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사 배당 10년]10년간 255조 풀었다…삼성전자가 '35%' 지탱①코스피 상위 10개 회사 비중 60% 육박…중간배당 기업 10년간 3배로
고진영 기자공개 2025-03-05 08:30:01
[편집자주]
배당은 투자에 대한 직접적 보상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가장 기본적인 주주환원 방식이자 신뢰 구축의 수단이다. 또 배당정책은 기업의 재무상태와 현금흐름, 성장 수준을 나타내는 가늠자로도 기능한다. 단순한 이익분배를 넘어 잉여현금흐름을 효율적으로 관리, 주주와 경영진간 이해관계 일치를 도모하는 메커니즘으로 작용하고 있다. THE CFO가 지난 10년간 코스피 상장사들의 배당내역과 추이 변화를 되짚고 그 재무적 배경을 분석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2월 26일 11시37분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유가증권시장에 공개된 기업들이 10년간 250조원 남짓을 배당에 쓴 것으로 나타났다. 주목할 부분은 삼성전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압도적이란 점이다. 한 해 코스피 배당총액의 절반 이상을 삼성전자가 떠받친 해도 있었다.또 삼성전자가 특별배당을 했던 2021년을 제외하면 10년간 지난해 배당총액이 가장 많았다. 중간배당을 하는 기업의 경우 이 기간 세 배로 불었다. 지난해 배당을 갑자기 늘린 곳으론 현대차그룹과 HD현대마린솔루션, 현대엘리베이터 등이 꼽힌다.
◇삼성전자, 10년간 '90조' 배당…2위 현대차는 14조
THE CFO가 10년간 코스피 상장사 758곳의 별도법인 배당금을 전수 조사한 결과 총 255조2401억원이 주주들에게 지급됐다. 2015년부터 2024년 9월 말까지 지급일을 기준으로 셈한 금액이다.
지난해의 경우 9월 말 기준 29조3763억원을 배당으로 분배했다. 같은 기간 배당금을 연도별로 비교해보면 2015년 12조원대에서 2018년 23조원 남짓으로 매년 꾸준히 늘었으나 2019년 22조원, 2020년 20조원대로 줄면서 주춤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2021년 34조원 규모로 급증, 이후 우하향했다가 2024년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최근 5년간의 흐름은 코로나19 영향이 컸다. 2019년에서 2020년 초 코스피 지수가 급락하면서 기업들이 곳간을 틀어막았고 배당에도 보수적 기조가 반영됐다. 그러다 ‘동학개미운동'으로 불리는 개인 투자자들의 대규모 매수가 2020년 하반기 시작됐으며 2021년엔 백신 접종이 본격화되면서 경제회복 기대감이 커졌다. 기세가 꺾였던 배당규모가 2021년 갑자기 회복한 배경이다.
특히 전체 배당액의 증감을 좌우한 요인 중 하나로 삼성전자가 있다. 삼성전자는 2018년부터 매년 10조원 안팎을 배당으로 환원하고 있다. 2021년에는 특별배당을 실시하면서 무려 20조원을 풀었다. 같은 해 코스피 전체 상장사가 총 37조8000억원을 배당했으니 삼성전자가 채운 금액이 그 절반을 넘는다.
10년간 삼성전자가 배당한 총액은 약 90조원에 달했다. 이 기간 코스피 상장사 전체 배당액이 255조원인데 3분의 1을 이상을 삼성전자가 지탱한 셈이다. 삼성전자가 없을 경우 10년 동안의 배당총액은 166조원 수준으로 줄어든다.

삼성전자 다음으론 현대자동차 배당금이 많았다. 현대차는 2015년부터 작년 9월 말까지 14조원을 배당에 썼다. 특히 역대급 실적을 기록한 2023년부터 배당이 급증한 상태다. 2023년과 2024년 두 해 동안만 5조6000억원 넘게 풀었다.
그 뒤론 3위 포스코홀딩스(7조9600억원), 4위 기아(7조6300억원), 5위 SK텔레콤(7조4385억원), 6위 SK하이닉스(7조3343억원) 등이 각각 10년간 배당금 7조원대를 기록했다. 이중 기아의 경우 2023년까진 9년간의 누적 배당액 순위가 4조9000억원 정도로 6위에 그쳤던 곳이다. 하지만 현대차와 마찬가지로 최근 2~3년간 실적 급증과 함께 주주환원을 확대하면서 SK텔레콤과 SK하이닉스를 추월했다.
나머지 10위권 기업은 KT&G(5조3572억원), 한국전력공사(4조8669억원), LG화학(4조8388억원), 현대모비스(3조6339억원) 등이다. 이 상위 10개 기업의 배당액이 코스피 전체 배당액의 60%(153조원) 상당을 차지했다.
특히 KT&G는 자산규모가 10조원대에 불과하다는 점에서 눈에 띈다. 10위권 내에서 가장 규모가 작지만 50%를 넘는 배당성향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228개기업 배당 확대, 164곳 배당 축소
배당 추이를 보면 애초 배당을 하다가 지난해 멈춘 기업은 34곳으로 집계됐다. 상장폐지 수순을 밟은 신세계건설, 적자행진 중인 엘앤에프 외에 GS건설, SK이노베이션 등이다. 이중 GS건설과 SK이노베이션은 올해(2024년 결산) 배당을 재개한다.
GS건설의 경우 2023년 검단 사고 여파로 4000억원대 순손실을 내면서 배당 재원이 없었고 SK이노베이션은 2023년 회계연도에 대해 현금배당 대신 491만9974주의 자사주 소각을 결정했다. 자사주 소각을 포함하면 총 주주환원율은 기존 배당성향을 상회했다는 설명이다.
배당을 멈춘 기업을 제외했을 때 2024년 9월 말 기준 총 130개 기업의 배당액이 2023년 같은 기간보다 줄였다. 총배당액을 50% 이상 축소한 기업으론 영풍제지(-88%), 한온시스템(-75%), 한신공영(66%), LG화학(-65%), NC소프트(53%) 등이 대표적이다.
반대로 지난해 배당을 늘리거나 시작한 기업은 228곳으로 조사됐다. 특히 2024년 5월 상장한 HD현대마린솔루션은 IPO(기업공개)를 하자마자 1000억원을 배당했다. HD현대마린솔루션 최대주주는 HD현대로 지분 55.79%를 보유 중이다. 2020년부터 HD현대에 꾸준히 배당금을 밀어주고 있다.
현대엘리베이터 역시 지난해 2000억원에 가까운 돈이 배당으로 빠져나갔다. 2023년까지 5년간 현대엘리베이터가 연평균 270억원(지급일 기준) 정도를 배당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연간 배당지출이 단숨에 7배 넘게 뛰었다.
이밖에 한화솔루션이 주주가치 제고를 이유로 지난해 4년 만에 배당을 재개, 517억원을 환원했으며 방산 호황을 누리고 있는 현대로템도 2014년 이후 처음으로 배당을 재개했다. 올해는 현대로템이 배당금을 주당 200원으로 두 배 늘리며 배당 확대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증가율을 보면 강원랜드(166%), LS일렉트릭(155%), 한미반도체(108%), 셀트리온(100%) 등의 지난해 9월 말 기준 배당액이 전년 동기보다 2배 이상 뛰었다. 또 네이버(91%), LG전자(85%), 애경산업(84%), 한진칼(76%), 삼양식품(63%), 롯데케미칼(60%), 한샘(53%) 등의 배당지급액도 큰 폭으로 점프했다.
또 지난해 9월 말 기준 중간배당을 한 곳은 총 75개 기업으로 조사됐다. 2015년 27개 기업뿐이었는데 그간 3배 가까이 늘었다. 10위권 중에선 기아, 한국전력, LG화학을 제외하고 모두 중간배당을 했으며 그 외엔 고려아연, KT, LG유플러스, LG전자, SK, 두산밥캣, HD현대, 현대엘리베이터, 롯데케미칼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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