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로 보는 CFO]코스피보다 코스닥에 '박사급 CFO' 많은 이유는[코스닥]③시총 상위 기술성장특례기업 다수, 재무에 '기업 R&D 이해도'까지 탑재
최은수 기자공개 2025-02-06 08:10:05
[편집자주]
정보 투명성이 강조되는 시대에서 '신고업무를 책임지는' 상장사 CFO 역할은 해마다 중요해지고 있다. 금고지기에 불과하단 인식도 바뀌고 영향력과 존재감도 달라지고 있다. 이제는 CFO의 이력, 특징, 성향이 기업의 지금과 미래를 읽을 단초란 뜻이다. 그러나 이들에 대한 정보는 여전히 제한적이다. THE CFO는 코스피·코스닥 시총 상위 기업의 CFO와 신고업무담당이사의 데이터를 분석했다. 더 나아가 주요 기업의 CFO를 둘러싼 방침과 정책을 두고 개선해야 할 점은 무엇인지 살펴봤다.
이 기사는 2025년 01월 31일 10시04분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선진 자본시장에 속한 기업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업무 범위가 재무를 뛰어넘어 경영 일반에 닿는다. 유가증권(코스피)과 코스피 상장사의 재무책임자 상당수 또한 경영학을 전공했단 점은 국내 주요 상장사가 각사 CFO에게 요구하는 업무 역량과 책임 범위를 이해하는 단초다.코스피와 코스닥 재무책임자들은 전공 분포나 학력에서 비슷한 추세를 보였다. 그러나 의외로 코스닥 재무책임자들의 평균 학력이 코스피보다 높았다. 주로 기술성장특례를 적용받아 코스닥에 입성했거나 R&D에 온 힘을 쏟는 기업에 고학력 CFO가 몰려 있었다.
◇코스피·코스닥 주요 기업 재무책임자 과반이 '경영학도'
THE CFO는 2025년 1월 기준 코스닥 시총 상위 150개 기업의 CFO와 신고업무담당임원을 분석했다. 먼저 △거래정지 및 관리종목을 제외한 다음 △보고서 제출기한에 맞춰 2024년 3분기 보고서를 제출했거나 △그밖에 신고담당임원이 작성책임자로 기재된 보고서를 추가로 제출한 코스닥 상장사를 추렸다.
이어 △각 기업에서 동일인물이 재무총괄업무를 겸직하는 사례를 제외하고 △마지막으로 CFO가 없거나 공개하지 않았을 경우 재무책임자로서 신고업무담당임원을 명단에 포함시켰다.
이에 따라 산출된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 150개 기업 재무책임자의 풀(Pool) 중에서 학력을 확인할 수 있는 인원들의 전공을 조사했다. 그 결과 학력이 공개된 119명 가운데 절반 이상인 62명(52.1%)가 경영학도였다.
경영학도 CFO가 과반인 추세는 코스피 상장 기업에서도 나타났다. 코스피 기업의 경우 전공이 특정되는 총 305명의 CFO와 신고업무담당임원 가운데 57.7%인 176명이 경영학도였다.
경영학은 기업을 관리하고 운영하는 학문이다. 이에 기업 조직이나 인사, 생산 및 재무관리를 포함해 마케팅까지 기업 전반에 걸친 지식을 쌓는다. 경영학도들은 졸업 후 주로 기업체로 향하기 때문에 실용학문으로도 불린다.
경영학은 순수학문에 비하면 학문적 깊이가 낮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기업 입장에선 얘기가 다르다. 다루는 범위가 기업 전반 즉 경영 그 자체다보니 일반적인 채용시장에선 경영학도를 선호하는 경우가 많다.
코스피와 코스닥 모두 경영학도 CFO 다음으론 경제학 전공자가 가장 많았다. 각각 코스피는 조사자 전체의 약 10%인 30명, 코스닥은 12.6%에 해당하는 15명이었다. 이밖에 코스피 재무책임자의 전공 순위는 △회계 △무역 △ 법학 △행정 △화학이었다. 코스닥 역시 기계 및 산업 공학 전공자가 좀 더 많았을뿐 코스피와 대동소이했다.
앞서 코스피·코스닥 주요 상장사 재무책임자의 전공은 최종 학력을 기준으로 살폈다. 이들의 중간 학력을 살펴보면 학부 시절엔 경영학을 전공하지 않다가도 대학원에 진학할 땐 경영학을 전공으로 선택한다는 경향성도 함께 나타났다. 국내 상위 상장사들이 경영학을 전공한 CFO를 선호하는만큼 그에 따른 전공 선택이 이뤄졌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코스피 기업의 경우 조사대상자 가운데선 120명이 석·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이 가운데 72.5%에 달하는 87명의 인원이 MBA 즉 경영학을 전공해 학위를 땄다. 앞서 코스피 주요 기업 경영학도 재무책임자 비율(57.7%)보다 14.8% 포인트나 높다.
코스닥 역시 코스피와 비슷한 추계를 보인다. 총 48명의 코스닥 주요 상장사 석·박사급 재무책임자 가운데 58.3%인 28명이 경영학을 전공으로 택했다. 이 또한 코스닥 주요 기업 경영학도 재무책임자 비율(52.1%)보다 높다.
◇고학력 재무책임자, 코스닥이 코스피 추월 '특례상장' 영향일까
THE CFO가 코스피·코스닥 주요 상장사 재무책임자의 학력을 살펴본 결과 한 가지 유의미한 경향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코스피 상장 기업보다 코스닥 상장 기업의 재무책임자들의 '최종 학력'이 더 높았단 점이다. 코스피 상위 300개 기업에선 총 2명의 고졸 CFO가 있었는데 코스닥 상위 150개 기업에선 고졸 재무통이 전무했다.
코스닥의 경우 범위를 시총 상위 500위권으로 넓혀도 고졸 CFO나 재무책임자를 찾아볼 수 없다. 이는 코스닥 상장사들은 기업 CFO나 재무책임자에게 최소한 전문학사(초대졸) 이상의 학력을 요구한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세부적으로 코스피 주요 상장사를 살펴보면 조사대상(326명) 가운데 박사 학위 취득자 비율이 전체의 2%에도 미치지 못했다. 그런데 코스닥의 경우 150개 시총 상위 기업에서 학력이 확인된 재무책임자 119명 중 5명이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코스닥의 경우 조사범위를 시가총액 300위까지 넓히면 석·박사학위 취득자는 전체의 46.7%로 늘어한다. 학사 출신과 거의 50대 50 추이를 보인다. 특히 석사 학위를 갖춘 CFO들이 IT, 게임, 바이오 섹터에 집중적으로 몰려 있는 점도 주목할 대목이다.
앞서 IT·게임·바이오 섹터에 고학력 CFO 및 재무책임자들이 몰려 있는 이유는 이들의 업종 특성과 함께 각 섹터 기업들이 상장 당시 주로 택하는 '트랙'과도 관련이 있어 보인다. 통상 기술특례상장을 선택하는 기업 비중을 살펴보면 바이오·헬스케어 기업이 전체의 40% 가까이를 차지하고 그 뒤를 IT, 게임업이 자리한다.
비상장 기업의 CFO의 경우 재무 뿐만 아니라 CSO가 담당하는 기획이나 전략 또는 IR을 너머 인사 업무까지 담당한다. 더 나아가 기술특례상장을 위한 기술성평가 준비, 기평 통과 후 IPO 업무도 모두 CFO의 몫이다. 업무 집중도가 상당히 높은 편이다.
자연스럽게 기업은 IPO 단계에서부터 창업주와 편하게 호흡할 수 있는 수준의 섹터 전문가이거나 아예 관련 부문 전공자를 선호하게 된다. 코스닥 상위 150개 기업 CFO 가운데 박사 출신 인사들 상당수가 경영학도가 아니라 기업이 속한 섹터 전문가인 점이 이런 트렌드를 잘 나타낸다.
리튬이차전지 전극 제조 관련 장비 생산 전문업체 씨아이에스는 응용광학 박사 출신 홍선주 상무를 CFO로 세웠다. AI 딥러닝 기반 암 진단 솔루션을 서비스하는 루닛은 카이스트 의과학 박사 박현성 상무와 2018년부터 동행 중이다. 덕산하이메탈에서 화학소재사업부문을 분할해 출범한 덕산네오룩스의 김창섭 상무는 서강대학교 화학 박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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