. 최근 반목했던 모녀와 형제가 화합의 불씨를 틔웠지만 분쟁 종식은 아직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한 해를 관통하는 신년사 역시 송영숙 회장과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가 각각 따로 배포했다. 불안정한 경영환경에서 굳건한 성장을 이뤄낸 임직원에 대한 독려와 글로벌 도약에 대한 목표는 같았다. 다만 ‘재정비’와 ‘정상화’라는 키워드에 담긴 양측의 속내는 사뭇 달랐다.

◇송영숙 ‘재정비’ VS 임종훈 ‘정상화’…경영권 확보 노린 메시지

한미약품은 2일 보도자료를 통해 송 회장의 신년사를 공개했다. 눈에 띄는 대목은 제목이다. 송 회장의 신년사 제목은 ‘구각을 탈피하고 전열을 재정비해 글로벌로 힘차게 전진하자’다.

지난 경영권 분쟁에 빗대면 새로운 경영 체제를 확립하자는 의미로도 해석할 수 있다. 현재 한미약품그룹의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의 경영권은 형제측이 잡고 있다. 핵심 계열사인 한미약품은 모녀측이 잡고 있으나 지분 41.42%를 가진 지주사의 지배력을 무시할 수 없다.


최근 임종윤 사장을 포섭한 모녀측은 오는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경영권 탈환을 노리고 있다. 임 사장은 지난달 24일 한미사이언스 지분 5%를 모녀측 4인연합인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과 라데팡스파트너스의 SPC 킬링턴 유한회사로 매도했다.

모녀측의 합산 지분은 54.42%로 특별결의를 제외하면 모두 가결시킬 수 있는 규모의 지분을 확보했다. 임 사장의 잔여 지분인 6.79%를 더하면 60%가 넘는다, 약 10%의 소액주주 및 기관투자가 지분만 더 확보하면 대표 해임 등 특별결의 안건도 통과시킬 가능성이 있다.

한편 임 대표는 송 회장의 신년사 배포 이후 사내 인트라넷에 임직원을 대상으로 신년 메시지를 게시했다. 송 회장과 마찬가지로 지난해 임직원의 노고와 성과를 치하하고 올해 성장을 독려했다.

다만 키워드는 ‘정상화’다. 임 대표는 “회사 안팎으로 그룹사 경영 방향을 둘러싼 불협화음이 이어져 임직원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 대표이사로서 마음 깊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빠른 시일 내에 모든 상황을 정상화하기 위해 대표이사로서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을 약속한다”고 말했다.

임 대표가 말하는 ‘정상화’는 송 회장의 '재정비'와 그 의미가 크게 다르지 않다. 다만 주체가 모녀측이 아닌 임 대표를 중심으로 한 그룹 경영 체제 확립이라는 점이 차이점이다.

지난 5월 취임 이후 경영권을 잡은 7개월간 임 대표는 이미 자신만의 경영 체제를 꾸려왔다. 한미약품을 제외한 계열사 대표들을 포섭했고 새롭게 임원진도 영입했다. 김영호 경영지원 상무, 로이스김 브랜드본부장 전무 등 임 대표 체제 변동 이후 새롭게 영입된 임원만 4명이다

◇구체적 실적 지표 제시 대신 임직원 독려 집중…글로벌 도약 목표

이번 한미약품그룹의 신년사는 양쪽 모두 구체적인 올해 경영 달성 지표 제시 대신 지난해 성과를 치하하는 것에 집중했다. 또 경영권 분쟁으로 불안정한 환경 속에서도 흔들림 없이 성과를 낸 임직원에 대한 격려도 담겼다.

송 회장은 한미약품의 지난해 성과를 강조했다. 한미약품의 경우 7년 연속 국내 원외처방 매출 1위, 창사 이래 최초 중동 지역 완제품 수출 등의 성과를 냈다. 연구개발(R&D) 부문에서는 에페글레나타이드 등 비만치료제 파이프라인 성과를 언급하며 한미약품이 나아가야 할 방향이라고 평가했다.

임 대표는 한미약품 외에도 △북경한미약품 △한미정밀화학 △온라인팜 △JVM 등 주요 계열사 성과를 두루 치하했다.

양 측 모두 2025년 목표에 대해서는 글로벌 도약을 언급했다. 송 회장은 “2025년 새해는 한미약품그룹이 새로운 도약을 준비해야 하는 중요한 해”라며 “구각을 탈피하고 본격적으로 전진해 글로벌로 힘차게 날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 대표는 “우리는 작년 한 해 글로벌 종합 헬스케어 그룹으로 발돋움하기 위한 여러 준비들을 해왔다”며 “2025년은 그동안 치밀하게 준해온 여러 프로젝트가 하나씩 결실을 맺을 시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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