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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주총회 프리뷰]실적·주가 부진 율촌화학, 주주제안 처음 받았다소액주주 연대, 집중투표제 등 제안....특수관계인 지분률 높아 통과 가능성 낮아

정명섭 기자공개 2025-02-28 07:58:54

이 기사는 2025년 02월 25일 16시34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농심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농심이 기업가치 하락에 대한 지적이 담긴 주주서한을 받은 가운데 그룹 화학 계열사 율촌화학도 소액주주로부터 집중투표제 도입, 감사 선임 등의 주주제안을 받았다. 본업과 신사업의 동반 부진, 그에 따른 주가 하락이 소액주주들을 움직인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율촌화학은 농심홀딩스와 신동윤 대표이사 회장 등 특수관계인의 지분율이 과반 이상이라 주주제안 안건들은 모두 부결될 것으로 보인다.

율촌화학은 내달 25일 열리는 정기주주총회에 △감사위원회 제도 도입 △집중투표제 도입 △기업설명회(IR) 정례화 △전자 투표제 도입 △권고적 주주제안 도입 △주주총회 보수심의제 신설 등의 정관 변경안을 상정한다.

이 중 감사위 도입을 제외한 5개 안건은 주주제안을 받아 상정된 안건이다. 율촌화학이 주주제안을 받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제안자는 율촌화학 소액주주 연대다. 이들은 여의도연구원 상근부소장 출신인 곽창규 한국외대 겸임교수를 감사로 선임하는 안건도 제안했다.


앞서 농심그룹 핵심 계열사인 농심이 익명의 소액주주로부터 기업가치 하락에 대한 불만이 담긴 주주서한을 받았는데 이와 연관성이 있는지는 알 수 없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다만 주주제안 안건 대부분이 소액주주들이 원하는 안건이라는 점, 율촌화학도 경영실적과 주가 흐름이 부진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양사 소액주주의 목적은 동일한 것으로 분석된다.

집중투표제는 이사를 선임할 때 선임하는 이사 수만큼의 의결권을 주주에게 부여하고 원하는 후보에게 몰아주는 방식으로 투표할 수 있게 하는 제도다. 소액주주가 지지하는 후보의 선임 가능성을 높여 대표적인 소액주주 보호방안으로 거론된다.

주주총회 보수심의제는 주총에서 회사의 보수 정책과 대표이사 등 임원진의 보수 산정을 심의하는 제도다. 주주들이 임원진 보수 산정에 대한 정보에 접근하기 어려운 점을 개선하기 위한 제도로, 표결 결과는 강제가 아닌 권고적 성격을 가진다.

율촌화학은 근래 실적·주가의 동반 부진이 주주제안을 불러온 것으로 보고 있다. 율촌화학은 최근 3년간 적자를 기록했다. 주력 사업인 포장재 사업 부문은 코로나 사태 종결 이후 매년 280억~400억원 사이에서 안정적인 이익을 창출하고 있다.

그러나 신사업으로 육성 중인 전자소재사업이 매년 200억원대 적자를 기록했다. 기대주인 전기차 배터리용 파우치 매출이 커지고 있으나 글로벌 전기차 수요 둔화 여파로 수익성이 좀처럼 회복되지 않은 모습이다.

사업 포트폴리오 전환에 따른 설비 투자로 재무건전성은 다소 떨어졌다. 2020년 76.4%였던 부채비율(연결기준)은 작년 3분기 말 107.8%로 올랐고 같은 순차입금비율은 34%에서 72.8%로 올랐다. 신사업 성과가 수면 위로 올라오지 않다 보니 2023년 초 4만~5만원을 오가던 주가는 현재 2만원대까지 떨어졌다.



다만 주총에서 주주제안 안건이 통과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정관 변경안은 특별결의 사안이라 '출석 주주의 의결권 3분의 2 이상 동의 및 발행주식 총수의 3분의 1 이상 동의'를 충족해야 한다. 율촌화학은 농심그룹 지주회사인 농심홀딩스과 신 회장, 신 회장의 장남 신시열 율촌화학 상무 등 특수관계인이 지분 56.46%를 보유하고 있다. 그간 주총 현장에서 일반 주주들의 참여율이 극히 낮아 주주제안의 대부분은 부결됐다.

율촌화학 관계자는 주주제안에 대해 "받아들일 건 받아들일 수 있다"면서도 "주총 현장에서 회사 입장을 적극적으로 설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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