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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계 희미해지는 렌터카-중고차 시장]렌터카부터 중고차까지 '생애주기' 정조준②렌터카 '톱2', 신차 렌트부터 차량 매각까지 내재화 목표

이영호 기자공개 2025-03-12 07:25:29

[편집자주]

국내 렌터카와 중고차 시장 경계선은 갈수록 흐려지고 있다. 렌터카 서비스와 중고차 매매를 병행하는 트렌드가 뚜렷해지고 있어서다. 어피너티 산하로 편입된 SK렌터카는 물론이고, 피인수가 코앞인 롯데렌탈도 중고차 사업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더벨은 렌터카 시장 동향을 점검하고 업계 신성장 동력으로 떠오른 중고차 사업 전망성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3월 10일 14시22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렌터카 업계는 렌터카의 생애주기 전반을 직접 관리하겠다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렌터카 업계의 중고차 사업 병행은 하루이틀 일이 아니지만, 최근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이하 어피너티) 피인수를 기점으로 사업 확장 행보가 도드라진다. 단순히 신차를 출고해 고객에 렌터카로 제공하고 끝나는 것이 아닌, 돌려받은 렌터카를 중고차 시장에 직접 매각해 수익성을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생애주기 공략, 렌탈 끝난 차량 매각까지

롯데렌탈에 따르면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은 2조8029억원이었다. 이 가운데 중고차 매각에서 발생하는 매출은 7448억원이다. 영업이익은 2848억원인데 중고차 매각에서 발생한 영업이익 비중이 45.2%에 달했다. 나머지 54.8%가 렌탈 사업에서 발생한 이익으로 집계됐다. 중고차 매각에서 발생하는 매출 비중이 전체 4분의1 수준이란 점을 감안하면 렌탈보다 수익성이 우수하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실제 렌터카 업체들은 렌터카 라이프사이클 전 주기를 직접 관리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적극적으로 투자금을 투입하면서 중고차 사업 외연을 확장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최근 롯데렌탈은 2100억원 규모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공시했는데, 어피너티가 구주 매입을 통한 경영권 인수와 더불어 신주 매입으로 회사에 신규 자금을 투입하려는 목적이다. 2100억원 중 1200억원은 시설자금에 투입되고 900억원은 채무상환에 쓰일 계획이다. 시설자금 용도는 B2C 중고차 판매 채널 확대다.

지난해 먼저 어피너티 품에 안긴 SK렌터카는 중고차 사업 인프라 투자에 시동을 걸었다. 지난해 말 중고차 매매단지 '천안 오토아레나'를 1040억원에 매입했다. SK렌터카는 천안 오토아레나를 중고차 경매단지로 재단장할 계획이다. SK렌터카가 자체 중고차 경매단지를 마련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위탁 방식에 의존했던 중고차 경매 사업을 내재화하겠다는 심산이다.

이처럼 렌터카 기업들이 중고차 사업으로 영역을 키우는 이유는 무엇일까. 렌터카 생애주기 전체를 통제해 수익성을 높일 수 있어서다. 고객에게 렌터카로 제공됐던 차량은 사용 기한을 넘기면 중고차로 매각해야 한다. 과거 렌터카 업계는 매매업자에 위탁해 렌터카를 정리했지만, 이제는 중고차 매매도 직접 챙겨 중고차에서 발생하는 수익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선회했다.

업계 관계자는 "렌터카 비즈니스 수익을 좌우하는 건 렌트기간이 중고차를 얼마나 높은 값을 파는 데 있다"며 "렌터카가 B2C는 물론, B2B 시장까지 노리는 이유"라고 말했다.

◇중고차 탐내는 렌터카 '톱2', '케이카'와 맞붙을까

렌터카 업계가 중고차 시장에 야금야금 진출하는 상황은 기존 중고차 플레이어에겐 경쟁 심화를 의미한다. 중고차 시장은 과거 다수 개인사업자들이 중심이 돼 돌아갔지만, 이제는 사모펀드 운용사 한앤컴퍼니의 케이카가 '직영 중고차'를 필두로 한 기업형 중고차 플랫폼이 선두 주자로 성장했다. 국내 굴지 자동차기업인 현대차까지 인증 중고차 사업에 뛰어들면서 자본력을 갖춘 대형 플랫폼 존재감이 커지고 있다.

다만 중고차 업계 선두인 케이카 시장점유율을 보면 중고차 시장을 아직 레드오션이라고 판단하긴 이르다. 케이카와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중고차 거래 규모는 253만9874대였다. 유효거래와 개인간거래로 이뤄진 기타거래를 포함한 수치다. 유효거래란 사업자거래 매도, 상사이전, 알선 거래 총합이다.


이 중 유효시장으로 분류되는 거래 대수는 125만2640대인데 케이카의 유효시장 점유율은 12.3%다. 케이카의 지난해 판매 규모는 15만4185대다. 케이카가 시장점유율을 빠르게 높이고 있어 향후에도 지속적인 성장성이 기대된다는 분석이다.

아직 렌터카 기업들의 중고차 시장 점유율은 미미한 것으로 추산되다. 렌터카 업계 선두인 롯데렌탈의 중고차 매각 대수는 4만6698대로 케이카와의 판매 대수 격차는 현격하다. 당장 케이카와 후발주자인 롯데렌탈, SK렌터카를 직접적인 경쟁상대라고 보기 어렵다. 중고차 시장 규모 역시 매년 성장하고 있어 양자가 점유율을 뺏고 뺏기는 관계라 보긴 어렵다는 평가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롯데렌탈과 SK렌터카가 중고차 투자를 확대하더라도 당장 렌터카와 중고차 선두 플레이어 간 경쟁 구도가 연출되지 않을 것"이라며 "양자 경쟁 대신 커지는 중고차 시장에서 대형 플레이어들이 성장 파이를 나눠가지는 형국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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