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重도 회사채 발행 나서나 현대重 "계획없다" vs 시장 "최소 5000억원 이상"
이 기사는 2009년 03월 03일 11:2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중공업도 회사채 발행을 통해 자금조달에 나설까.
최근 조선사들이 유동성 확보·차입금 상환·선물환 청산 등을 위해 잇따라 회사채를 발행하고 있는 가운데 세계 조선 1위 현대중공업도 회사채 시장에 등장할 것인지 시장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 회사 "계획없다" vs. 시장 "대규모 발행예상"
현대중공업은 지난 2002년 12월16일 1700억원어치의 원화채를 발행한 이후 회사채를 통해 자금을 조달하지 않았다. 현대중공업이 조만간 회사채를 발행할 것이라는 소문은 지난 2일 기업 신용등급 평가를 받으면서 불거졌다.
3일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이번 기업 신용등급 평가는 사업 제안서 제출 등을 위한 정기적인 평가일 뿐”이라며 “기업 신용등급만 받았지 회사채 등급은 받지 않았고 회사채 발행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현대중공업이 조만간 대규모 회사채를 발행할 것이라는 얘기가 흘러 나오고 있다.
금융업계 한 관계자는 “현대중공업의 기업 신용등급이 먼저 공시된 것은 회사채를 조달할 것이라는 주변의 이목에서 벗어나기 위한 것”이라며 삼성중공업의 경우를 예로 들었다.
지난달 2일 기업 신용등급 평가를 받은 삼성중공업(AA-, 안정적)은 정기적 평가라며 회사채 발행계획을 전면 부인했다. 하지만 최근 시장에서는 삼성중공업이 3000억원어치의 회사채 발행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2002년 2월 이후 7년 만이다.
다른 관계자는 “현대중공업이 현재 현금확보가 필요한 상황으로 보인다”며 “이번 회사채 발행이 올 들어 최대 발행규모가 될 가능성이 높고 원화채뿐만 아니라 외표채 발행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의 회사채 발행규모는 최소 5000억원 이상이다.
◇ 유동성 확보 필요
현대중공업은 유동성 확보가 필요한 상황이다. 이는 지난 26일 회사 측이 공시한 내용이 간접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회사 측이 공시한 자료에 따르면 2008년 현대중공업의 유동자산과 유동부채는 각각 12조6176억원, 16조4739억원. 유동자산보다 유동부채가 3조8563억원이나 많다. 전년에비해 차이가 1조5311억원 가량 더 벌어졌다.
이는 단기(1년이내)에 현금화할 수 있는 자산규모보다 지급해야 할 금액이 더 많아 유동성이 부족해 졌다는 뜻으로 현금확보의 필요성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이 같은 운전자금 부족은 최근 수주가 줄어들고 있는 상황과도 맞닿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아직 결산 세부사항이 나오지 않아 단정짓기 어렵지만 무엇보다도 신규 수주의 불확실성이 현금확보가 필요한 가장 큰 이유”라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조선사 전체의 발주량이 지난해 하반기보다 크게 줄어들었고 최근 계약 해지도 발생하고 있다”며 “선수금도 차츰 소진되고 있는 상황이라 현금을 미리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현대중공업은 이밖에도 생산규모 증대에 따른 운전자금 부담과 군산조선소·태양광 공장 증설 등 설비투자에 대한 자금소요가 있는 상황이다.
◇ 한신평, 기업신용등급 AA+(안정적) 평가
한편 한국신용평가는 2일 현대중공업의 기업 신용등급을 AA+, 등급전망을 안정적으로 평가했다.
현대중공업은 사업 포트폴리오의 약 46%를 차지하는 조선 부문에서 세계 1위의 생산능력과 수주잔고를 확보하고 있다. 하지만 2008년 하반기 경기침체로 조선산업 전반의 경기 하강이 본격화되면서 현대중공업의 신규수주도 부진한 상황.
다만 3년 이상의 건조물량에 해당하는 풍부한 수주잔고와 현대미포조선·현대삼호중공업 등과의 계열 시너지에 기반해 점진적인 건조능력 확대와 외형 성장 기조가 지속되고 있다는 평가다.
한신평은 “최근 신규수주 위축으로 선수금 유입 감소, 군산 조선소 및 태양광 공장 증설 등의 설비투자로 외부차입 확대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안정적인 사업기반과 현금창출 능력, 보유 유동성 등을 감안하면 추가적인 재무부담은 제한적이며 재무탄력성은 우수한 편”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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