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프로비엠, 흑자나면 코스피 재도전한다...시총 방어 '과제' 공매도 재개·수요 둔화 겹악재…유일한 돌파구 신규 고객사 확보 '전망'
이호준 기자공개 2025-03-04 08:10:16
이 기사는 2025년 02월 28일 17시14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에코프로비엠이 코스피 이전 상장을 철회하면서 투자 심리가 급격히 위축됐다. 28일 주가는 11% 넘게 급락하며 시가총액이 하루 만에 1조5000억원 이상 증발했다.증권가에서는 주식 유동성 확대 기회를 상실한 만큼 당분간 추세적인 주가 하락세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주요 고객사의 성장 둔화와 다음 달 공매도 재개 등 악재가 겹치면서 시총 10조원 방어도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코스닥 시총 3위로 하락…투자 심리가 악화 지속 '우려'
에코프로비엠은 28일 전 거래일보다 11.19% 급락한 11만90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장 초반 2%가량 하락하며 약세로 출발했으나 오전 11시경 유가증권시장 이전 상장을 위한 예비심사 철회 공시가 발표되면서 낙폭이 급격히 확대됐다.
이날 하루 만에 시가총액은 13조1053억원에서 11조6380억원으로 감소했다. 이에 따라 시총 순위도 변동됐다. 전날까지 알테오젠(20조6344억원)에 이어 코스닥 2위를 유지했으나 이날 HLB(11조7329억원)에 밀려 3위로 내려앉았다.
당초 코스피 이전 상장은 당연한 수순으로 여겨졌다. 엘앤에프가 2023년 중순 코스피 이전 상장을 확정하면서 에코프로비엠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도 커졌다. 이에 회사 측은 지난해 2월 기업설명회(IR)에서 직접 이전 상장을 검토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 IR은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60% 감소한 1532억원에 그친 어닝쇼크를 발표하는 자리였으나, 코스피 이전 상장 발표로 오히려 자금이 유입됐다. 실제 에코프로비엠 주가는 이전 상장을 주총에서 결의한 2024년 2월 27일부터 한 달간 18% 상승했다.
그러나 이번 철회로 당분간 이러한 수급 효과는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서는 회사 시총이 10조원을 밑돌 가능성도 거론된다. 코스피 이전 상장 철회로 유동성 유입 기대감이 사라진 가운데 다음 주 일부 이차전지 종목의 MSCI 지수 제외가 맞물리며 양극재 대형주 전반의 투자 심리 악화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에코프로비엠은 이날 "이전 상장을 추진했으나 여러 제반 여건을 고려해 이전상장 신청의 건을 철회하기로 했다”며 “향후 경영실적 개선 확인 후 유가증권시장 이전상장 예비심사를 재신청할 예정”이라고 공시했다.

물론 에코프로비엠은 세계 최고 수준의 하이니켈계 양극재 기술력을 보유한 만큼 탄탄한 펀더멘털을 갖추고 있다. 특히 다른 기업들과 비교해 원가 경쟁력이 높고 가장 높은 출하량 가이던스를 제시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그럼에도 현재 업황은 최악의 국면이다. 현금흐름이 충분하지 못한 상황에서 올해는 작년 3분기 말 보유한 현금성자산(2118억원, 단기금융상품 포함)의 두 배가 넘는 5000억원의 자본적 지출(CAPEX)을 감당해야 한다. 주식 유동성 확대 기회를 잃었다는 점에서 시장의 우려도 커질 것으로 관측된다.
다음 달 말부터 재개되는 공매도 역시 부담이다. 증권가에서는 에코프로비엠의 '기업가치/상각전영업이익(EV/EBITDA)' 멀티플을 40배 수준으로 추정하고 있다. 공매도가 본격화되면 특히 성장주가 주요 타깃이 될 가능성이 커 추가적인 하락 압력이 발생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시장에서는 업황이 바닥을 찍고 반등하는 시점이 가시화되는 하반기 이후를 주요 전환점으로 보고 있다. 다만 변수는 주요 고객사인 삼성SDI다. 수요 둔화로 양산 속도가 지연되면서 제품 납품에 따른 매출 인식 시점이 늦춰질 가능성이 크다. 신규 고객사 확보도 더욱 중요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당초 1분기 말 코스피 이전 상장을 앞두고 수급에 따른 주가 상승 기대감이 점차 형성되고 있었지만 이번 철회로 이러한 기대감이 모두 사라졌다"라며 "당분간 추세적인 주가 하락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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