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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주총회 프리뷰]주주서한 받은 농심, '기업가치 정상화' 요구 배경은①연내 밸류업 계획 공표 요청, 이달 22일 이후 추가 행동 가능성

서지민 기자공개 2025-02-21 15:08:56

[편집자주]

주주총회 안건은 기업의 미래를 담고 있다. 배당부터 합병과 분할, 정관변경과 이사 선임 등 기업의 주요한 결정은 주주총회에서 매듭짓게 된다. 기업뿐 아니라 주주들의 의견을 드러내는 장치이기도 하다. 특별·보통결의 안건들은 주주의 구성에 따라 통과되기도, 반대의견에 부딪혀 무산되기도 한다. 더벨이 주주총회 안건이 불러올 기업의 변화를 분석해보고 주주 구성에 따른 안건 통과 가능성 등을 전망해 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2월 19일 15시48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유통가를 중심으로 주주행동주의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는 가운데 농심도 한통의 주주서한을 받았다. 발신인은 '언로킹 밸류(Unlocking Value)'라는 익명의 소수주주다. 그는 농심의 기업가치 정상화를 위한 첫걸음으로 연내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공표할 것을 요구했다.

공개서한을 발송한 후 법적 효력이 있는 주주제안은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 다만 '언로킹 밸류' 측은 이달 22일까지 농심 이사회가 입장을 발표하지 않을 경우 추가 조치를 고려하겠다는 계획을 밝혀 눈길을 끈다.

◇익명 소수주주가 공개주주서한 발송, 저조한 주가수익률 지적

익명의 소수주주 '언로킹 밸류'는 1월 22일 농심에 공개주주서한을 발송했다. 그는 "농심은 세계적인 브랜드와 강력한 시장지위에도 불구하고 수년간 글로벌 동종기업 최저 수준의 수익성과 주가수익률을 시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농심의 제품 특성과 시장의 유사성을 고려해 제시한 글로벌 동종기업은 삼양식품과 오뚜기, Nissin Foods Holdings, Toyo Suisan, Tingyi, Uni-President China Holdings 등이다. 수익성 지표와 주가수익률에서 동종기업과 농심 간 괴리가 크다는 주장이다.

자료:언로킹 밸류

언로킹 밸류가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2024년 12월 30일 기준 농심의 1년 절대 주가수익률은 마이너스(-) 8.1%다. 같은 기간 삼양식품과 Toyo Suisan의 절대 주가수익률이 각각 254.2%, 47.9%를 기록한 것과 대조적이다.

농심의 3년, 5년 절대 주가수익률은 각각 17.4%, 55.5%다. 국내는 물론 글로벌 라면 시장에서 강력한 시장지위를 보유한 선도기업임에도 불구하고 경쟁사들에 비해 약한 주가 상승세를 보인 셈이다.

농심 주가가 저평가 상태에 있다는 지적은 이전부터 제기됐다. 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18일 기준 농심의 PBR은 0.83배다. PBR은 주가가 1주당 순자산의 몇 배인지를 나타내는 지표로 통상 1 이하일 경우 저평가된 회사로 본다.

2019년부터 2024년까지 마지막 거래일 기준으로 PBR을 나열하면 0.82배, 0.54배, 0.95배, 0.94배, 1.02배, 0.89배다. 2023년을 제외하고 모두 1배 미만으로 저평가 수치를 보였다. 반면 삼양식품의 PBR은 2019년 말 2.9배에서 2024년 말 10.1배로 상승했다.

주당순이익과 비교해 주가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 평가하는 지표인 PER도 동종기업과 비교했을 때 낮은 수준이다. 2024년 말 기준 12개월 선행 PER이 12배로 Nissin과 Toyo Suisan, 삼양식품 등에 비해 약 30% 낮은 수준이다.


◇'수익성·자본배치·거버넌스' 개선 방안 수립 요구

언로킹 밸류는 농심의 기업가치가 저평가된 이유로 업계 대비 낮은 수익성, 불투명한 자본배치, 거버넌스 등을 꼽았다. 이에 대한 진단과 개선 방안을 포함한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연내에 공표해달라는 요청이다.

언로킹 밸류 측은 "2월 22일까지 이사회의 입장 발표가 없거나 발표 내용이 충분하지 않다면 농심 소수주주의 투자가치 보호와 제고를 위해 추가 조치를 고려하고 있다"고 알렸다.

농심은 오는 3월 21일 정기주주총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상법상 주주총회 6주 전까지 주주 제안이 들어와야 주총에서 해당 제안에 대한 논의가 가능하기 때문에 오는 정기주주총회에서 관련 안건이 논의될 가능성은 없다.

다만 언로킹 밸류가 이번 주주서한 이후로도 주주행동을 지속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만큼 향후 농심 소액주주들의 결집 여부와 농심의 대응 방안에 이목이 집중된다. 행동주의 플랫폼 액트(ACT)를 중심으로 소액주주 지분 모집이 진행 중이다.

이번 주주서한을 계기로 농심의 주주친화 정책에도 관심이 모이고 있다. 경쟁사인 삼양식품이나 오뚜기에 비해 주주환원 확대에 소극적이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1981년부터 꾸준히 배당을 진행 중이나 배당금에는 거의 변화를 주지 않는 보수적 모습을 보이고 있다.

반면 삼양식품의 경우 실적 성장세에 발맞춰 자사주 매입, 중간배당 도입 등을 진행하며 주주친화 정책을 강화하는 기조다. 오뚜기는 지난해 8월 중장기 배당정책을 수립해 2026년까지 별도 당기순이익의 20% 수준을 배당으로 환원하겠다고 밝혔다.

농심 관계자는 "'비전 2030'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중장기적 성장 기반을 마련했다"며 "앞으로 해외 사업에서 성과를 키워 주주가치 제고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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