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회 분석/한화오션]지분 파는 2대주주 산은, '의결 참여권' 향방은블록딜 수요예측 진행, 3~5%씩 순차적 매각…'유의적 영향력' 희석 불가피
원충희 기자공개 2025-04-30 08:17:04
이 기사는 2025년 04월 29일 15시32분 THE BOARD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산업은행이 한화오션 잔여 지분 매각에 시동을 걸었다. 대우조선(현 한화오션) 민영화 이후 남은 지분 19.5%를 순차적으로 정리한다. 블록딜로 처분 고려 중인 지분은 4.3%(1500만주), 이후 추가적인 매각을 통해 지분율을 계속 낮출 계획이다.이에 따라 경영 참여권도 변동이 생길 전망이다. 산업은행은 현재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 이어 2대 주주로 의결기구에 참여할 수 있는 권리를 보유하고 있다. 최근 산업은행 측 사외이사가 빠진데다 향후 지분율이 한 자리 수까지 떨어지면 '유의적 영향력'도 희석될 전망이다.
◇산은, 한화오션 2대주주로 '의결 참여권' 보유
산업은행은 지난 28일 한화오션 지분 블록딜을 위한 수요예측을 시작했다. 처분 물량은1300만주(지분율 4.3%) 정도가 얘기되고 있지만 수요예측 등의 결과에 따라 정확한 수량이 확정될 예정이다. 산업은행은 작년 말 기준 한화오션 지분 19.5%를 갖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 이어 2대 주주다.
산업은행은 블록딜로 일부를 먼저 정리하고 남은 지분도 3~5% 쪼개 순차적으로 처분할 전망이다.보유지분의 규모가 큰 탓에 수요자를 찾기 어려울 수 있어 통매각보다 점진적 매각으로 방향을 정했다. 산업은행이 가진 지분은 과거 대우조선을 한화그룹에 팔고 남은 것이다.

한화오션의 주인은 한화그룹으로 바뀌었지만 산업은행이 20%에 육박하는 지분을 가진 만큼 여전히 경영에 관여하고 있다. 한화오션은 산업은행을 두고 의사결정기구에 참여할 수 있는 권리를 보유하고 있으므로 '유의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기업이라 분류하고 있다.
의결기구는 결국 이사회이며 여기에 관여하려면 이사 한 명 정도를 넣을 수 있어야 한다. 자본시장법에 따르면 0.25% 이상 지분을 가진 주주의 경우 사외이사추천위원회에 후보를 제안할 수 있다.
이와 별도로 회사 측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주주에게 이사 추천권을 부여하기도 한다. 신한·우리금융 등 금융지주사는 지분 4% 안팎의 주주에게 이사 추천권을 주고 있으며 JB금융과 LS머트리얼즈 등은 10% 이상의 주주에게 추천권을 부여했다. 한화오션의 경우 공식적으로는 산업은행에 이사 추천권을 부여하지 않았으나 사실상 그에 준하는 권리가 있는 셈이다.
◇산은 출신 사외이사 교체, 이사회 내 영향력 축소
한화그룹에 인수된 직후인 2022년 말 한화오션(당시 대우조선) 이사회 구성을 보면 기획재정부 공기업 평가위원, 기획재정부 공공기관운영위원회 위원을 지낸 두 명의 경영학 교수와 해양수산부 정책자문위원장을 지낸 교수, 카이스트(KAIST) 경영대학 교수 등이 사외이사로 있었다.
교수 출신 4명 중 3명은 관과 연계가 있는 인사들이다. 사내이사 3명은 조선소장, 구조설계담당, 인사총무담당 등 모두 내부출신이었다. 그러던 중 2023년 5월 임시주주총회를 통해 이사회가 물갈이된다. 한화 출신 임원 3명이 사내이사로, ㈜한화 전략부문 대표이사가 기타비상무이사로 들어왔다.
사외이사는 서울대 교수 2명과 대법원 출신의 미국변호사, 미국 부시 가문 일원 등이 영입됐다. 남은 한 자리는 산업은행 출신의 김재익 사외이사가 들어왔다. 그는 산업은행 리스크관리부문장과 KDB인프라자산운용 대표이사를 지낸 인물이다.

산업은행에 지분 뿐 아니라 한화오션에 조선업에 필요한 단기차입금이나 외화 유전스(Usance) 등을 빌려주고 있다. 작년 말 기준 한화오션 연결 단기차입금 3조2377억원 중 2조9526억원이 산업은행에서 대여해준 자금이다.
다만 한화오션은 지난 3월 정기주총을 열고 사외이사 2명을 교체했다. 그 중 한 명은 산업은행 출신인 김재익 사외이사다. 2023년 때 선임된 사외이사들의 임기가 올해 3월로 한정돼 있기 때문이다. 당시 한화그룹이 한화오션을 경영권을 넘겨 받고 인수 후 통합(PMI) 작업 차원에서 한시적으로 구성된 이사회다.
산업은행이 보유한 한화오션 지분율이 낮아질수록 유의적 영향력은 희석이 불가피해진다. 이번 블록딜 이후에도 15% 가량의 지분이 남지만 차후 3~5%씩 쪼개 팔면서 10% 미만으로 떨어지면 유의적 영향력도 없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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