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nction Radar]가처분 인용률 '3.57%', 이화그룹 기로인용 후 본안소송 난관… 역사상 상폐 번복 기업 1곳
이종현 기자공개 2025-02-25 09:00:33
이 기사는 2025년 02월 18일 10시15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그룹(옛 이화그룹)의 상장 3사(이화전기·이아이디·이트론)가 서울남부지방법원에 한국거래소의 상장폐지 결정에 효력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가처분이 인용되면 본안 판결까지 시간을 벌게 된다. 최근 비슷한 절차를 밟고 있는 비덴트가 가처분 인용 결정을 받은 것은 기대할 만한 요인이다.하지만 신청 기각 후 상장폐지로 이어지는 사례가 대다수인 만큼 안심하긴 힘들다. 2022년 이후 상장폐지에 대한 가처분 신청을 한 기업 중 인용을 받은 기업은 비덴트가 유일하다. 2022년 14개사, 2023년 6개사, 2024년 7개사의 가처분 신청이 기각됐다. 총 28개사의 가처분 신청 중 인용률은 3.57%에 불과하다.
◇가처분 신청 28개사 중 1곳 인용
거래소의 상장폐지를 결정한다고 해서 모든 기업이 곧바로 상장폐지가 되는 것은 아니다. 상장위원회 이의신청과 같은 구제 절차가 남는다. 다만 거래소 내 구제가 어려워진다면 법원의 판단을 받아야 한다. 그 첫 단추가 상장폐지 효력정지 가처분이다. 기업과 거래소가 법정 다툼을 벌이게 되고, 그 결과가 나올 때까지 거래는 중단된다.
상장폐지 결정을 받은 기업 상당수는 이에 대한 가처분 신청을 한다. 2022년부터 올해 2월까지 상장폐지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한 47개 기업을 살펴본 결과 법원 판단이 나온 곳은 총 28개 기업이다. 가처분 신청 결과가 나오기 전 파산한 한국테크놀로지를 빼면 18개 기업에 대한 결과가 아직 나오지 않았다.
이처럼 상장폐지 결정에 대한 가처분 신청은 드문 일이라고 보기 어렵다. 자발적 상장폐지가 아니라면 의례적인 절차 중 하나로 볼 수도 있다. 문제는 가처분 신청에 대한 인용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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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폐지 결정 가처분 신청을 한 28개 기업 중 인용을 받은 것은 비덴트가 유일하다. 비덴트는 2024년 10월 2일 거래소를 상대로 가처분 신청을 해 올해 2월 3일 본안 판결 확정시까지 상장폐지 결정 효력을 정지한다는 가처분 결정을 받았다. 나머지 기업의 가처분 신청은 모두 기각됐다.
가처분 신청이 기각된 기업은 상장폐지 전 정리매매 절차에 돌입한다. 올해만 해도 3개 기업이 상장폐지가 확정돼 정리매매를 진행했다. 애닉(옛 베스파)과 이큐셀, 퀀타피아다. 이중 이큐셀은 본래 이그룹의 계열사였으나 지난해 휴림로봇이 지분을 취득하며 최대주주에 올랐다. 애닉, 이큐셀은 지난 13일까지 정리매매를 진행한 뒤 14일 상장폐지됐다. 퀀타피아는 18일까지 정리매매를 한 뒤 19일 상장폐지될 예정이다.
◇가처분 인용 이후도 첩첩산중… 부활 사례 '감마누' 유일
상장폐지 효력정지 가처분 인용 결정을 받는다고 해서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가처분 인용은 거래소와의 법정 공방의 시작을 의미한다. 상장폐지 '취소'가 아니라 '유예'에 가깝다.
가처분 신청 후 소송을 진행해 증시에 복귀하는 것이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 실제 가처분 인용 후 법정 다툼에서 승리한 기업이 있다. 감마누다.
감마누는 2018년 상장폐지가 결정됐고 그해 신청한 가처분 신청이 인용돼 소송을 진행했다. 최종적으로 대법원이 감마누의 손을 들어주면서 2020년 8월 코스닥에 복귀했다. 감마누는 거래재개 이후 2021년 더에이치큐로 상호를 변경했다가 2022년 휴림로봇이 인수하면서 휴립로보틱스로 또다시 변경했다. 지난 3일에는 오늘이엔엠으로의 상호 변경을 공시했다.
하지만 감마누 사례를 기대하기에는 가능성이 높지 않다. 감마누는 거래소의 상장폐지 결정을 번복한 유일한 사례다. 감마누 이전에도, 이후에도 숱한 기업들이 거래소와 소송을 진행했지만 한 곳도 이기지 못했다. 소송 전 가처분 신청조차 받아들여지는 사례조차 드물다는 것을 고려하면 특이한 일은 아니다.
또 감마누의 경우와 단순 비교도 어렵다. 감마누는 201년 재무제표에 대한 감사 의견거절이 상장폐지 사유였다. 2017년 인수한 여행사들과 대규모 자금거래를 했지만 이에 대한 감사증거가 부족해 거절됐다. 이에 감마누는 재감사 결과 적정의견을 받으며 상장폐지 사유를 해소했다. 반면 이그룹 3사는 여전히 감사 의견거절을 받고 있다.
더벨은 이그룹 측 대응을 묻기 위해 대표 전화번호로 연락을 취했다. 이화전기, 이아이디와는 연결되지 않았으나 이트론과는 통화할 수 있었다.
이트론 IR 담당자는 더벨과의 통화에서 "가처분 신청과 별개로 회사 차원에서 할 수 있는 노력은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감사 의견거절과 관련해서는 "재판이 진행되고 있는 건이다 보니 어떻게 할 수가 없다. 결과가 나올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고 밝혔다. 감사 적정의견을 받지 않으면 상장폐지 사유 해소되지 않아 다시 문제가 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판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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