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탑스 오너십 교체 드라이브…김근하 대표 최대주주에 김재경 회장 140억원 규모 주식 증여…증여 시점에 시장 관심
이돈섭 기자공개 2025-02-28 08:17:54
이 기사는 2025년 02월 25일 14시45분 THE BOARD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스닥 상장 전자부품 제조사 인탑스가 오너십 세대 교체에 드라이브를 걸었다. 현재 인탑스와 25개 비상장 계열사를 지배하고 있는 김재경 회장이 장남 김근하 대표에게 140억원 규모 주식을 증여하면서 최대주주 자리에서 내려왔다. 인탑스는 오랜 기간 안정적 사업 구조를 쌓아왔음에도 불구하고 주가 부양 노력이 부진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증여가 이뤄진 시점 역시 예년 수준에 비해 주가가 상당폭 주저앉아 있었다.김재경 회장은 지난 14일 김 회장의 두 자녀 김근하 대표와 김수진 씨에 각각 51만6000주와 15만4800주씩 총 67만800주(3.90%)를 증여했다. 이에 따라 김 회장 보유 주식은 313만2122주(18.21%)에서 246만1322주(14.31%)로 줄어들었고, 김 대표 보유 주식은 244만8489주(14.24%)에서 296만4489주(17.24%)로 확대했다. 김 대표는 2009년 주주명부에 이름을 올린 뒤 최대주주였던 김 회장의 지분율을 처음으로 넘어섰다.
김 회장의 주식 증여는 2018년 5월 이후 7년여 만이다. 김 대표는 2009년부터 시장에서 지분을 꾸준히 매집해 오다가 7년 전 김 회장에게서 172만주를 증여받아 지분율을 3.82%에서 14.24%로 확대했다. 김 대표는 이후 본인이 지분 전량을 보유한 플라텔을 통해 인탑스 주식을 꾸준히 매집해 왔다. 지난 14일 현재 플라텔이 보유한 인탑스 지분은 3.09% 수준. 김 대표가 사실상 지배력을 행사할 수 있는 지분은 20.33%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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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너십 전환이 시작된 시점에도 이목이 쏠린다. 김 회장이 그의 두 자녀에게 증여를 시도한 지난 14일 인탑스의 종가는 2만850원. 1년 전과 비교해 31% 감소했다. 최근 1년간 인탑스 주가 흐름을 보면 지난해 3월 3만원대에 올랐다가 이후 꾸준한 감소세를 기록, 같은 해 12월 초 1만5000원대까지 떨어졌다가 이후 소폭 반등하는 모습을 연출했다. 주식 증여금액은 증여일 전후 2개월 종가 평균 금액을 기준으로 산정해야 한다.
김 회장이 두 자녀에게 증여한 주식 가치를 증여가 이뤄진 14일 종가를 기준으로 평가하면 140억원 규모에 육박한다. 증여세는 누진세율이 적용되는데, 과세표준 금액이 30억원 이상인 경우 50% 세율이 적용된다. 재계 관계자는 "증여세 부담을 낮추기 위해서라도 주가가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을 때 증여를 실시하는 것이 유리하다"면서 "증여세 부담을 낮추기 위해 수차례에 걸쳐 증여를 실시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지난해 인탑스 실적은 부진했다.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은 6147억원으로 전년대비 6.5% 증가했지만, 같은기간 영업이익은 37억원으로 79.6% 감소했다. 영업이익 기준으로는 2014년 32억원 영업손실을 기록한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한 것. 재료비와 외주비 등 매출원가 상승으로 이익이 감소했다는 게 인탑스 측 설명이다. 결산배당으로 보통주 한 주당 150원씩 총 24억원을 풀 예정인데 이는 2018년 배당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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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탑스는 그간 꾸준한 실적에도 불구하고 주가 관리에는 소극적이었다. 지난해부터 최근 5년간 인탑스 영업이익은 많게는 1420억원(2022년), 적게는 37억원(2024년)을 기록했다. 지난해 9월 말 현재 현금성자산(기타금융자산 포함)은 1191억원. 같은 기간 시총은 4033억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자기 몸집의 3분의 1 정도에 해당하는 자산을 현금으로 보유하고 있던 셈이다. 이 시기 PBR(주가순자산비율)은 0.5%가 채 안 됐다.
2020년에는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자기주식 취득 계획을 밝히고 실제 그해 19만여주를 매입했다. 매년 그 규모를 꾸준히 확대해 지난해 9월 말 현재 자사주 보유량은 129만주 (7.52%) 수준이 됐다. 통상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주식을 매입하는 경우 자사주를 소각해 유통 주식량을 줄여 주가 부양 효과를 도모하지만, 인탑스는 자사주 보유량을 급격하게 늘리는 데 집중했을 뿐 지금까지 자사주 소각을 시도한 적은 전무했다.
현재 국회에는 증여세 산정 시 주식 평가액이 해당 기업 주당 순자산가치를 초과할 수 없게 하는 상속증여세법 개정안이 발의돼 있고 이사의 충실의무 대상이 기존 회사에서 주주와 회사로 확대하는 내용을 골자로 삼은 상법 개정안이 최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했다. 관련업계 관계자는 "상법 개정안이 통과된 이후에는 주가 부양 노력을 하지 않은 기업에서 주식 증여가 일어나는 경우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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