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망분리 시대 개막]'실적 부진' 모니터랩, 정책 변화 돌파구 될까제도 완화 흐름, 사업에 호재…수익 연결 시점 '미지수'
이종현 기자공개 2025-02-04 11:12:49
[편집자주]
한국 공공·금융보안 정책의 근간이었던 망분리 정책의 변화가 2025년 본격화된다. 획일적으로 물리적 망분리를 의무화하는 대신 경우에 따라 논리적 망분리 적용을 가능케 하는 등 '포스트 망분리 시대'가 개막한다. 디지털 혁신을 가로막는 주범이라고 질타받으며 개선 요구가 빗발친 영향이다. 10여년 만의 정책 변화로 물리적 망분리를 대체할 새로운 보안 기술을 찾는 움직임도 바빠지고 있다. 더벨이 망분리 정책 변화 의의와 기업에 미칠 영향을 살펴봤다.
이 기사는 2025년 01월 31일 08시3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모니터랩이 올해 본격화될 망분리 완화 흐름에 기대를 걸고 있다. 추진하는 신사업 대부분이 물리적 망분리라는 장벽에 막혀 성과를 보지 못했었으나 제도 개편으로 물꼬가 트일 것이라는 기대다.다만 상장 이후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는 것에 대한 우려의 시각도 존재한다.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말뿐인 청사진이 아니라 구체적인 실적 증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지 오래다.
모니터랩은 2005년 설립한 네트워크 보안 기업이다. 프록시(Proxy) 기술을 바탕으로 네트워크 레이어7(L7)에서 작동하는 보안 솔루션 '웹방화벽(WAF)'을 주력 제품으로 삼고 있다.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형태의 웹방화벽 '아이온클라우드'를 무기로 내세우며 2023년 5월 코스닥에 입성했다.

모니터랩이 아이온클라우드로 정조준하는 것은 제로 트러스트(Zero Trust)다. 제로 트러스트는 '신뢰하지 않고 항상 확인한다'는 취지의 보안 방법론이다. 내·외부 네트워크 경계를 중심으로 보안을 적용했던 기존 '보안 검색대' 방식에서 내부 진입 후에도 계속해서 감시하는 구조로 변하는 것이 특징이다. 방화벽을 거쳐 웹·앱 활동을 감시하는 웹방화벽 기업이 특장점을 지닌 분야기도 하다.
모니터랩은 아이온클라우드를 중심으로 클라우드 액세스 보안 브로커(CASB), 웹 브라우저 격리(RBI) 등 제품을 함께 제공하는 플랫폼 비즈니스를 추구하고 있다. 이런 기술들을 모아 클라우드·하이브리드 환경에 특화된 시큐어 서비스 에지(SSE)를 제공한다는 것이 모니터랩이 그리고 있는 큰 그림이다.
이와 같은 모니터랩의 사업 방향은 클라우드 기반의 기술 도입 확대를 목표로 하는 망분리 제도 완화와도 일치한다. 국가정보원은 지난 23일 망분리 완화를 골자로 하는 N2SF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올해 상반기 중 선도사업을 진행하고 하반기 본격 시행한다는 계획인데, 모니터랩이 제도 변화의 수혜를 누릴 것으로 기대된다.
모니터랩은 제도 변화에 발맞춰 사업 전개를 위한 준비를 진행해 왔다. 정부 주도의 제로 트러스트 보안 실증사업에 참여하면서 실질적인 제품 개발은 마친 상태다. 시장이 형성되기만을 기다려 왔는데 이번 정책 완화로 기회를 맞이헀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문제는 모니터랩의 청사진이 현실로 이뤄지기까지는 불안 요소가 있다는 부분이다. 실적이 가장 먼저 언급되고 있다. 모니터랩은 2023년 상장 당시 목표 매출액으로 211억원을 제시했지만 실제 매출액은 141억원에 그쳤다. 50%의 매출 성장을 이루겠다고 했지만 실제 성장치는 0.3%에 불과했다.
이와 같은 부진은 지난해까지도 이어졌다. 모니터랩은 2024년 1~3분기 누적 매출액 99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와 유사한 수준이다. 2024년 목표치인 294억원을 하회하는 것은 기정사실이다. 목표치의 절반도 못 미쳤을 것이라는 불안감도 형성되고 있다.
모니터랩 측은 고객과의 계약 지연을 실적 부진의 이유로 들고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지속, 금리 인상 등의 이유로 기업들이 지출을 꺼리면서 납품 일정이 어그러졌다는 설명이다. 다만 웹방화벽 시장에서 1·2위를 다투고 있는 펜타시큐리티는 2023년 24.5%의 매출 성장을 이뤘다. 같은 시기 안랩, 지니언스, 엑스게이트, 윈스 등 주요 보안기업들은 성장세를 이어갔다.
치열한 경쟁도 모니터랩의 발목을 잡을 수도 있다. 제로 트러스트는 해외에서는 수년 전부터 보안 현업에 적용돼 온 패러다임이다. 옥타(Okta), 크라우드웍스(Crowdstrike) 등이 대표적인 제로 트러스트 보안 기업으로 꼽히는데 이들 기업은 한국에 진출해 있다. 금융기관의 경우 해외 제품 도입에 대한 거부도 없는 만큼 향후 모니터랩은 국내 기업뿐만 아니라 해외 기업들과도 기술 경쟁을 펼쳐야 한다.
이광후 모니터랩 대표는 지난해 11월 기자간담회에서 "망분리 완화는 모니터랩의 전화점이 될 것"이라며 "공공·금융기관을 중심으로 내년도 예산 편성을 위한 견적서 작업이 이뤄졌다. 내년부터 시범사업을 시작해 본격적인 매출이 발생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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