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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로에 선 하이일드·코벤펀드, '발행어음 재편' 단비될까 [Policy Radar]공모주 락업 의무조항, 타격 불가피…실효성 놓고 운용업계 갑론을박

이명관 기자공개 2025-04-17 15:39:46

이 기사는 2025년 04월 10일 10시1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종합금융투자사업자 전체 운용자산에 대한 모험자본 공급 의무화 정책이 발표되면서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헤지펀드 운용사들에게 단비가 될 것이란 기대가 감돌고 있다. 전체 발행어음 자금 시장은 40조원 정도인데, 단순 추산하면 모험자본으로 10조원에 육박하는 자금이 향할 전망이다.

다만 정책의 실효성에 대해선 냉정한 분석도 나온다. 앞서 발표된 공모주 우선배정제도 개편안의 영향으로 헤지펀드 운용사들이 하이일드펀드와 코스닥벤처펀드에 대한 니즈가 떨어지면서다. 사실상 공모주 제도 개편과 이번 종투사 제도 개편안이 배치된다는 이야기다.

정부는 종합금융투자사업자 제도개선을 중심으로 한 증권업 기업금융 경쟁력 제고방안을 지난 10일 발표했다. 제고 방안 중 운용업계의 눈길이 향한 제도는 모험자본 의무투자 조항이다.

종투사 전체 운용자산 중 발행어음 조달액의 25%를 국내 모험자본에 공급해야 한다. 해당 조항은 의무다. 현재 자기자본 4조원 이상 종투사는 만기 1년 이내 발행어음을 통해 자기자본의 200%까지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 조달액은 기업금융에 50% 이상, 부동산에 30% 이하로 운용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혁신적 경제 성장을 뒷받침하려면 모험자본 공급을 확충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해 모험자본 의무공급 비율을 추가했다.


물론 바로 모험자본 의무지비중이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차츰 늘려가기로 했다. 2026년 10%, 2027년 20%, 2028년 25% 등 단계적으로 올라갈 예정이다. 모험자본은 중소·중견기업에 대한 자금 공급과 주식 투자, A등급 이하 채무증권, 프라이머리 채권담보부증권(P-CBO) 매입, 상생결제, 벤처캐피털(VC)·신기술사업금융회사 등이 대상이 된다. 여기엔 하이일드펀드와 코스닥벤처펀드도 포함됐다. 운용업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지점이다.

하이일드펀드와 코스닥벤처펀드는 헤지펀드 운용사들이 활용하는 주요 전략 중 하나다. 하이일드펀드는 채권 투자로 안정적인 수준의 수익률을 챙기고 공모주로 알파 수익을 도모하는 전략을 구사한다. 국내 채권을 60% 이상, 특히 BBB+이하 회사채를 45% 이상 보유해야 하는 펀드로 공모주 우선배정 혜택이 있다. 코스피 공모주는 공모물량의 5%, 코스닥 공모주의 경우 10%까지 우선 배정 받을 수 있다.

코스닥벤처펀드도 비슷하다. 벤처기업 혹은 벤처기업 해제 후 7년이 지나지 않은 코스닥 중소·중견 기업에 투자한다. 가이드라인에 제시된 조건을 충족하면 공모주 우선배정 혜택을 받는다. 이들을 한데 묶어 공모주 전략의 펀드라 부르기도 한다. 최종 수익률이 공모주 투자 결과에 따라 결정되서다.

지난해 공모주 시장이 괜찮았을 때 운용업계에선 공모주 전략의 펀드를 다수 찍어내기도 했다. 물론 최근엔 전반적으로 대외 변수의 영향으로 증시가 어려움을 겪으면서 다소 선호도가 떨어진 실정이다. 더욱이 펀딩 시장이 경색된 터라 애초 신규 펀드를 결성하는 것부터 난이도가 높아졌다.

정부의 정책 변화로 펀딩 측면에서 숨통이 트일 수 있다보니 전략적으로 공모주 펀드를 선택하는 헤지펀드 운용사들이 적잖이 있을 수 있을 것이란 예상이다. 현재 발행어음 시장은 대략 40조원 정도 규모로 파악된다. 중장기 성장세를 감안할 때 모험자본으로 향할 수 있는 자금이 10조원 정도 된다는 이야기다. 수천억원 이상 헤지펀드 시장으로 유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런데 펀딩 측면에서 정책 실효성을 긍정적으로 판단하는 것을 경계해야한다는 지적도 있다. 앞서 발표된 공모주 우선배정제도 개편안과 배치되는 측면이 있어서다. 오는 7월부터 적용되는 개편안의 핵심은 공모주에 대한 의무보유 기간 적용이다. 하이일드펀드와 코스닥벤처펀드가 공모주 우선배정 혜택을 받기 위해선 15일 이상의 의무보유 확약을 걸어야 한다.

헤지펀드 운용사들은 주로 공모주를 당일 혹은 익일에 정리하곤 했다. 신규 상장한 기업의 주가 추세를 보면 상장 초반 오름세를 보이다가 이내 시간이 흐를수록 하향 조정되곤 한다. 이런 이유에서 해당 제도개편안을 두고 운용업계에선 불만이 나오기도 했다. 공모주로 알파수익을 챙겨야 하는데, 이를 제대로 구현하기 힘든 구조가되서다.

안그래도 증시가 부진한 상황인데, 운용사들로선 선뜻 하이일드펀드와 코스닥벤처펀드를 조성하기 어려운 분위기가 됐다. 실제 운용업계에선 이번 모험자본 의무투자 조항을 두고 지켜봐야한다는 게 대체적인 의견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공모주 정책펀드에 대한 의무보유 제도 도입으로 관련 펀드의 수익률이 나빠질 우려가 크다"며 "이 같은 상황에서 나온 유인책이 실효를 거두기 쉽지 않아 보인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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