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5년 02월 10일 07시1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액셀러레이터(AC)가 '듀얼 라이선스' 전략을 택하는 것은 생존을 위해서다. AC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른 상황에서 벤처캐피탈(VC)까지 초기투자를 강화하면서 경쟁이 더욱 심해졌다. AC 라이선스 행위제한을 벗고자 '자의반 타의반' VC 라이선스를 취득하는 것이다."최근 취재 중에 만난 양경준 크립톤 대표의 말이다. 듀얼 라이선스는 국내 벤처투자 시장에서 새로운 트렌드로 떠올랐다. 2년전 퓨처플레이를 시작으로 듀얼 라이선스를 택하는 AC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중소벤처기업부에 새롭게 등록한 VC는 10곳이다. 이 중 6곳이 AC가 VC 라이선스를 취득한 사례이다.
날이 갈수록 AC 업황이 어려워지면서 자구책 마련에 나선 것이다. 이달 들어서만 비엔지파트너스, 에이비엘기술사업협동조합, 인비전아이피컨설팅 등 3곳의 AC가 라이선스를 자진 반납했다. 중기부에 따르면 지난해 AC 등록 말소 건수는 34건으로 역대 최대로 집계됐다.
주요 VC가 초기투자를 확대하는 흐름 속에서 AC 라이선스가 지닌 효용성이 떨어지고 있다는 것이 원인으로 지적된다. 업계 관계자는 "AC로 한정됐던 팁스 운용사 자격을 VC로 개방한 것이 대표적 사례"라며 "성과를 내기 좋고 운용 자금도 크게 늘릴 수 있다는 점에서 AC보다는 VC 활동의 득이 더 크다"라고 언급했다.
AC 라이선스가 지닌 행위제한이 문제로 꼽힌다. AC는 전체 투자액의 40% 이상을 3년 미만 초기 기업에 할당해야 한다. 투자 의무비율(20%)이 낮은 VC 대비 규제가 촘촘하다. 또 AC의 주요 투자수단 중 하나인 개인투자조합의 법인출자 제한으로 인해 규모 있는 펀드를 결성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컴퍼니빌더와 벤처스튜디오로 기능하고 있는 AC 계열사 설립에 대한 제한도 있다.
또 다른 AC 관계자는 "초기 스타트업 투자와 육성에 집중하라는 취지에서 AC 라이선스 행위제한이 생겼지만 VC와 투자경쟁이 이어지는 지금 같은 상황에서는 생존을 위협하는 규제로 작용하고 있다"면서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했다.
AC는 창업 생태계의 초석이다. 초기 스타트업 투자뿐만 아니라 지식과 경험을 전하며 '창업동반자' 역할하고 있다. 뿌리가 흔들리면 나무가 뽑히는 법이다. 건강한 뿌리가 자랄 수 있는 평평한 토양을 정부가 만들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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