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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체인 리포트]HIC 소생시킨 대한항공의 전방위 지원 전략[대한항공]⑥대여금 제공·지급보증 병행…현금출자로 차입금 상환

이민호 기자공개 2025-03-18 08:2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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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은 사업적인 필요성에 따라 계열사간 머니체인을 만든다. 출자로 자본을 키워주거나 대여로 현금여력을 늘려준다. 차입여력을 키워주는 '보이지 않는 돈' 지급보증도 빼놓을 수 없는 선택지다. 출자하면 배당금을, 대여하면 이자를 각각 수취해 기업의 상황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머니체인이 바뀐다. THE CFO가 각 기업 머니체인 현황과 이에 따른 재무적인 영향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3월 14일 08시22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한항공이 최근 10년간 한진인터내셔널(HIC·Hanjin Int'l Corp.)에 출자한 현금은 2조원이 넘는다. 여기에는 호텔 재개발에 이어 코로나19로 현금 소요에 직면했던 HIC를 소생시킨 대한항공의 전방위 지원 전략이 깔려있다.

HIC는 코로나19 시기 대한항공과 스탠다드차타드은행(SC은행)으로부터 합산 10억달러가 넘는 금액을 차입해야 했다. 이후 대한항공과 HIC 실적이 모두 올라오자 대한항공은 HIC에 대한 1조5000억원이 넘는 현금출자로 이들 차입금을 모두 상환했다. 대한항공은 출자에 막대한 현금을 부담했지만 연결 기준 재무 건전성을 개선하는 효과를 봤다.

◇코로나19 타격 HIC…대한항공 9.5억달러 대여금 제공

대한항공이 별도 기준 2015년부터 2024년(3분기 누적)까지 최근 10년간 특수관계자에 현금출자한 합산 금액은 2조3147억원이다. 이중 대부분인 2조1128억원이 HIC로 향했다. HIC는 대한항공의 100% 자회사로 1989년 설립됐다. 미국 로스앤젤레스 소재 호텔(인터컨티넨탈 로스엔젤레스 다운타운)과 오피스 복합 건물인 윌셔그랜드센터를 소유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HIC에 2015년 1748억원, 2016년 4328억원을 출자했으며 이후 한동안 잠잠하다 2023년 9508억원, 2024년 5544억원을 잇따라 출자했다. 대한항공의 HIC에 대한 현금출자는 시기별로 성격이 다르다. HIC는 2011년 12월 월셔그랜드호텔 영업을 종료하고 재개발을 통해 2017년 6월 월셔그랜드센터를 개관했다. 이 때문에 대한항공의 2015년과 2016년 출자는 월셔그랜드호텔 재개발을 위한 프로젝트 소요자금을 충당할 목적이었다.

하지만 2020년 코로나19가 불거지면서 HIC도 타격을 받았다. HIC 매출액은 2020년 4833만달러(677억원, 이하 1달러=1400원 임의 적용), 2021년 7074만달러에 불과했다. 대한항공은 코로나19 직전인 2019년말까지만 해도 HIC 지분가치(장부가액 기준)를 7561억원으로 평가했다. 하지만 손상차손으로 2020년 7343억원과 2021년 219억원을 잇따라 인식하면서 2021년말 HIC 지분가치를 '0원'으로 평가하기에 이르렀다.


영업활동에 따른 현금흐름이 막히자 HIC는 모회사인 대한항공의 자금 지원에 기댈 수밖에 없었다. 대한항공이 선택한 방법은 대여였다. 대한항공이 HIC에 제공한 대여금은 2020년 9월 9억2900만달러, 2021년 2100만달러로 합산 9억5000만달러(1조3300억원)였다. 다만 이 시기 대한항공도 한국산업은행과 한국수출입은행으로부터 합산 1조2000억원의 긴급 유동성 지원을 받은 만큼 HIC에 대한 대여 여력이 충분한 것은 아니었다.

이 때문에 HIC는 대한항공으로부터의 대여금 일부를 상환하기 위해 SC은행으로부터 2020년 12월 2억3000만달러, 2021년 2월 1억1400만달러 등 합산 3억4400만달러(4816억원)를 차입했다. 이 차입금을 재원으로 2020년 2억3000만달러와 2021년 1억1380만달러를 잇따라 상환하면서 대한항공으로부터의 대여금을 6억620만달러(8487억원)까지 줄일 수 있었다.

2022년 9월 HIC는 SC은행으로부터 앞서 일으킨 차입금 전액을 상환하고 다시 4억달러(5600억원)를 차입했다. 앞서보다 금액이 늘었다. 대한항공은 SC은행으로부터의 차입금에 대해 지급보증을 제공하고 보유하고 있는 HIC 지분을 담보로 제공했다.


◇대한항공 1.5조 현금출자로 차입금 상환…연결 재무건전성 개선 효과

코로나19가 잠잠해지면서 HIC의 영업활동에도 숨통이 트였다. 2023년 매출액은 1억2476만달러(1747억원)까지 회복했다. 호텔 운영으로 1억1218만달러, 오피스 임대로 1258만달러를 각각 벌어들였다.

HIC 실적이 회복되면서 대한항공도 자금 지원 전략을 변경했다. SC은행으로부터의 차입금의 경우 만기가 2025년 9월로 여유가 있었지만 이자 부담을 발생시키는 만큼 HIC에 대한 합산 1조5052억원 현금출자로 대한항공과 SC은행으로부터의 차입금을 조기 상환하고자 했다. 대한항공 영업활동현금흐름의 근간이 되는 별도 기준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이 2022년 4조3870억원에 이어 2023년 3조1164억원으로 올라오면서 HIC에 대한 현금출자 여력이 생겼다.


HIC는 2023년 2월 9508억원 유상증자로 대한항공으로부터의 잔여 대여금 6억620만달러 전액과 미지급이자 1억800만달러를 일시에 상환했다. 이어 2024년 6월 5544억원 유상증자로 SC은행으로부터의 차입금 4억달러 전액을 일시에 상환했다.

대한항공은 SC은행으로부터의 차입금을 상환하면서 지급보증 부담을 덜어내는 동시에 연결 기준 재무 건전성을 개선하는 효과를 봤다. 2020년말 61.7%까지 상승했던 차입금의존도는 SC은행으로부터의 차입금을 상환한 이후인 2024년 3분기말 35.3%로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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