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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놈앤컴퍼니는 지금]R&D 위한 '돈 버는 바이오' 겨냥, '신약' 선순환 결과로①CDMO·화장품으로 외형 성장, 전임상 등 초기 단계 L/O로 R&D 비용 축소

김성아 기자공개 2025-02-13 08:19:54

[편집자주]

마이크로바이옴 기업으로 잘 알려진 지놈앤컴퍼니가 최근 몇년새 체질개선을 단행했다. 신약 개발 기업의 정체성을 지키기 위해 '생존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생산, 화장품 등 다양한 사업에 진출한데 이어 소규모 기술이전을 거듭하면서 연구개발(R&D) 선순환 구조를 만들었다. 더벨은 지놈앤컴퍼니가 그리는 성장 로드맵에 대해 들여다봤다.

이 기사는 2025년 02월 12일 08시2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설립 11년차, 상장한 지는 4년. 짧으면 짧고 길다면 긴 시간이지만 신약개발 바이오텍 입장에서는 성과를 창출하기는 아직 이른 시기다. 신약 하나 나오기까지 십수년이 걸리고 그나마도 실패하기 일쑤인 환경에서 마이크로바이옴 대표기업이었던 지놈앤컴퍼니가 불과 1년여만에 완전히 새로운 회사로 탈바꿈했다.

첫 타깃은 매출기반 마련이었다.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과 마이크로바이옴 기반 화장품 등 컨슈머 사업을 통해 외형 성장을 이뤘다. 외형보다 빠르게 늘어나는 적자를 감내하기 위해선 결국 신약 개발에 대한 효율화 전략이 필요했다. 마이크로바이옴으로 출발했지만 이에 연연하지 않고 할 수 있는 연구에 역량을 쏟았다.

지난해 신규타깃 ‘항체-약물 접합체(ADC)’용 항체로 상장 후 첫 기술이전 성과를 내면서 항체 신약 가능성을 보여줬다. 기술이전 성과가 발생하면서 수익성도 대폭 개선됐다. 마이크로바이옴에 구애받지 않는 사업 전략으로 신약으로도 충분히 돈을 벌 수 있다는 점을 입증했다는 평가다.

◇수익사업 다각화에 외형 성장, 수익성 제고는 역부족

수십억원대에 머물던 지놈앤컴퍼니의 연간 매출이 140억원대로 튀어 오른 시점은 2022년. 당시 지놈앤컴퍼니의 수익 사업 중 하나인 CDMO가 본격화된 때였다.

지놈앤컴퍼니는 상장 이듬해인 2021년 미국 리스트랩 지분 60%를 인수해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 임상 시료 CDMO 사업을 시작했다. cGMP 설비를 바탕으로 한 CDMO 사업은 다수의 연구개발 업체를 고객사로 확보하면서 2022년 이후 매년 100억원 안팎의 매출을 내고 있다.


2021년부터 시작한 마이크로바이옴 기반 화장품 사업도 궤도에 올랐다. CDMO와 함께 2022년부터 본격적인 매출을 내기 시작한 화장품 사업은 국내뿐 아니라 일본 등으로 유통망을 넓히면서 매출이 급성장했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화장품 포함 컨슈머 사업 매출액은 5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배 가까이 매출이 늘었다.

수익사업 다각화로 외형 성장에는 성공했지만 신약 개발 기업 특성상 R&D에 투입되는 높은 판관비를 커버하기엔 역부족이었다. CDMO와 화장품 사업이 성과를 보인 2022년 매출액은 140억원대로 끌어올렸지만 영업손실은 575억원으로 늘어났다. 같은 기간 R&D 비용은 338억원으로 연매출의 2배 이상에 달하는 규모가 투입됐다.

◇개발비 줄이는 ‘얼리 스테이지’ L/O 전략, 수익성 제고 통했다

결국 수익성을 끌어올리는 핵심은 외형 성장이 아닌 높은 판관비의 주범인 R&D 비용을 효율적으로 집행하는 데 있다. 기술이전 규모를 키우기 위해서는 안전성은 물론 유효성까지 입증할 수 있는 후기 임상 R&D를 끌고 가야한다. 그러나 당장 자금을 투입할 여력이 없는 바이오텍 입장에선 쉽지 않다. 후기 임상에서의 데이터 확보도 장담할 수 없기 때문에 오히려 수익성을 악화시키는 ‘악수’가 될 수 있다.

지놈앤컴퍼니는 이 지점에서 후기 임상 개발보다는 보다 초기 단계 R&D에 집중하기로 결정했다. 모달리티도 넓혔다. 이미 가지고 있던 신약 개발 플랫폼 ‘지노클(GNOCLE)’을 통해 마이크로바이옴뿐만 아니라 시장의 관심이 더 높은 ADC 등 항체 신약 후보물질을 발굴해 조기 기술이전을 노리겠다는 전략이다.

초기 단계 기술이전은 계약 규모도 작고 반환 가능성도 높아 리스크가 크지만 단기적으로 성과를 내는 데는 제격이다. 지난해 스위스 디바이오팜과 체결한 신규타깃 ADC용 항체 ‘GENA-111’ 기술이전 딜은 지놈앤컴퍼니의 조기 기술이전 전략의 효과를 그대로 보여준다.

지놈앤컴퍼니는 디바이오팜 딜로 총 계약 규모의 1.2%에 해당하는 선급금 68억8250만원을 수령했다. 기술이전을 통해 벌어들이는 수익은 대부분 영업이익으로 인식된다. 향후 개발 진전을 통해 마일스톤 등을 수취한다면 신약 개발 사업으로 본격적인 매출 창출이 이뤄질 수 있다는 의미다.


기술이전으로 기존 GENA-111에 집행하는 연구개발비가 사라지면서 이에 대한 R&D 비용 축소 효과도 봤다. 디바이오팜 딜이 체결된 이후인 지난해 9월 말까지 별도기준 지놈앤컴퍼니의 R&D 비용은 90억원이 집행됐다. 2023년 236억원이 집행된 것을 감안하면 R&D 비용이 크게 줄어든 셈이다.

지난 10일 영국 엘립시스 파마와 체결한 신규타깃 면역항암제 후보물질 GENA-104 기술이전 딜 역시 R&D 비용 축소 효과를 노렸다. GENA-104는 지놈앤컴퍼니가 최초 발굴한 신규 타깃 CNTN4를 억제하는 기전을 가진다. 계열 내 최초 신약(First-in-class)으로 개발 중인 GENA-104는 본격적으로 R&D 비용이 확대되는 임상 1상 진입 직전 단계에서 기술이전됐다.

지놈앤컴퍼니 관계자는 “2023년 단행한 인력 구조조정으로 인건비가 줄어든 영향도 있지만 조기 기술이전 전략을 통해 R&D 비용을 줄이고자 하는 것은 맞다”며 “2~3년 내 초기 물질 기술이전을 반복해 안정적인 매출 기반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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