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 글로벌전략 점검]단독체제 2년차 신한카드, 유관부서 시너지로 새 판 짠다②매트릭스 해체→CEO 직할→경영기획그룹 산하 재편
김보겸 기자공개 2025-05-13 12:45:44
[편집자주]
국내 카드사들에겐 글로벌이 선택이 아닌 필수다. 포화된 내수시장을 넘어서기 위해 수익원 다각화 돌파구로 해외 진출이 절실해졌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글로벌 불확실성은 아시아 저개발국 금융시장에 직격탄이 되고 있다. 쿠데타 같은 정치리스크와 지진 등 자연재해도 영업을 위협하고 있다. 위기와 기회가 교차하는 시점, 카드사들 해외사업 현주소와 미래 전략을 점검해 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5월 09일 13시2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한카드가 글로벌사업 전략을 전면 재정비하고 있다. 그룹 단위로 묶여 있던 글로벌 매트릭스 체제를 해체하고 독자적인 글로벌 경영 체계를 구축하면서다. 이러한 변화는 지난해 신한카드 글로벌사업본부가 CEO 직할로 재편되며 시작됐다. 올 들어선 박창훈 대표가 글로벌사업본부를 경영기획그룹 산하로 재편했다. 해당 그룹 산하 재무와 IT 등 다양한 유관기관과 직접 협업해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판단이다.현지 법인과 본사 간 조직력을 개선하기 위해 지난해 도입한 글로벌 RM(Relationship Manager)은 해체했다. 대신 글로벌사업본부 산하에 글로벌사업 기획조직을 신설했다. 기존에 글로벌RM 인력이 담당하던 협업 과제를 11개 유관 부서 차원에서 공동으로 수행하게 함으로써 리스크와 IT, 채권 등 다양한 영역에서 해외법인 역량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매트릭스 체제 해체…독자적 해외사업 길로
신한카드 글로벌사업본부는 2023년까지 신한은행과의 매트릭스 조직에 속해 있었다. 그룹 글로벌사업을 총괄하는 신한은행 글로벌사업그룹장(서승현 부행장)이 신한카드는 물론 신한투자증권, 신한라이프 등의 글로벌 조직도 함께 책임지는 구조였다.

그러나 2024년부터 이 체제를 해체하고 신한카드 단독으로 글로벌 전략을 수행하도록 조직을 재편했다. 글로벌사업본부는 CEO 직할 조직으로 편제됐다. 사무실도 외부에서 을지로 본사로 이전됐다. 당시 CEO였던 문동권 전 대표는 글로벌사업본부와의 직접 소통을 강화하며 빠르고 유연한 의사결정을 유도했다.
CEO 직할 체제의 효과도 바로 나타났다. 문 전 사장은 CEO 직할조직 재편 후 차원 높은 현지화를 추진하도록 글로벌사업본부에 주문해 왔다. 2024년 신한카드 해외법인 4군데 중 가장 높은 실적을 기록한 곳은 카자흐스탄 현지법인인 신한파이낸스 유한회사(순이익 97억원)였다.
작년 8월 현지 1위 중고차 딜러사 아스터오토와 합작법인을 설립하며 전면 재출범한 곳이다. 신한카드가 75%, 아스터오토가 25% 지분을 확보한 구조이며 아스터오토가 보유한 26개 딜러 매장과 86개 영업 네트워크를 적극 활용했다. 결과적으로 현지 세일즈 역량이 향상되며 CEO 직할 체제의 대표적 성공 사례로 자리매김했다.
◇글로벌사업본부, 협업형 체제로 재편
박창훈 사장 체제에서 글로벌사업본부는 다시 한 번 재편됐다. 2025년 조직개편을 통해 글로벌사업본부는 CEO 직할 체제에서 경영기획그룹 산하 조직으로 편입됐다.
경영기획그룹 산하에 재무와 IT, 리스크 등 전략 및 관리 부서가 속해 있어 글로벌사업 추진에 필요한 실무 부서와의 시너지를 높일 수 있다는 판단이다. CEO 직할보다 유관 부서와의 협업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선회한 것이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CEO 직할로 운영되던 본부를 경영기획그룹 산하로 이동시킨 건 전략 기획과 자금, IT 등과의 유기적인 협업을 보다 강화하려는 의도"라며 "조직 내 협업 강화를 통한 실행력 확보가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전략적 방향 전환의 상징적 조치가 글로벌RM 제도 폐지다. 신한카드는 2024년 한 해 동안 본사와 해외법인 간 가교 역할을 맡는 글로벌RM을 한시적으로 운영했다.
하지만 해당 제도는 2025년부터 폐지됐고 대신 글로벌사업 기획조직이 새로 만들어졌다. 글로벌사업본부 산하에 설치된 이 조직은 과거 글로벌RM이 맡았던 업무를 재편해 본사 유관부서 11곳과 공동으로 목표관리(MBO) 과제를 수행하는 형태로 진화했다. 리스크 관리와 IT 시스템, 채권 관리 등 분야별 전문성이 필요한 업무들을 협업 과제로 선정해 해외법인의 실질적인 역량 제고에 집중하고 있다.
기존에는 현지법인과 본사와의 소통에 있어 글로벌RM 인력을 지정해 일시적으로 조율하는 구조였지만 중장기적 시너지를 내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협업과제 기반으로 전환한 모습이다.
신한카드 글로벌사업본부는 법인 관리부터 신규 투자 검토, 전략 기획, 손익 분석, 자금조달 등 해외사업 전반을 총괄한다. 성과 관리와 본사 내 유관부서 협력, 주재원 운영 등 모든 기능이 포함된다.
올해 글로벌사업본부는 크게 두 가지 과제에 집중하고 있다. 먼저 현지 영업조직의 자생적 역량 강화를 중심에 두고 있다. 또 올해 신설한 글로벌사업 기획조직을 통해 IT와 리스크, 재무 등 전문 부서와 함께 협업 과제를 정하고 실행하며 글로벌사업을 체계적으로 강화하고 있다.
글로벌사업 재편을 통해 신한카드가 단순 해외 진출에서 벗어나 질적 성장을 지향하는 2단계 전략에 돌입한 모습이다. 양적 확장보다 법인의 내실을 강화하고 현지 기반을 넓히며 각 부문의 전문성과 협업을 강화하는 전략이다.
신한카드는 올해를 글로벌 사업 재도약의 해로 삼고 있다. 박 사장은 "핵심사업 성과 창출을 통해 손익 기반을 공고히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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