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로 보는 CFO]절반이 'SKY', 고려대가 최다…IT 기업은 해외파 선호④고졸 CFO KAI·오리온홀딩스 2명…해외 대학교 졸업자 전체의 16%
최은수 기자공개 2024-12-03 08:15:13
[편집자주]
정보 투명성이 강조되는 시대에서 '신고업무를 책임지는' 상장사 CFO 역할은 해마다 중요해지고 있다. 금고지기에 불과하단 인식도 바뀌고 영향력과 존재감도 달라지고 있다. 이제는 CFO의 이력, 특징, 성향이 기업의 지금과 미래를 읽을 단초란 뜻이다. 그러나 이들에 대한 정보는 여전히 제한적이다. THE CFO는 코스피·코스닥 시총 상위 기업의 CFO와 신고업무담당이사의 데이터를 분석했다. 더 나아가 주요 기업의 CFO를 둘러싼 방침과 정책을 두고 개선해야 할 점은 무엇인지 살펴봤다.
이 기사는 2024년 11월 28일 15:16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사 CFO의 주류를 가리키는 키워드는 곧 'SKY라인'이다. 시가총액 상위 300개 기업의 CFO와 신고업무담당임원의 최종 학력은 서울·연세·고려대에 집중됐기 떄문이다. 국내에서 학업을 마친 인원의 47%, 절반 가까이가 해당된다.드물지만 고졸 CFO도 있었다. 특히 이창수 한국항공우주 CFO는 마산상고 졸업 후 한 회사에서 40년 동안 재무라인으로 근무하며 한 우물만 파 눈길을 끈다. 외국에서 학위를 취득한 CFO는 전체의 약 16%였다. 정보통신(IT)업을 영위하거나 신사업에 힘을 쏟는 기업일수록 해외파를 선호했다.
◇SKY가 절반…젊을수록 최종학력 수도권 내 대학으로
THE CFO는 2024년 11월 15일 기준 시총 상위 300개 기업의 CFO와 신고업무담당임원을 분석했다. 먼저 △우선주·리츠 등 상장종목을 제외하고 △분기보고서 제출기한에 맞춰 자료를 제출한 코스피 상장사를 추렸다.
이어 △각 기업에서 재무총괄업무를 겸직하는 인물이 중복된 사례를 제외하고 △마지막으로 CFO가 없거나 공개하지 않았을 경우 기업일 경우 재무책임자로서 신고업무담당임원을 포함시켰다. 그 결과 해당 기업에서 CFO와 신고업무를 담당하는 모든 임원은 총 355명이었다.
이렇게 확보한 풀(Pool) 가운데 공개된 CFO와 신고업무담당임원(이하 재무책임자)의 학력 및 학위 정보를 집계해 보니 총 319명에 대한 최종학력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리고 해당 재무책임자 가운데 50%에 육박하는 128명이 서울대학교·연세대학교·고려대학교를 졸업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고려대학교를 졸업한 재무책임자가 48명으로 가장 많았고 연세대학교가 43명, 서울대학교 출신은 37명 순이었다. 서강대학교(18명)와 경북대학교(11명)를 졸업한 CFO도 두자릿수 이상이었다. 그 뒤를 성균관대학교(9명), 경희대학교(8명), 중앙대학교·한국외국어대학교·한양대학교(이상 7명), 건국·동국·부산·서울시립대학교(이상 6명) 등이 이었다.
해당 재무책임자들의 대학교 소재지와 기업의 규모 및 시가총액과는 상관성이 보이진 않았다. 다만 재무책임자의 연령대가 낮아질수록 최종학력이 수도권 쪽에 집중되는 경향을 보였다. 앞서 재무책임자들이 집중돼 있는 연령대이자 86세대로 불리는 50대 이상 재무책임자를 살펴보면 가운데선 국내 지방·거점대학 졸업자들 비중은 14.8%다.
그러나 50대 이하 재무책임자로 시야를 바꾸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50대 이하 재무책임자는 조사 대상(319명)의 약 23%인 69명이었다. 이들 중 수도권 외 대학 졸업자는 김성열 GC녹십자 CFO(전북대), 김현미 삼양홀딩스 PU장(부산대), 그리고 여민혁 한국콜마 상무(경북대) 셋 뿐으로 비율은 4.3%에 그쳤다.
◇고졸 CFO는 2명… IT 기업 중신 해외파 CFO 포진
매우 드물지만 고졸 출신 CFO도 있었다. 이창수 한국항공우주 그룹장(상무)과 박성규 오리온홀딩스 부사장이다. 이 그룹장은 1965년생 경상남도 진주 출신으로 1982년 마산상고를 졸업하고 한국항공우주산업 전신인 삼성항공에 입사했다.
1999년 삼성항공이 대우중공업과 현대우주항공 등과 통합해 한국항공우주산업이 출범하면서 사천 경리팀으로 이동했다. 미등기임원으로 이사회에 참여하고 있진 않지만 2024년 1월부터 재무그룹장을 맡아 CFO로 일하고 있다. 40여년 간 한국항공우주산업에서만 근무했으며 사내 첫 상고 출신 CFO라는 점에서 입지전적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박 부사장은 신세계를 거쳐 오리온홀딩스에 합류한 인물이다. 신세계에 재직할 당시 지금 오리온그룹에 있는 허인철 부회장과 함께 일한 경험이 있다. 허 부회장과 박 부사장은 1999년부터 10년가량 신세계 경영전략실에서 같이 근무했는데 이게 인연이 돼 2015년 다시금 허 부회장으로부터 오리온 CFO로 콜업됐다.
2019년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2020년 오리온의 조직 개편을 계기로 지원본부장에 취임했는데 당시 CFO의 역할은 김영훈 오리온 상무에게 넘겼다. 오리온에서 지원본부장을 맡고는 있지만 CFO의 역할은 아니라는 의미다. 대신 현재는 지주사 CFO를 책임지고 있다.
이밖에 전체 풀 가운데 해외에서 대학교를 다닌 인원들 비중은 약 16%였다. 대부분 미국 소재 대학에서 학업을 마쳤는데 졸업자들은 비교적 고르게 분포돼 있었다. 미국 명문 공과대학 일리노이대학교 어바나샴페인(UIUC) 출신이 4명으로 가장 많았다. 그 뒤를 하버드, 조지워싱턴대, 인디애나대학교, 에모리대학교, 워싱턴대학교(이상 3명)가 이었다.
최종학력이 해외 대학에 해당하는 재무책임자 가운데서 학사 출신은 두명 뿐이었다. 나머진 전부 석사 이상 학위를 취득했다. 각각 인디애나대학교를 졸업한 김윤태 삼성SDI 상무, 삼양그룹 오너4세로 리하이대학교(Lehigh University)에서 재무학을 전공한 김건호 사장 뿐이었다.
해외에서 대학을 마친 CFO들은 주로 IT기업이거나 대기업 계열사 중에서도 신사업을 담당하는 기업에 포진해 있었던 점이 특기할 만하다. 국내 주요 IT기업인 네이버(김남선 CFO), 카카오(신종환 부사장) 모두 해외 대학교 석사 출신 재무통들이었다.
SK그룹의 바이오신약개발을 담당하는 두 축인 SK바이오팜과 SK바이오사이언스 모두 재무책임자를 해외에서 석사급 인사를 재무책임자로 뒀다. 각각 정지영 SK바이오팜 CFO는 스페인 바로셀로나에 소재한 경영대학인 ESADE를 졸업했고 최재영 SK바이오사이언스 실장은 썬더버드스쿨(Thunderbird school of Global Management)을 졸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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