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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그룹 승계 로드맵 점검]지배구조 개편 가늠자 한화에너지 IPO '구주매출'⑥구주매출 비중 따라 승계전략 속도 파악 …삼형제 합의 땐, 일부만 구주매출 가능성도

고설봉 기자공개 2025-03-17 14:50:38

[편집자주]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세 아들인 김동관·김동원·김동선으로 경영권을 양도하는 작업이 본격화했다. 그룹사 사업부문을 나누고 지배구조를 개편하는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승계 재원 마련의 핵심 키로 여겨지던 한화에너지 IPO도 개시됐다. 정부와 규제 당국, 시장 관계자, 공급망 등 여러 이해관계자가 얽혀 있는 만큼 관심이 집중된다. 더벨은 한화그룹 승계전략을 분석하고 각 과정에서 풀어내야할 과제와 리스크를 점검한다.

이 기사는 2025년 03월 13일 13시46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화에너지 상장(IPO)에서 눈여겨 볼 부분은 구주매출 여부와 비중이다. 아직 구체적인 IPO 윤곽이 나오지 않았지만 시장에선 여러 전망이 제기된다. 대체로 구주매출을 최소화 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IPO 흥행을 위해서라도 신주 발행 쪽으로 힘이 실리는 모양새다.

구주매출 여부와 규모는 향후 김동관·동원·동선 삼형제의 승계 전략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한화에너지를 활용한 한화그룹 경영권 승계 전략이 통으로 변화될 수 있는 이슈다. 구주매출이 커질 경우 삼형제는 현금 확보 측면에서 유리하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경영권 지분을 직접 승계하는 전략에 여유가 생긴다.

반대로 구주매출 없이 상장할 경우 한화에너지를 활용한 계열사 합종연횡의 셈법이 복잡해질 전망이다. 삼형제의 한화에너지 보유 지분을 활용해 ㈜한화 등 그룹사 여러 회사를 대상으로 합병 및 분할을 펼쳐 지배력을 높여야 하는 과정을 진행해야 한다.

◇대주주 책임경영·중복상장 논란, 신주 100% 발행으로 잠재울까

구체적인 IPO 일정과 윤곽이 나오지 않았지만 시장의 관심은 뜨겁다. 특히 구주매출과 관련해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과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 김동선 한화호텔앤리조트 부사장이 보유하고 있는 지분을 얼만큼 시장에 내놓을지가 관심사다.

일각에선 중복상장 논란을 잠재우고 대주주 책임경영 강화를 위해 구주매출을 아예 하지 않을 것이란 예상도 흘러나온다. 중복상장으로 한화에너지와 ㈜한화의 기업기치가 모두 하락할 우려가 있는 가운데 대주주 책임경영 이슈까지 불거지면 한화에너지 IPO는 흥행을 장담하기 힘들다. 이에 따라 IPO 성공을 위해 신주만 발행하는 것이 장기적 측면에서 유리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삼형제가 구주매출을 전혀 일으키지 않을 경우 한화에너지 IPO를 통한 승계자금 마련은 장기전으로 돌입하게 된다. IPO 과정에서 현금을 확보하지 못하면 상장 이후 보유 지분을 활용한 현금화는 사실상 어렵다. 통상 대주주가 상장사 지분을 대량 매도하면 기업가치는 크게 저하된다.

이 경우 삼형제는 한화에너지를 활용해 그룹사 지배력을 높이는 방안을 꺼내들 수밖에 없다. 특히 ㈜한화와 합병해 지배력을 높이는 것 외에 대안이 뚜렷하지 않다. 한화에너지가 ㈜한화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지배구조 단순화 차원에서도 이러한 방안이 유리하다.
(왼쪽부터)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 김동선 한화호텔앤리조트 부사장.

◇일부 구주매출…지배구조 개편작업 숨통 튼다

현재로선 가장 유력한 시나리오는 일부 구주매출과 대규모 신주 발행을 통해 실리와 명분을 동시에 챙기는 것이다. 삼형제가 IPO 과정에서 지분 일부를 현금화 하지 못하면 그 이후 현금화 가능성은 높지 않기 때문에 가장 현실성이 높은 전략이란 분석이다.

IPO 과정에서 일부 현금을 확보하면 그 이후 스텝을 밟는데 조금 더 여유가 생길 수 있다. 통상 경영권 승계는 지분 상속 및 증여가 동반되는데 이 과정에서 천문학적인 세금이 발생한다. 대부분 승계받는 주식을 담보로 대출을 일으켜 상속재원을 마련한다. 자체적으로 현금을 보유하고 있는 경우 이 과정이 한결 수월할 수 있다.

삼형제가 김승연 회장이 보유한 ㈜한화 지분을 직접 승계받을 수 있는 여건이 충분하다면 그룹사 지배구조 개편에서도 다양한 옵션을 만들어 낼 수 있다. 한화에너지와 ㈜한화 합병 외에 대안을 고려할 수 있는 여유가 생긴다.

또 다른 측면에서 보면 삼형제 중 일부만 한화에너지 지분을 털어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예를 들어 김동관 부회장 외에 김동원 사장과 김동선 부사장만 한화에너지 구주매출에 나서는 것이다. 김동관 부회장이 명확한 책임경영 의지를 드러내며 한화에너지 주주로 남고 나머지 형제들은 지분을 현금화해 실리를 챙기는 방안이다.

그러나 이 방안은 현재로선 현실성이 떨어진다. 김동관 부회장이 한화그룹 사업영역 전반을 승계받는 방안이 명확할 때만 가능한 시나리오다. 또 김동원 사장과 김동선 부사장이 계열분리 문제를 적극 합의할 때만 가능한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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