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더벨 글로벌 투자 로드쇼]"베트남, 중국 글로벌 밸류체인 대안국가 기대감 여전"채승호 넥스트랜스 상무 "국가주도 AI·반도체·DT 외에 에듀테크·팜 관심가져 볼만"
호치민(베트남)=성상우 기자공개 2025-03-17 10:32:33
[편집자주]
베트남은 대미 무역흑자 4위국이다. 지난해에는 GDP 성장률 7%를 찍었다.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들어선 시점에선 견제 표적이 될만한 수치다. 미국의 추가관세 파고 속에서 중국의 글로벌 밸류체인 공급망을 대체할만한 국가로 올라서는 게 핵심 관건으로 꼽힌다. 더벨은 베트남이 여전히 차세대 제조·생산기지로의 매력을 유지하고 있는지 살펴보기 위해 「2025 더벨 글로벌 투자 로드쇼-베트남」 자리를 마련했다. 호치민시에서 3월 10일부터 14일까지 4박 5일간 진행된 생생한 투자 탐방 이야기를 전한다.
이 기사는 2025년 03월 12일 12시26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중국을 겨냥한 미국의 규제 움직임은 계속될 여지가 있다. 시장에선 트럼프 2기 시대 중국의 글로벌 밸류체인 대체 국가가 누가 될지 유심히 지켜보고 있다. 베트남은 대안이 될 수 있다. 국가주도의 AI·반도체·DT(Digital Transformation)·에너지 영역 외에도 에듀테크·팜 분야에도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채승호 넥스트랜스(NexTrans) 상무는 11일(현지시간) 더벨이 개최한 '2025 더벨 글로벌 투자 로드쇼'에 참석해 '트럼프 2기- 베트남 투자유망섹터'라는 주제로 발표했다.
채 상무는 최근 베트남 내 '탈중국' 움직임을 중요한 투자 환경 변화의 시그널로 꼽았다. 그동안 베트남 경제는 수출을 비롯해 중국에 대한 경제 의존도가 높았지만 그 비중이 미국으로 옮겨가고 있다. 실제로 베트남은 대미 무역흑자 4위에 올라섰다.
미중 무역갈등과 맞물려 글로벌 시장에서 기존 중국이 차지했던 서구 선진국 대상 최대 수출국 포지션과 최대 생산 기지로서의 입지가 흔들리고 있는 점도 지적했다. 베트남의 탈중국 움직임과 글로벌 시장의 중국 대체 시장 찾기가 같은 타이밍에 이뤄지고 있는 셈이다.
중국 의존 경제에서 벗어나면서 베트남이 제조업 활성화와 자체 브랜드 양성을 최우선 정책기조로 두고 있는 점도 모니터링해야 할 대목으로 꼽았다.

그는 “베트남의 대미 수출량이 급증하고 있고 애플과 엔비디아 등 글로벌 주요 기업들이 베트남 투자를 늘리고 있다”면서 “애플의 경우 전체 생산량의 20%를 베트남에 할당했고 유럽은 생산기지와 투자처를 이미 상당 부분 (중국에서) 베트남으로 옮겨놓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주목해볼 만한 국가 핵심산업으로는 △AI △반도체 설계 △디지털 전환(DT) △에너지 분야로 꼽았다. 베트남 정부가 정책적으로 지원하는 4대 산업 분야로 꼽힌다. 자체 재정 투입보단 외국인직접투자(FDI)를 통한 산업 육성을 추구하는 베트남 정부의 기조 대로 실제 해외 기업들의 투자가 가장 활발하게 이뤄지는 영역이기도 하다.
AI분야에선 엔비디아가 현지 업체 VinBrain을 인수한 뒤 AI 모델 개발 가속화에 나섰으며 'FPT AI'나 'viettel AI' 같은 리딩 컴퍼니들이 잇따라 등장하고 있는 추세다. 반도체 설계 부문 역시 'FPT 세미컨덕터'와 'viettel 하이텍' 같은 기업들이 주도해 투자를 늘리고 있다. 인조 대리석 제조기업 페니카의 경우 미국 시놉시스와 함께 반도체 설계 랩(Lab)을 오픈하면서 화제되기도 했다.
에너지 부문의 경우 정부 차원에서 기존 화력 발전 기반에서 수소 에너지 기반으로 옮겨가겠다는 가이드를 제시했다. 2030년까지 50만톤, 2050년까지 5000만톤을 생산하겠다는 목표다.
채 상무는 민간중심 영역에 머물러 있는 △에듀테크 △팜(농업) △핀테크 등 분야도 관심을 가져볼만하다고 제시했다. 에듀테크의 경우 온라인 교육이 e커머스 대비 20배 높은 지불용의의 시장으로 주요 플레이어가 자리를 잡고 있어 규모있는 투자가 필요다고 설명했다.
농업의 경우 베트남 경제가 가장 강점을 가진 분야 중 하나다. 전통적으로 베트남 농업 부문이 차지하는 해외 수출 비중은 항상 높은 수준을 유지해왔다. 새우 임가공 및 수출량은 확고한 전 세계 1위다. 커피 수출량 역시 세계 2위이며 쌀 수출도 3위권 안에 든다. 다만 거대한 농업 생산국임에도 불구하고 농가의 생산 효율성은 그리 높지 않았다. TepBac을 비롯한 농업 부문 대표 기업들은 스마트팜과 사물인터넷(IoT) 기술 등을 적용하면서 대대적인 생산 역량 개선에 나서고 있다.
증시 관점에서의 기회 요인도 언급됐다. 그는 “자본시장 관점에서 베트남의 펀더멘털은 상당히 좋아졌다”면서 “몇 번의 사고를 겪으면서 자본시장 시스템이 더 견고하게 개선됐고 증권계좌를 개설한 개인고객이 1000만명을 넘어서는 등 잠재 수요도 크다”고 강조했다.
채 상무는 “1990년대부터 2000년대 초반 사이의 우리나라 산업별 성장 구도를 지금 베트남 시장에 빗대어 투자 섹터를 선정하면 성공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본다”면서 “당시 한국이 디스플레이 공장을 짓던 시절 메모리 반도체에 집중하겠다고 방향 전환을 한 시절과 전 세계의 반도체 생산 공장이 된 최근 베트남이 유사하다. 그 당시 (한국의) 서비스 영역은 연간 10% 성장을 했는데 베트남에서 이 영역을 찾아 투자하는 게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넥스트랜스는 지난 10년 간 38곳의 베트남 현지 기업에 투자한 글로벌 벤처투자사(VC)다. 베트남 투자사 중 2곳에 대해선 투자 회수(Exit)를 마쳤고, 전체 포트폴리오의 15%에 해당하는 6곳에 대해선 시리즈B 단계까지 진행시켰다. 내부수익률(IRR)은 20%를 상회하는 수준으로 알려졌다. 지난 2014년 베트남 IT 시장에 진출해 10년간 5000곳 넘는 기업을 스터디하고 그 중 단 1%에 투자해 얻은 성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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