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銀, KT와 수의계약..'매각가격'보다 '제휴사업'? 경쟁후보 있는데 비딩 포기...KT, 비씨카드 경영권 확보는 힘들 듯
이 기사는 2010년 06월 17일 16:1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 수개월동안 비씨카드 인수를 추진해오던 KT가 신한카드에 이어 우리은행과도 양해각서(MOU)를 체결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비씨카드 최대주주 자리에 오를 기회를 얻었다.
KT는 금명간 신한카드와 우리은행이 보유한 지분매입에 나설 예정이지만, 보고펀드의 지분을 인수하지 않는 한 50%+1주를 확보하기는 불가능해 독자적인 경영권 행사는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공적자금을 받은 우리은행이 경쟁을 통한 매각이 아닌 수의계약을 추진하는데 따른 논란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KT, 우리銀 보유 지분 얼마나 확보할까
일단 시장의 관심은 KT가 우리은행이 보유한 비씨카드 지분을 얼마나 확보하느냐에 쏠리고 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빠르면 다음주 MOU를 체결할 수도 있다"며 "구체적인 조건에 대해선 아직 협의중이다"고 말했다.
업계에선 우리은행이 보유한 비씨카드 지분(27.65%) 가운데 10~20%가량을 매각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우리은행이 비씨카드 가맹 라인에 거의 100% 의존하고 있는 데다 향후 협상력 차원에서도 일정 지분은 보유할 필요가 있어서다.
KT는 신한카드 보유 지분(14.85%)에 대한 인수 작업도 함께 병행할 것으로 보인다.
KT가 신한카드와 우리은행 보유 지분 인수를 전제조건으로 MOU를 맺었기 때문에 (신한카드)실사를 마치고도 본계약 체결이 계속 지연됐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우리은행이 비씨카드 지분을 KT에 넘기는 것이 기정사실화 된 만큼 신한카드 지분 역시 조만간 매각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럴 경우 KT는 현 최대주주인 보고펀드의 지분(코리아글로벌 펀드 지분 포함, 30.68%)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우리은행과 신한카드 지분에다 국민은행(4.95%), 부산은행(4.03%) 지분을 확보할 경우 지분율이 최대 35%까지 늘어난다.
다만 최대주주로 등극하더라도 50%이상의 지분을 확보한 것이 아닌 만큼 독자적인 경영권 행사에는 제약이 따를 수밖에 없어 보인다. 실제 우리은행 역시 KT와 MOU 체결조건에 경영권 확보를 전제조건으로 넣을지 여부를 협의중에 있다.
우리銀, 입장 변화 왜?
이종휘 우리은행장은 그동안 비씨카드 지분매각에 부정적인 입장을 견지해왔다. 독자적인 카드사가 없는 상황에서 비씨카드 의존도를 감안할 때 뚜렷한 매각 명분이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석채 KT 회장의 집요한 '러브콜'과 실무진들의 계속된 물밑작업의 결과 신한카드에 이어 우리은행까지 협상파트너로 맞이하게 됐다. 우리은행은 일부 지분 매각을 통해 단순히 매각 자금 확보뿐 아니라 KT와의 비즈니스 확대라는 긍정적 요인을 고려했다는 분석이다.
실제 우리은행은 KT가 국민, 신한카드, 부산은행 지분을 포함해 20% 이상을 확보할 경우 비씨카드에 대한 공동 경영안을 내부적으로 검토하기도 했다. 하지만 다른 회원은행들이 반발해서 탈퇴할 경우 공동 경영의 의미가 없어지는 만큼 진행하기 어려웠다는 후문이다.
최대 관심사인 인수가격에 대해서는 우리은행과 KT 양측 모두 함구하고 있다. 업계 안팎에선 매각 가격이 과거 보고펀드의 지분 인수가(주당 14만4000원)와 크게 차이가 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공적자금 받은 우리銀, 수의계약 이유는
이 때문에 우리은행이 굳이 KT와 수의계약을 한 배경에 논란이 일고 있다. 비씨카드 인수전에서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는 우리은행이 입찰 방식으로 매각에 나선다면 아무래도 높은 매각 가격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KT에 앞서 보고펀드는 이미 우리은행에 보유 지분에 인수 제안을 한 바 있다.
일각에서는 우리은행이 KT와 단독으로 MOU를 체결함으로써 향후 전략적 제휴 관계를 강화하려는 노림수가 아니겠느냐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즉 유무선 통신망 서비스 등과 같은 +α 요인을 보장받았다는 것.
하지만 신한카드도 이미 요구한 사항을 KT가 우리은행에게만 몰아주기는 힘들기 때문에 공적자금 회수 극대화를 통한 주주가치 제고 측면에서 수의계약이 더 유리하다는 근거도 불확실하다.
결과적으로 공적자금을 받은 우리은행은 공적자금 회수 극대화라는 대전제를 외면했다는 지적을 피하기 힘들게 됐다.
보고펀드, 지분 경쟁 나설까
KT의 우리은행 보유 지분 인수가 가시화되자 시장에서는 현 최대주주인 보고펀드(30.68%)의 행보에 주목하고 있다.
보고펀드는 지난해 하나은행과 SC제일은행 보유 지분 인수 이후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그 동안 우리은행, 신한카드 등과 계속 접촉을 시도했지만 지분인수에도 실패했다. 보고펀드가 바이아웃이 주목적인 사모펀드(PEF)라는 점이 회원은행들의 호감을 사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지분을 인수한 지 1년도 안된 만큼 다시 매각하는 것도 시기상 너무 이를 수 있다.
보고펀드 관계자는 “비씨카드에 대해선 추가 지분 매입을 계속 해 나가겠다는 입장”이라며 “KT에 대해선 당분간 지켜보는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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