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09년 04월 15일 09:0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CDS(신용부도스왑)는 투자시 부도 위험만 따로 떼어 사고파는 파생상품이다. CDS 프리미엄은 투자자들이 느끼는 위험도를 가늠할 수 있게 한다.
지난해 초 100bp 이하였던 5년물 한국 CDS 프리미엄은 9월 이후 치솟아 700bp대를 찍은 후 최근 300bp대까지 낮아졌다. 하지만 여전히 태국이나 말레이시아 등보다 100bp정도 높다.
CDS 프리미엄이 300bp대에서 좀처럼 떨어지지 않자 일각에서 CDS 무용론이 제기하고 있다. 비슷한 신용등급의 국가보다 유난히 높은 한국 CDS 프리미엄은 신뢰할 만한 신용위험 지표로 삼기 어렵다는 주장이다.
대외개방도가 높고, 자금 유출입이 쉬워 한국 CDS 프리미엄은 다른 나라에 비해 높을 수 밖에 없다는 이유다. 무용론을 주장하는 측은 CDS가 실질적인 한국의 신용위험과 상관없이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심화시키는 경향이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CDS 프리미엄이 높기 때문에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단정할 수 있을까.
CDS 거래를 지속적으로 확인하고 있는 시장 참가자들은 "CDS 무용론은 거래도 안해본 모르는 사람들이나 하는 얘기"라고 잘라 말한다.
최근 한국물 CDS가 유난히 높은 이유는 크게 두가지다.
외채발행이 많아 헤지 수요가 증가, CDS프리미엄이 높아진 것이다. 외채가 거의 없는 국가들에겐 CDS는 무의미하다. 하지만 외채가 많은 한국의 경우 CDS는 현실을 반영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빚 없는 서민과 빚 많은 부자 가운데 거덜날 위험에 더 많이 노출된 쪽은 부자인 것과 같은 이치다.
외화차입을 늘 필요로 하는 나라라는 점도 CDS 프리미엄 상승에 한 몫한다. 금융시장 한 관계자는 "한국은 필리핀이나 태국보다 단기 외채비율이 높다"며 "영국 등도 단기 외채비율은 높지만 자국통화를 언제든 달러로 바꾸기 쉽다는 것이 우리와 다른 점"이라고 설명했다. 즉 외화차입 면에서의 높은 대외의존도가 CDS에 반영됐다는 얘기다.
결국 높은 CDS프리미엄은 한국 사정을 고스란히 담은 평가결과일 뿐이다. 비슷한 신용등급을 가진 나라들보다 평가절하된 것이 아니다.
김윤경 국제금융센터 연구원은 "변동성이 커 부도위험을 100% 반영할 수는 없지만, 투자할 때 CDS를 많이 참조하는 것으로 안다"며 "지표로서 무시할 수 없다"고 말했다.
5년물 한국 CDS는 세계에서 15번째로 거래가 많다. 특히 한국 관련 채권에 투자하는 투자자들은 CDS를 중요하게 보고 있다. CDS를 이용한 헤지가 손익에 상쇄 효과를 가져오기 때문에 유용하게 볼 수 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국제금융시장 한 관계자는 "해외 투자를 하려면 CDS 없이는 아무것도 못한다"며 "CDS를 믿을 수 있느냐 없느냐를 논하기 전에 신용위험을 없애는 등 시스템 재정비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한다. '믿을 수 없다'고 외쳐봐야 달라지는 건 아무것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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