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너가 등기이사 점검]3세 경영 들어선 삼천리, 총수일가 등기는 '제로'44개 계열사 중 등기재직 0곳, 2016년 이후 오너가 이사회서 빠져
원충희 기자공개 2025-02-18 14:03:31
[편집자주]
공정거래위원회는 2024년도 오너가 있는 71개 기업집단 소속 2753개 계열회사를 대상으로 총수일가 경영참여 현황을 발표했다. 이사회 중심 경영문화를 뿌리내리고 오너가의 책임경영 측면을 평가하기 위해서다. 2022년 이래 총수일가 이사 등재 회사 비율이 상승 추세다. 공정위의 바람이 조금씩 이뤄지는 것일까. theBoard는 주요 그룹별 오너가의 등기이사 등재 현황과 실상을 살펴봤다.
이 기사는 2025년 02월 14일 09시30분 THE BOARD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천리는 44개 계열사를 가진 재계 54위 기업집단이다. 고(故) 이상균·유성연 창업주부터 시작해 이천득·이만득 2세대 형제경영을 거쳐 이은백·이은선 3세대 사촌경영으로 이어지고 있다. 그룹을 만든 이씨와 유씨 두 가문의 동업 경영은 69년째 진행 중이다.다만 그룹 내 직함을 갖고 있는 총수일가는 3명, 이들 모두 등기이사가 아닌 비등기 임원으로 재직하고 있다. 2016년을 기점으로 오너가 일원들이 모두 이사회에서 빠졌다. 경영에는 참여하면서 이사회에는 아무도 들어가 있지 않은 상황이다.
◇총수일가 3명 근무, 이사회 참여 없어
공정거래위원회 기준 재계 54위인 삼천리그룹은 도시가스 기업 삼천리를 비롯해 44개 계열사를 보유하고 있다. 삼천리, 유니슨, Transkon Jaya Tbk, SAMINDO RESOURCES Tbk 등 4개 상장사와 41개 비상장사로 구성돼 있다.
총수일가 구성원 가운데 임원으로 재직 중인 인사는 3명이다. 이만득 삼천리 명예회장과 이은백 그룹 전략 총괄담당 사장, 이은선 그룹 미래사업 총괄 부사장이다. 이은백 사장은 이만득 명예회장의 형인 고(故) 이천득 부사장의 아들이며 이은백 사장은 이 명예회장의 3녀다.
상장사이자 그룹의 중심인 삼천리에 3명의 오너가 임원이 자리하고 있다. 다만 이들 모두 비등기 이사로 재직 중이다. 등기임원은 이찬의 대표이사 부회장과, 유재권 사장 2명이며 사외이사가 3명이다. 총수일가 중에는 등기이사가 없다.

이는 그룹 전체에도 마찬가지다. 공정위가 배포한 2024년 총수일가의 이사 등재회사 현황을 보면 삼천리그룹은 0%를 기록했다. 44개 계열사 중에서 총수일가가 등기임원으로 된 곳이 하나도 없다는 뜻이다. 작년 5월 말 기준 단 2곳에만 비등기 임원으로 등재됐다.
공정위 감독대상인 71개 공시대상 기업집단 가운데 총수일가의 이사 등재회사가 0개인 그룹은 DL과 미래에셋, 이랜드, 태광과 더불어 삼천리 5곳이다. 이들 중 계열사 수를 보면 DL그룹이 45개, 삼천리그룹이 44개로 상위권이다.
◇1세대 동업경영→2세대 형제경영→3세대 사촌경영
등기임원 여부가 중요한 이유는 책임경영 때문이다. 기업 의사결정의 핵심인 이사회 구성원으로 경영에 참여하는 게 정석인 이유는 책임소재가 명확해지기 때문이다. 일부 오너가 일원은 비등기로 재직, 회사의 주요 의결에 영향력을 행사하면서 문제가 생기면 등기임원이 아니란 이유로 회피하는 경우가 많다. 공정위가 총수일가의 등기이사 재직여부를 매년 조사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삼천리그룹은 유성연·이장균 명예회장이 동업으로 탄생한 곳이다. 1세대는 두 회장의 동업 경영이었고 2세대 들어선 삼천리와 ST인터내널코퍼레이션 양대 축이 분화됐다. 삼천리는 이장균 명예회장의 가문이 맡았다.
2세대의 축은 형제 경영이었다. 장남 고 이천득 부사장과 차남 이만득 명예회장이 경영을 맡았다. 고 이 부사장이 1987년 타계한 뒤 이만득 명예회장이 총수로 올랐다. 그럼에도 차남 가문에서만 경영을 독식하지 않은 게 장남 고 이 부사장의 아들 이은백 사장이 삼천리에 근무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그룹 전략총괄 담당에 올랐다. 이은선 부사장도 작년 11월 전무에서 그룹 미래사업 총괄 부사장으로 승진하면 3세 경영의 틀, 사촌경영이 궤도에 올랐다.
삼천리그룹 이사회에서 오너가 구성원이 등재한 시기는 이 명예회장이 마지막이다. 1993년부터 2011년까지 이사로, 2011년부터 2016년까지는 사내이사로 이름을 올렸다. 그 이후로는 비등기 이사로 빠졌다. 삼천리 측은 이 명예회장이 미래 먹거리를 위한 신사업 구상에 힘쓰는 쪽으로 방향을 전환한 것이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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