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interview/LP Radar]"우리운용, 다양한 주체 이끄는 모험자본 '통로' 지향"이상원 신성장기업투자실장 "민간 모펀드 운용 강점은 자율성…글로벌 FoF 벤치마킹"
최윤신 기자공개 2025-02-24 08:23:51
이 기사는 2025년 02월 20일 14시24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우리자산운용은 최근 혁신성장펀드의 재정모펀드 자격을 따 내며 모험자본 업계의 이목을 모았다. 모펀드 운용을 담당하는 조직을 꾸린 지 2년이 채 지나지 않은 시점에 이뤄낸 쾌거다. 앞서 2023년 글로벌파트너십펀드 5호를 결성한 데 이어 또 하나의 모펀드 운용 트랙레코드를 만들어냈다.이런 성과의 중심에는 이상원 우리자산운용 신성장기업투자실장(사진)이 있다. 한국성장금융 출신으로 우리자산운용에 합류해 마수걸이 모펀드 결성을 주도했고, 운용성과를 내 온 인물이다. 최근 더벨과 만난 그는 "우리자산운용은 대체투자를 확대하며 적극적으로 VC·PE 출자에 나서고 있다"며 "장기적으로 다양한 주체를 모험자본 시장으로 이끄는 통로 역할을 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성장금융 출신, 글로벌 확장 비전 공감해 합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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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생인 이상원 실장은 서울대학교 전기공학부를 졸업하고 카이스트 경영공학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공학을 전공했지만 금융 분야에 많은 관심을 가졌다. IBK기업은행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IB본부와 투자금융부에서 일하며 부동산PF와 벤처투자 등의 업무를 수행했다. 2013년 성장사다리펀드 출범을 위한 테스크포스(TF)에 참여했고, 2016년 사무국을 한국성장금융으로 법인화하는 과정에서 설립 멤버로 참여해 혁신금융실장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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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실장은 "당시 우리자산운용은 신성장기업 투자사업을 선점하기 위해 적극적인 전략을 모색하던 시기였다"며 "신성장기업 투자를 통해 글로벌 확장을 도모하려는 비전에 공감해 합류하게 됐다"고 말했다.
신성장기업투자실은 설립 직후 한국산업은행의 '글로벌파트너십펀드 5호' 모펀드 출자사업을 준비했고 콘테스트를 통해 운용자격을 따냈고 2600억원 규모로 모펀드 결성에 성공했다. 글로벌파트너십펀드는 국내 스타트업의 해외 자금유치와 벤처생태계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목적으로 한 모펀드다. 5호 출자사업에서 처음으로 공모방식으로 운용사를 선정했다.
글로벌파트너십펀드는 해외 VC가 결성하는 펀드에 출자해야 하기 때문에 운용난이도가 높은 것으로 평가받는다. 이 실장 주도로 순조롭게 운용되고 있다. 이 실장은 "글로벌파트너쉽펀드 5호 모펀드 운용을 통해 작년말까지 13개 해외 벤처펀드에 출자했고 올해 추가로 5~6개 펀드에 출자할 예정"이라며 "라인업은 정해졌고 상반기 중 출자를 마무리 지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출자 펀드 중에는 해외 VC가 국내 VC와 공동운용(Co-GP)하는 펀드도 있다. SV인베스트먼트가 인도네시아 이스트벤처스와 Co-GP로 운용하는 펀드, 디티앤인베스트먼트가 일본 코로프라넥스트와 함께 결성한 펀드에 출자했다. 인터베스트와 말레이시아 일함캐피탈이 결성한 펀드에도 자금을 보탰다.
이외 출자한 펀드는 모두 해외 VC가 단독 운용하는 곳이다. 규모가 큰 VC보다는 능력있는 중소형 VC를 엄선해 출자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이 실장은 "가급적 한국 기업에 투자해 본 경험이 있는 VC를 위주로 출자하고 있다"며 "펀드의 규모가 크면 출자 지분율이 낮아지고 긴밀한 파트너십을 만들기 어렵기 때문에 중소형 펀드를 중심으로 출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앵커출자자로 나서고 있진 않지만 펀드의 최대 30% 가량을 책임지며 펀드의 주요 LP 역할을 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해외펀드 출자와 더불어 국내외 VC와 함께 공동 투자 형태로도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 글로벌파트너십펀드 5호의 재원 중 450억원은 자펀드 운용사와 공동으로 직접투자 할 수 있도록 짜여있다. 이 중 218억원을 투자했다. 이 실장은 "자펀드 운용사들이 만든 포트폴리오를 들여다보고 좋은 투자기회를 잡는 방식으로 투자하기 때문에 좋은 성과를 낼 것으로 기대한다"며 "한 자펀드 운용사는 공동투자 제안을 일주일에 한번씩 보내올 정도로 GP들에게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글로벌자산운용 합병으로 경쟁력 강화
우리자산운용은 글로벌파트너십펀드의 출자가 마무리돼가는 시점에 또 한차례 모펀드 운용을 맡는데 성공했다. 산업은행의 혁신성장펀드 재정모펀드 운용사를 뽑는 콘테스트에서 성장지원 펀드의 운용자격을 따내면서다. 우리자산운용은 지난해 처음 지원해 고배를 마셨는데, 두번째 지원만에 자격을 따냈다.
이 실장은 우리자산운용과 우리글로벌자산운용의 합병으로 회사의 대체투자 역량이 강해진 게 혁신산업펀드 운용사로 선정되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고있다. 신성장기업투자실은 당초 대표이사 직속 조직으로 설립됐다. 다만 2024년 우리자산운용이 우리글로벌자산운용과 합병하면서 대체투자 부문에 속하는 조직으로 변경됐다.
그는 "대체투자부문에서 인수금융펀드와 GP출자금대출펀드 등을 운용하고 있기 때문에 더 다양한 금융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게 됐다"며 "최승재 대표이사 주도로 대체투자 라인업을 확대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은 것 같다"고 말했다.
우리자산운용은 지난 17일 산업은행과 함께 성장지원펀드 자펀드 운용사 선정을 위한 공고를 내고 선정 절차에 돌입했다. 3월 말까지 운용사 선정을 마칠 계획이다. 이 실장은 "혁신성장펀드는 산업은행이 민간 모펀드 운용사와 공동으로 출자하는 사업이기 때문에 정책적 효과를 극대화하면서도 민간 모펀드 운용사로서의 자율성을 잘 융화 할 수 있어야 한다"며 "산업은행과 협업을 통해 우수 운용사를 선발하고 연내에 펀드결성이 완료될 수 있도록 잘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모펀드 운용으로 시작해 공동 투자와 세컨더리 투자 전략을 통해 크게 성장한 글로벌 FoF들의 성장전략을 벤치마킹할 계획이다. 그는 "블라인드 펀드에 출자하는 것 외에도 기존 블라인드 펀드 운용사와의 네트워크를 활용한 세컨더리 투자와 공동투자를 균형감있게 재원배분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실제 이를 위한 세컨더리 펀드 결성도 준비하고 있다. 그는 "일반구주 매입의 경우 우리의 자펀드와 경쟁하는 모습이 될 수도 있기 때문에 LP지분 세컨더리를 가미해 시장에 도움이 될 수 있는 펀드를 만들려고 한다"고 말했다.
아직 조직이 만들어진 지 2년이 채 지나지 않은 만큼 지속적인 출자재원을 마련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다. 이를 위해 적극적으로 정책펀드 등 모펀드 운용 콘테스트에 도전할 예정이다. 장기적으로는 자체적인 모펀드를 만드는 게 목표다. 이 실장은 "장기적으로 일반기업들이나 개인들도 참여할 수 있는 상품을 만들고 다양한 LP들을 초청해 우리만의 모펀드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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