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5년 01월 24일 07시08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선거에서 승리한 뒤 한국물(Korean Paper) 발행사는 몸 사리기에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글로벌 채권시장 흐름을 살피겠다는 분위기가 강했다.민간기업 한국물 대표주자였던 SK하이닉스와 포스코도 태도가 바뀌었다. 지난 2년 동안 새해만 되면 글로벌 투자자를 찾았지만 올해는 1월 발행 계획을 접었다. 두 회사가 조달에 소극적이었던 건 아니다. 포스코는 올해 국내 공모 회사채 '1호' 발행사였고 SK하이닉스도 최근 7000억원 공모채 발행을 마쳤다.
우려했던 한 달이 지났다. 뚜껑을 열어보니 전세계 채권시장은 연초부터 '역대급' 활황이었다. 1월의 첫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5일 동안 652억달러 규모 투자등급(Investment Grade) 달러채가 발행됐다. 1월 첫 주 기준 역대 최대 발행량이다. 수요가 많으니 금리 스프레드도 계속 좁혀졌다.
걱정이 과했던 건 아닐까. 시장 상황은 이런데 1월 한 달 동안 한국물 발행사는 7곳만 등장했다. 지난해 1월 12곳에서 절반 가까이 줄었다. 작년 새해에는 국책은행은 물론 SK배터리아메리카 같은 2차전지 기업이나 미래에셋증권, 신한은행, 우리은행 등 금융기관이 바쁘게 시장을 찾았다.
우리나라에 정치적 변수가 생겼으니 전화위복이 아니냐고 할 수도 있다. 지난해 12월 예상치 못했던 계엄 사태로 국가 신용도 하방 압력이 커졌다는 진단이 나왔다. 투심 악화가 우려되는 대목이다. 하지만 이마저도 타격이 그리 커보이지 않는다. 올해 한국물 시장 문을 연 수출입은행은 약 100억달러 주문을 확보해 30억달러 조달을 결정했다. 해외 투자자는 대한민국 정치와 경제를 분리해서 보고 있었다.
물론 결과론적인 이야기일 수도 있다. 하지만 다른 투자등급 달러채 발행사는 왜 해가 바뀌자마자 시장에 등판했을지 생각해봐야 한다. 그들은 앞으로 닥칠 트럼프 대통령 정책 변수를 예상하기 어려운 만큼 막대한 수요가 몰리는 연초효과를 기대하며 일찌감치 자금을 확보했다. 반면 우리 발행사는 작년 하반기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기준금리 인하가 시작된 후 막연한 기대감을 품은 건 아니었을까.
"발행이 쉬웠던 적은 한 번도 없었던 것 같아요. 잠잠하다 싶으면 꼭 무슨 일이 터지곤 했어요." 최고의 타이밍이란 없다. 한국물 발행사 관계자의 말이 귓가를 맴도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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