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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백화점 비전 2030 중간점검]면세점 타격, '더현대'로 메울 수 있을까③유통 부문 매출액 '29조' 목표, 백화점 점포 확장에 거는 '희망'

김혜중 기자공개 2025-01-22 07:59:42

[편집자주]

현대백화점그룹의 비전 2030이 분수령에 다다랐다. 2030년까지 매출 43조원, 이익 2.2조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 달성에 앞서 지주사 행위제한 요건 해소를 대부분 마무리했다. 첫 번째 관문을 넘어서면서 본격적으로 사업 확장에 탄력이 붙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더벨은 2025년을 맞이해 현대백화점그룹의 비전 2030 달성 현황을 살펴보고 향후 과제를 점검한다.

이 기사는 2025년 01월 17일 13시08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백화점그룹의 중심축은 단연 유통 부문이다. 백화점과 아울렛, 홈쇼핑, 면세점으로 구성된 유통 부문은 그동안 그룹의 ‘캐시 카우’ 역할을 수행해 왔다. 2010년대 현대백화점그룹의 적극적인 외형 확장 역시 유통 부문이 주축이 되어 왔다.

비전 2030에서도 유통 부문이 차지하는 역할은 압도적이다. 43조원의 목표 매출 중 29조원을 유통 부문이 담당한다. 다만 면세점에서 매출 공백이 발생했고, 소비 부진 속 나름 선방하고 있는 백화점이 이를 메꿔야 하는 과제를 받아들었다. 현대백화점그룹 측은 ‘더현대’를 중심으로 한 점포 확장 정책으로 목표치를 충분히 달성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수익’ 중심경영 면세점, 어깨 무거워진 ‘백화점’

현대백화점그룹은 ‘비전 2030’의 일환으로 2030년까지 총매출액 43조원, 경상이익 2.2조원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내세웠다. 구체적으로는 유통 부문에서만 총매출액 29조원을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유통 부문은 백화점과 아울렛, 홈쇼핑, 면세점으로 구성된다. 2020년 현대백화점의 유통 부문 총매출액은 13조2000억원이었다.

이중 면세 업계는 2010년대 후반 사드 이슈에 이어 2020년 코로나19를 겪으면서 침체된 이후 아직까지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리오프닝에도 불구하고 중국 소비부진이 지속되며 매출은 물론 수익성도 함께 침체됐다. 2018년 면세 업계 후발 주자로 진출한 현대백화점 역시 이러한 업황을 거스르지는 못했다.


현대백화점그룹에서 면세점 사업을 담당하는 현대디에프의 총매출액은 2022년 2조7669억원 수준이었지만 2023년 1조9117억원으로 31% 감소했다. 업황 둔화의 영향도 있었지만 보따리상(따이궁)의 매출 비중을 낮추면서 수익성 중심 경영으로 기조를 변경한 영향이다.

면세업계에서는 2017년 사드 배치 이후 국내 면세품을 현지로 유통하는 다이궁에 대한 매출 의존도가 커졌다. 다이궁은 매출 규모를 유지하는 측면에서는 좋은 방안이었지만, 수수료 명목으로 상품을 저렴하게 유통할 것을 요구하는 특성으로 인해 수익성에는 오히려 악영향을 줬다. 실제로 현대디에프는 매출액이 급감한 2023년 영업손실은 313억원으로 오히려 전년 동기 대비 52.6% 개선됐다.

이에 면세점의 매출 공백을 메꾸기 위해 백화점의 어깨가 더욱 무거워졌다는 평가다. 2020년 현대백화점의 백화점부문 총매출액은 5조5087억원이었다. 2023년에는 7조3429억원으로 33.3% 증가했다. 다만 2024년 3분기에는 5조273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 감소하면서 다소 정체된 양상을 보이고 있다.

현대백화점 점포 현황. 출처=현대백화점그룹

현대백화점은 ‘더현대 서울’의 성공 방정식을 적극 활용하겠다는 방침이다. 2024년 더현대 서울 단일 점포의 매출액은 1조9994억원으로 2023년 대비 8.2% 증가했다. 소비 목적형 백화점의 패러다임에서 벗어나 체험과 문화공간으로서의 오프라인 리테일 공간으로 소비자를 공략했다.

현대백화점은 점포 확장을 통해 유통 부문 전체 매출액을 견인할 계획이다. 2026년에는 청주 고속버스터미널에 도심형 복합쇼핑몰 ‘커넥트 현대’를 오픈한다. 2027년에는 부산 에코델타시티 내 신규 프리미엄 아울렛을 개점하고, 광주광역시에도 1조2000억원을 투입해 ‘더현대 광주’를 출점할 예정이다.

현대백화점그룹 관계자는 “현재 대규모 점포 3곳 오픈을 위한 준비가 진행 중”이라며 “유통 부문에서의 매출 목표는 무리하게 설정한 수치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업황 둔화에 현대홈쇼핑도 취급고 증가 '요원'

유통 부문의 또다른 캐시카우인 현대홈쇼핑은그룹 차원의 굵직한 M&A를 주도해 왔다. 다만 최근 들어 홈쇼핑 업황 자체가 둔화되면서 캐시카우로서의 명성도 한풀 꺾였다. 송출 수수료의 지속적인 증가 등으로 현금 창출력이 악화되는 상황 속 면세점과 마찬가지로 ‘수익성’에 초점을 둔 경영을 이어가고 있다.


2024년 3분기 현대홈쇼핑의 홈쇼핑사업 취급고는 2조7394억원이다. 전년 동기 대비 6.1% 감소한 수치다. 2020년 현대홈쇼핑의 취급고는 총 4조428억원이었다. 분기마다 1조원가량의 취급고를 기록했지만 최근 들어 이익 중심 상품 운영을 위해 렌탈 등 무형상품을 축소했다. 이에 따라 2024년 3분기 현대홈쇼핑의 별도 기준 영업이익은 509억원으로 44.6% 증가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비전 2030 발표 당시 홈쇼핑 사업 전략에 대해서도 공개했다. 당시 온라인 판매채널을 보완하고 상품력 강화를 위해 유관 사업에 진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방송 상품 중심의 전문몰 구축은 물론 미디어 커머스 강화와 패션·뷰티 전문몰 론칭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목표했던 사업 다변화는 진행되고 있지만 취급고 증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한광영 현대홈쇼핑 대표는 취임 후 비전을 공유하면서 홈쇼핑 시장 규모가 축소하는 상황 속 4조원 규모의 취급고를 유지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TV시청률 감소 등 홈쇼핑 사업의 근본적 경쟁력이 약화하는 상황 속 현대홈쇼핑 역시 유통 부문의 매출 확장에 기여하긴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홈쇼핑 시장 규모 자체가 줄어들고 있는 상황 속, 온라인이나 라이브커머스 경쟁력을 강화하더라도 취급고 증가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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